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너무 답답한 마음에 넋두리하러 왔습니다
내용이 조금 길어요...
어떤 해결책을 여기서 찾으려는건 아니지만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금 남편과 저는 결혼 3개월차입니다
작년에 친구 소개로 만나게 되었고 처음에는 서로 대화도 잘 통하고 비슷한 부분이 많아 호감을 갖게되어 사귀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자라온 환경을 보면 평범한 가정 속에서 어긋나지 않고 잘 자랐고 둘 다 취업도 좋은 곳에 하였습니다
늘 순탄하게만 살았고 둘 다 어떤 역경을 거쳐본적이 없기에 좋게 말하면 자신감이고.. 자존감 자체도 센거 같아요.
다른 점이 있다면 시댁에서는 남편에게 화 한번 내시지않고 늘 칭찬 속에서 큰거 같구요
저같은 경우는 부모님께서 제가 뭔가를 잘못했을 경우 혼도 많이 내셨고 뭐든 잘 해야하는걸 좀 당연시 받아들이는 환경에서 자랐던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남편은 자신의 감정 표현에 거침이 없습니다. 좋은건 좋다 싫은건 싫다 주변 눈치***않고 화가 났을때도 바로 드러내는 편이구요. 화가 나면 시부모님께도 소리지르며 화를 내기도하는데 시부모님께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아무 말씀 하지않고 다 받아주십니다
저같은 경우는 주변 눈치도 살피고 혼자 생각을 많이 하고 행동하는 편이에요.
제 남편.. 평상 시에 굉장히 잘합니다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감정표현도 잘해주고 제가 현재 임신중인데 자기 전에 뱃속의 아가한테도 매일 다정하게 말 걸어주는 가정적인 남자에요. 원래 친구들 좋아하고 술자리도 좋아하던 사람인데 결혼 후에는 거의 가지 않구요. 제가 임신 중이니 둘 다 일찍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 같이 저녁먹고 대화하며 시간보내곤 합니다.
늘 문제가 있는건.. 뭔가 기분이 나빠서 싸울때는 정말 부부가 맞나 싶을만큼 서로 말도 막 하고 감정 소모가 너무너무 큽니다
전 제가 서운한게 있을 경우 바로 얘기하기보단 먼저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걸 말했을때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한번은 넘어갈 문제인지, 어떤 식으로 전달했을때 상대가 납득할지..
뭔가 제가 서운한 상황이 오면 겉으로 티가 나는데도 바로 말 안하는게 제 남편은 답답하다고 하지만 생각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말을 꺼내면 제가 말하면서도 왜 서운한지에 대한 전달이 잘 안되고 있단 느낌이 들어서요
그러고 좀 시간이 지나서 그 부분을 얘기하면 남편은 자기 생각을 얘기하며 자기 상황에선 왜 그랬는지 설명하고 제가 서운해하는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하며 풀어주구요
문제는.. 그 반대 상황일 경우 입니다. 제 남편은 뭔가 화가 나는 상황이 있을 경우 바로바로 짜증내고 인상을 쓰며 화내면서 얘기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게 저렇게까지 화내면서 말할 일인지 납득이 안되고 불쑥 그렇게 먼저 화를 내면서 말하면 설사 제가 잘못한거라 해도 그 말투에서부터 저도 화가나서 같이 치고받고 싸우게되요. 솔직히 싸우는 이유는 다 사소한데서 오잖아요 바람피거나 거짓말하거나 이런게 아닌 이상...
대화 중에 제 말투가 본인이 듣기에 기분이 나빴다.. 또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을때 원하는 대답이 안나왔거나.. 제 말투가 기분 나쁘지 않았어도 뭔가 본인이 듣기 싫은 말을 제가 했을 때 버럭 화를 냅니다
최근에 싸웠던 한 예를 들면..
남편 차에 탔는데 보조석 의자가 뒤로 좀 많이 재껴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 누가 탔었냐고 의자가 왜케 뒤로 재껴져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어떤 말투로 말했는지 잘 기억 안나요 짜증낸것도 아니었고 그냥 그때 느꼈던 기분 상태로 말 했을테고.. 저 스스로는 그렇게 기분 나쁜 말투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거기서 기분 나빠하더라구요
왜 그렇게 의심하는 투로 말하냐고 자기가 일하다보면 차에 같이 탈 사람들이 많은데 일일이 너한테 그걸 다 말해야되냐고
저도 듣다가 ‘내가 그것도 못물어봐? 입장 바꿔 생각해봐 오빤 안궁금한지.. 난 그냥 물어본거야!’ 라고 말하면
‘그냥 물어봐?? 넌 지금 내가 기분나빠서 말하면 진지하게 듣고 풀어주는게 아니고 말을 그딴식으로 뱉냐’면서 더 화를 내며 욕도 같이 합니다. 화내는 정도가 갈수록 더 심해지는거 같아요
본인을 기분 나쁘게한 원인 제공자가 저이고 적어도 자기가 그걸로 기분 나빠하면 그걸 풀어주려고 해야하는데 ‘그게 그렇게 화낼일이야?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라고 말하는 제 행동에 더 기분이 나빠진거에요
‘난 그런 의도로 물어봤던게 아니다.. 기분 나빴으면 미안하다.’ 이 말을 먼저 원하는건데 그 상황에선 남편이 확 기분 나쁘게 먼저 말을하니 저도 그런 말이 안나오고 같이 짜증을 내는거죠
정말 늘 싸우는게 이런식이에요
본인이 어떤 이유로든 저땜에 기분이 나쁘면 오해면 오해다 아님 난 그때 이래서 그랬다 하면서 풀어야 하는데 제가 그렇게 안해줘서 대화가 안통한다며..
한번은 연애할때 당시 통화를 하다가 또 비슷한 이유로 싸웠어요
제가 기분 나쁜 말투로 얘기했다고 하는데 전 전혀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분명 그랬다고 하면서 우기지말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마침 그때 남편이 저랑 통화하는건 다 자동녹음으로 설정했었는데 그게 생각나서 같이 들어봤었어요
근데 본인이 들어도 제가 그 당시 기분 나쁜 말투로 얘기하지 않았던게 맞으니 뒤늦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제가 그 상황에서 그런 말을 했던게 뭔가 맘에 안들었다보니 그런 말투로 받아들였던거같다 하면서 미안하다 하더라구요
이건 증거가 있었으니 다행이지 아니었음 또 제가 기분 나쁘게 말한 원인제공자가 됐었을테니 온갖 막말을 다 듣고나서 제가 사과해야되는 상황이었겠죠
어쨌든.. 남편은 제가 자기땜에 기분 나빠하는게 있으면 풀어주고 미안하다고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건데 넌 왜 안그러냐 하면서 남편은 남편대로 답답해하고
저는 기분 나쁜게 있으면 적어도 이러저러해서 기분이 나쁘다 하면서 듣는 사람이 기분 안나쁘게 처음부터 얘기하면 나도 내가 좀 잘못한거 같다고 생각하면 미안하단말이 나올텐데 우선 화부터내면서 말하니 내 기분도 다 상하게 하고선 자기 기분 나쁘게한 원인제공자는 너니 사과해라 라고 하면 나도 그땐 더 사과하기 싫다.. 그리고 더군다나 그 이유 자체가 난 그런 의도가 아닌데 본인이 단지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단 이유로 내가 사과해야하는것도 사실 납득 안되는 이유 중 하나구요
늘 싸우면 여기서 합의점을 못찾아서 다투네요..
둘이 사이 좋을땐 정말 좋아요
남편 말대로 남편이 기분 안좋아해있으면 더 상황 심각해지기 전에 제가 먼저 다가가서 잘 대화하면 크게 서로 감정 상할일까지 안가는것도 알아요
근데 그 상황이 닥치면 저도 그게 잘 안되네요 언제 어떤 내 말투와 행동으로 기분 나빠서 또 화낼지 모른단 생각에 점점 더 대화도 하기 싫고 서로 안싸울 정도로 적당히만 해야겠다 오히려 이런쪽으로 생각이 들구요.. 그렇게 감정 소모 다 해서 싸우다보면 결국 상처만 너무 크게 남고.. 남편은 제가 사과하고나면 그 뒤부턴 다시 원래처럼 다정한 남편이 되는데 전 사실 그러고나서 다시 확 풀리지 않구요
싸울때 남편이 막말을 너무 많이하는거 본인도 알아요 자기 원래 그렇다면서.. 근데 저도 말하다 격해져서 막말을 하면 본인을 감히 무시한다면서 화내고 소리지르고 더 막말을 하네요 자기 성격을 아직도 모르냐면서..
결혼하고 같이 살면 누구나 싸우고 풀고를 반복한다지만 벌써부터 이런 감정 소모가 크다보니 많이 지치기도하고
친구들은 어쨌든 둘 다 자존심 쎄서 생기는 문제니 저보고 적당히 맞추라고.. 그래도 평소엔 잘 하지 않냐고... 그런 문제 하나 없는 부부가 어딨냐고 하는데.. 뭔가 머리로는 아는데 행동이 안되는 상황이라 저도 답답하고
휴 어제도 비슷한 문제로 싸우고 잠 한숨 못자서 아침부터 넋두리하네요 ㅎㅎ
어떻게하면 좀 더 저희 사이가 개선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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