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요즘 시험기간이라 부모님과 거의 매일같이 말다툼을 해요.
작년에 자유학기제탓인지 영 공부가 안되고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더라고요.
학원도 안다니고 혼자 자기주도 학습하는거고 자랑은 아니지만 천성적으로 머리가 좋다고들 그래서 초등학생때는 전교 1등이라 할만큼 잘했는데
중학교 올라와서부터 확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선행아니면 안되고 학원을 안다니니까 확실히 남들보다 습득력이 느리더라고요. 더군다나 수학은 특히 더 그렇고요.
그래도 다른과목은 수학빼고 전과목 우수한편, 나쁜편은 아닌데 수학이 바닥을 쳐서 평균 10점이상 깎아먹고 등수도 70등대였어요.
저는 정말 거기에 대해 불만이 없었습니다. 내가 한 결과고 어차피 1학년성적은 내신에 포함안되고 1학년때는 정말 놀자는 마음가짐이었어요.
근데 부모님은 그게 아닌가봐요. 1학년 진단평가때 전교 8등을 했었는데 그거를 계속 운운하시면서 8등으로 들어가놓고 시험 성적은 왜 이모양이냐는 말을 정말 입에 달고 살아요.
저는 나름 제 수준에 만족하는 편이었는데 그런말 들으니까 정말 너무 자존심 상하더라고요. 초등학교 수준이랑 중학교 수준을 같게본다는것부터 이해가 되질않고 남들은 다 학원다니는데 저는 학원이라는 것 자체를 다니는걸 꺼려하고 쓸데없이 몇십만원이나 부모님한테 부담드리는것 같아서 안다닐려고 해요.
근데 저한테 그런 말 하니까 너무 환멸나서 미칠지경입니다. 진짜 너는 열심히 하면 전교 1등도 할수 있다 그러는데 제 수준은 제가 알고 제 실력은 제가 아는데 전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는게 전교1등인데 그런식으로 맨날 수도없이 말하는데 미치겠습니다.
가뜩이나 최근에 꿈을 놔버려서 절망스러운데, 그것때문에 슬럼프가 심하게 왔어요. 근데 또 시험 13일 남은 와중에 매일같이 그러니까 정말 너무 화도나고 혼자 이불 쥐어뜯으면서 심하게 울고 그러다보니 시험공부는 일주일째 미루는 중이고요.
해야되는걸 아는데 그런말 들으니까 괜히 오기도 생기고 해서 걍 다 망해라 하는 심정으로 안하는중인데 솔직히 대한민국에 사는 중2라면 걱정되는게 당연한 일이잖아요.
가고싶은 고등학교가 하필 또 특목고인지라 거기에 가서 무엇을 하고 어떤 대학에 무슨과를 가서 이런 사람이 되겠다 하고 받을성적이랑 등수, 내신 그런거 까지 다 짜놨는데 그 직업, 꿈을 나중에 알고 때려치웠어요.
꿈이 없다는게 하고싶은게 없다는게 이런기분이구나 를 정말 몸소 느끼게 되더라고요. 살면서 꿈은 맨날 바뀌었어도 꿈이 없었던 적은 없었는데 그게 정말 큰 타격이더라고요.
시험은 2주채 안남았는데 내가 뭘해야될지도 모르겠고 무슨 고등학교를 가야될지도 막막합니다.
제가 의지박약때문에 공부를 못하는것도 알지만 그냥 부모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짜증나서 아무것도 못하게겠어요. 왜 이나라에 태어났나 싶기도 하고. 교육방식이 바뀌길 기대했는데 이젠 기대도 안돼요.
고등학교 가서 3년 내내 10시간 이상씩 공부하고 아침일찍, 밤늦게 버스타고 집이랑 학교랑 왕복하고 지낼 생각하니 정말 막막합니다. 사는곳이 지방이라 죽어도 인문계는 안가려고 그랬는데 어쩔수없는 미래인가봐요.
진짜 생각없는 말이지만 고등학교 다니다가 진짜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도 정말 고통없이 죽는 방법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했을거에요.
이젠 꿈도 없고 희망도 없습니다. 그냥 학생으로 태어났다는것 자체가 너무 원망스럽고 성적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서 칭찬 한번 받으려고, 성공하려고 아등바등 해야하는것도 너무 막막해요. 당장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대한민국 학생으로 산다는게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이번주만 지나면 시험 일주일 남았는데 그냥 이번시험 망치고 그다음부터 ***듯이 할까 생각도 들어요.
그냥 이번시험 망했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털어놓을곳이 너무 필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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