·7년 전
아무것도 하기 싫다
초중고 12년 내내 열심히 성실히 노력했는데
내 노력은 거기서 끝났어야 한다고 생각해
어느 순간 지쳐버렸나봐.
과제를 내지 않아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고
수업을 맨앞자리에서 열심히 듣지 않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
동시에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
그 다음은 더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었고,
이젠 노력하고 싶어도 열심히가 되질 않아 무기력해.
집중력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고, 수업시간에 조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선생님들 칭찬은 다 들으며 자란 모범생.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산만하고 항상 졸리고, 머리쓰는 것보다 멍때리고 단순반복작업 하는게 좋아.
졸업까지 2년이나 더 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해. 아, 대학 분위기가 싫은건 아냐 어느 한사람 못된심보 가진이 없는 정말 좋은 사람들만 가득한 과거든.
그냥 더이상 열심히 사는게 싫은거지.
저번학기에 과탑을 했어. 매번 국장에 성적장학금까지 전액장학금.
그런데 바로 다음학기엔 국가장학금 제한학점도 못넘었더라.
그럴만 해. 정말 의욕이 없었거든.
결국 휴학했고, 휴학이 끝나가는데 아직도 저 상태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어. 여행을 다녀오고 친구를 만나고 뭔 짓을 해도 회복이 되질 않아. 무언가 기분전환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무엇도 그놈의 기분전환이 되어주질 않아.
사람들은 "넌 잠시 지쳐서 그러는 거야. 조금 있으면 괜찮아 질 거야. 원래 넌 성실한 애니까."라는 위로만 반복하는데, 글쎄. 지금을 봐 전혀 나아지지 않았어. 오히려 심해졌다면 모를까.
항상 머리가 개운하지 않고 지끈거려.
시간이 지나는 걸로는 안되는 걸까? 소진된게 아니라 망가진 걸까?
솔직히 자퇴하고 지금 하는 편의점알바나 카페알바나 하면서 평생 생각없이 살고 싶은데..
부모님을 설득할 생각을 하니 그런 생각을 하는것조차 의욕이 없어서, 그냥 친구며 가족이며 연락끊고
아무도 아는사람이 없는 곳에서 생각할일 없이 살고싶어.
더이상 노력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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