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요즘 자퇴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어요.
초,중학교때는 어렴풋이 알았지만 잘 몰랐던게 고등학교에는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네요. 인문계 고등학교는 정말 대학 진학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학생들이 시험에서 몇 점을 받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등급만 잘 나눠지게 출제하면 된다. 타당한 얘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저는 너무 충격이었어요. 왜냐하면, 고등학교는 교육기관이잖아요. 학교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 인생에 필요한 가치, 혹은 역사나 사회와 같은 꼭 알아야 할 지식들을 배우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학교의 모습은 교육기관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 같아요.
우선 선생님들의 수업이 너무 이상해요. 학생들이 교과서를 읽고 프린트 빈칸을 채우는게 수업의 전부인 선생님도 계시고, 자습서의 해설을 읽어주듯 수업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이들이 이해 했는지 아닌지는 관계없이 허공을 쳐다보며 하고싶은 말만 하시는 분이 계세요. 수업을 듣다보면 나에게 이 선생님들이 필요한건지 자습서가 필요한건지 고민하게 돼요. 자습서의 해설들을 소리 내 읽어주는 사람들이 교사인 것 같아요. 교사가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 이해가 가요. 선생님들은 공부하고 계신 것 같지 않아보여요. 짜여진 교육과정을 받아서 그게 원하는대로 읊어주기만 하세요. 전혀 존경스럽지 않고, 배우고 싶지 않아요.
둘째로 위에 말했던 학교 시험이에요. 학교 공부와 학교 시험은 어느새 배운다, 배운 것을 평가한다 라는 목적은 사라지고 더 높은 등급을 맞아야하고 등급이 나눠져야한다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주도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이 뭘 배우고싶은지, 왜 배워야할지에 대한 성찰 없이, ***는 일만 하고 있어요. 아주 무기력하고 아주 잘 못 된 것 같아요.
학교를 대학에 가기 위해 다닌다면, 차라리 대학 입시 전형에 맞춰 높은 질의 교육을 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요. 안타깝게도 매번 바뀌는 교육과정이나 입시제도에 빠르게 적응하는 건 사교육 시장, 입시학원이고 이런 학원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의 아이들이 주로 좋은 대학에 가 명예를 얻는 것 같아요.
이런 이유로 학교에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본 뒤 재수학원에 들어가서 3년동안(저는 고1 학생입니다) 수능 공부에 전념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불만을 느낀 교육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해 공부하고, 교사나 교육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교육 현실을 바꾸고 싶어요.
그런데 걱정되는 것은 자퇴한 뒤의 사회적인 인식과 정시에 관한 것이에요. 만약 교사가 되*** 임용고시 시험을 보는데 자퇴생이라는 이유로 공교육도 안받은사람이 무슨 교육을 하냐고 하면 어쩌죠? 또 정시보다 수시의 폭이 더 넓은 요즘, 정시로 좋은 대학에 가기 힘들면 어쩌죠?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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