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조금 긴 글이 될 것 같지만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어 올려요.
최근 남편이랑 엄청 심하게 싸웠어요.
연애4년 결혼1년 통틀어 가장 크게요.
저희 시어머니, 시집살이 안***고 정말 좋은 분이세요.
다만 경상도 분이시고 말이 조금 거치신 편이라 저한테는 상처가 될 때도 많은데요. 원래 그런 분이신 걸 알아서 괜찮았지만 저번 명절 때 너무 당황스러운 말씀을 하셨어요.
제가 엄마가 안계셔서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할머니 연세를 물어보셔서 여든이시다 했더니 "아이고야, 죽을 때 됬네"
하시더라구요. 당시에는 너무 놀라서 못들은 척 넘어갔는데 두고두고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다른 누군가에겐 그 이야기가 별 소리 아닐 수도 있겠지만 버려질 뻔 한 저희 남매 거둬주신게 할머니라 조금 예민하거든요.
남편도 한 자리에 있었지만 저 얘긴 못들었다고 해요.
하여튼 얼마전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남편한테 저 얘기를 꺼냈어요. 너무 속상했다고... 어떻게 해달란 소리가 아니라 그냥 서운했다, 들어달라 이런 의미였는데... 물론 다 지난 얘기를 꺼낸 제가 잘못이였죠. 남편은 엄마가 잘못했네. 근데 우리 엄마 원래 그렇잖아. 니가 이해해 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 소리에 또 화가 나서 상처받은 건 난데 왜 내가 이해해야하냐 따지고..
결국 남편은 화가 나서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따졌어요.
그런데 시어머니가 저를 바꾸라하시면서 저보고 틀린 말 했냐며, 뭐 그런 걸로 시엄마한테 따지고 남편한테 이르냐고 오히려 화를 내시더라구요. 그냥 연락도 말고 명절에도 내려오지 말라고...
통화가 끝나고 저는 서러워서 울고있는데 남편이 소리지르는거예요.
이게 니가 바라던 바냐, 이렇게 되서 좋냐, 다 너때문이다.
앞으로 시댁이랑 연락할 필요없고 내려가지도 않을거다.
대신 너도 친정가지 마라. 나는 엄마 못보는데 너만 보는거 못보겠다.
혼자 열내다가 결국은 같이 죽자. 집 근처 호수가서 빠져죽자 뭐 그런 소리까지 나오고... 남편이 원래 분노조절장애? 비슷하게 화가 나면 주체를 못해요. 책상이나 서랍을 주먹으로 치기도 하고 그래서 피본 적도 있구요. (저 말고 남편)
그때도 속으론 그게 왜 나때문인가 억울하면서도 진짜 이러다 죽겠다 싶어 내가 잘못했다. 다 나때문이다. 그러고 달랬어요.
그러면서 내가 어머님께 용서 구할테니 걱정말라고요.
근데 전화하지 말라네요. 그럼 너나 나나 꼴 우스워진다고. 시집살이만 더 심해질거라고. 너가 자초한 일이라고요.
저는 상관없다고 했는데 본인이 싫다고 하지말래요.
계속 저때문이라고만 하고... 이게 정말 저때문인가요.
남편한테 이런 얘기 꺼내지말았어야 했을까요.
지금도 몰래 어머님한테 전화를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더 큰 문제는 5월달이 저희 할머니 팔순잔치예요.
근데 거기도 안가겠다. 돈도 안보태겠다...
중간에서 미치겠어요. 할머니때문만은 아니구
시댁이랑 이렇게 트러블 생기는 거 자체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
저는 당연히 어머님이 좋게 그런 의도가 아니였다. 그래도 속상했다면 미안하다 하실 줄 알았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평소에도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긴 했는데 이번 일 이후로 우울의 끝을 달리는 중이네요.
글이 너무 길어서 다 읽으신 분도 없을 것 같지만..ㅎ
그래도 줄줄이 쓰고 나니 속이 조금 후련해진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답은 없지만요. 누군가 다 읽으셨다면 정말 제게 잘못이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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