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저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요. 가정환경이 좋은 편도 아니에요.
저는 학업만으로도 벅차서 다른 건 신경쓰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욕심 부려서 학교 기숙사까지 들어왔어요.
가족들 마찰 생길 때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적으로나 여러모로 너무 힘들어서.
엄마 아빠가 이혼한 건 창피하지 않아요. 어디가서 감추는 사실은 아닌데도 자꾸만 위축 돼요.
교무실에 불려갈 때마다 이번에 어떤 거 미납됐다더라. 오히려 이런 얘기 들을 때 더 창피해요. 우리집 가난하다고 동네방네 자랑하는 기분이에요.
담임 선생님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지만 괜히 조심스럽게 얘기 꺼내시고 걱정해주시는 게 감사할 일인데 기분이 나빠요.
그래서 화라도 내야겠다는 생각에 아빠한테 전화를 거는데, 막상 그 한없이 늘어지는 지친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또 싫은 소리를 못하겠는 거에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요. 아빠 힘든 거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그거 납부 일자 하나 지켜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부탁인가 하는 생각부터 드는데 스스로가 못돼보이기까지 하더라구요.
어떻게 해야 좋은 걸까요. 머리가 너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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