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서울의 한 외고에 입학하게 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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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yangang27
·7년 전
안녕하세요.. 올해 서울의 한 외고에 입학하게 된 여고생입니다. 강남이나 목동 출신이 아니고 그저 서울 변두리에서 묵묵하게 입시를 치르고 운좋게 붙었던 학생이에요. 초등학생때까지 시골에서 살다가 중학교를 대안학교 갈뻔했다가 결국 서울에 올라와서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에 시작했던 공부였는데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잘하는 아이들 많고 성적도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정말 열심히 살고는 있어요. 하지만 슬슬 체력의 한계가 오는게 느껴져요. 평소에는 새벽 1시반까지 자습하고 6시반에 일어나서 학교를 가고, 시험기간이라 지금은 3시까지 공부를 하는데요. 어떻게든 버티고있지만 이대로 3년을 버티고나면 저에게 도대체 뭐가 남는건지 모르겠어요. 3년만 버티라고 하지만 저는 이 3년도 제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공부를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힘든시기를 버티면서 의미를 가지길 바랬는데 가족얼굴은 ***도 못하고 친구들도 결국 경쟁상대 이상의 관계가 되기 힘들더라고요.. 저는 부잣집도 아니고 학력같은건 중요하지 않은데.. 제가 외고를 온건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던건데 오히려 일반고보다 훨씬 구시대적이고 보수적인 학교분위기에 적응이 되지도않습니다. 전학도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주변 시선이나 성적 처리 등으로 저만 더 상처받고 힘들어질까봐 포기했어요.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도, 가족도, 친구도 포기해야한다는게 어째서 당연한건지 저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않습니다. 어른들은 제가 그저 투정부리는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학교에서 1달동안 단 한번도 5시간 이상 자본적이없어요.. 전학도, 자퇴도 안된다는 강박에 결국 극단적인 생각도 매일 드는 요즘입니다. 섣부른 충고는 하지않으셨으면 해요. 이미 너무 많은 주변 어른들이 충고를 가장한 상처주는말을 해서... 그냥 힘들었겠다, 외로웠겠다 위로해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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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mptis
· 7년 전
지금이 정말 힘든시기기는 하죠.. 많이 힘들고 외로우실거같아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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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ang27 (글쓴이)
· 7년 전
@champtis 감사합니다...ㅎㅎ 시험기간이라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렸어요. 긴 글 읽고 댓글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안녕히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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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este
· 7년 전
제가 아는 대부분의 외고 애들은 어디 대학을 졸업해서 어느 회사 어느 부서에 취업 하겠다고 인생 스케줄 짜놓고 들어간 애들이 많은데..모르고 가셨나보네...걔네들은 포폴에 넣을 대외활동도 전략적으로 하니까 님도 껴달라 해서 같이 해요 포폴도 채우고 친구도 사귀고 일석이조~ 그런거 하다보면 친해지니까ㅎ 아님 님이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를 찾아보던가요. 없진않을걸요~ 자기 자신한테 조금 여유를 줘봐요~ 사람사는데 다 거기서 거기라..소울메이트 찾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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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life
· 7년 전
많이 힘드시겠어요. 하루하루가 정말 곤욕일 같아요. 저도 똑 같진 않지만 비슷한 경험이있어요. 좋은 학교, 오래된 학교 일수록 더 학생.선생.학부모 할거 없이 보수적이고. 서로를 경쟁상대로만 보는 것같아요.. 제 고등학교에는 명품만 입는 친구들, 명품백 색깔별로 있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어요. 기숙사 생활 하다보니 더더욱 패션이며 소품에서 계층 차이가 보이고, 심지어 옷입는 거로 애들 뒷땅까고, 대화는 껴주지도 안았어요. 저도 한동안 굉장히 힘들었고 그들을 이길 수 있는 거는 수학과목 밖에 없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루하루가 서럽고 지처만 가는 시간을 오래 보냈어요. 그래서 공부나 열심히하라는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예요. 조금만 더 들어주세요. 제가 그나마 고딩시절을 버틸 수 있던거는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를 만나서예요. 그래도 그중에 님이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가 있을거예요. 그런 동지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고딩때 돌아보면 내가 왜그렇게 열심히 했나. 왜그렇게까지 살았나 싶은데. 그래도 공부한거는 어디 안가더라고요. 좋은대학, 좋은 기회를 얻게해줬어요. 하지만 그 경쟁심 많은 사람들? 그사람들 안 변해요. 정말 진짜. 나보다 더 나은 직장을 다니거나 더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는데도 콧대는 항상 높아요. 고딩때 생각하면 악몽 같지만 고등학교 졸업하면 연락 안할 애들이 대다수고 나랑 상관없는 사람들이예요. 앞으로 몇년 밖에 안볼 그런 애들이랑 어울린다고, 경쟁한다고 너무 많은 에너지 소모 할거 없어요. 너무 주저리주저리 썼네요. 그래도 하나만 더 얘기 할께요. 건강,체력 진짜 중요해요. 그러다 아프기라도 하면 정말 서럽고 다 때려치고 싶고 부모님 품으로 가고 싶어요. 건강이 나빠지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유였던 그 수업들도 못따라가고 아무것도 아닌게 되버리더라고요. 비타민챙겨 먹고, 스트레스 풀수 있는 나만의 소소한 시간도 만들고 하면 좋을 것같아요. 하루빨리 대학생이 되면 좋겠네요. 멋지고 당당한 캠퍼스 여신이 될것같아요. 기대 됩니다. ps.정 힘들면 안 버텨도 되요. 때려쳐도 괜찮아요. 님 정도면 어디가서 딸릴사람 아니예요.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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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ang27 (글쓴이)
· 7년 전
@soleste 물론 저도 나름의 꿈이 있고 동아리나 자율활동을 이어가고있어요ㅎㅎ 하지만 몸이 힘드니까 점점 포기하고싶어지고 쉬운길을 찾고싶어지는것 같아요... 지금 함께 지내는 친구들도 결코 나쁜 친구들이 아니지만 조금 더 솔직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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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ang27 (글쓴이)
· 7년 전
@circlelife 헉..! 세상에 이렇게 세심하게 글을 써주실줄은...ㅜㅜ 정말 하나하나 공감되는것같아요.. 저도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있지만 과가 달라서 밥먹을때에나 간신히 보는지라 서로 크게 의지하기 힘들어요. 사실 전 성적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적은편이지만 주변 친구들이 출신 중학교, 출신지역, 학원 반같은걸로 파를 만들다보니 끼기 힘든건 사실이에요.. 나름 중학생때 선행 많이하고 방학때 특히 죽어라 공부해서 왔지만 외국에서 왔거나 강남권에서 공부한 친구들은 정말 못따라가겠더라고요ㅋㅋㅋ..그래도 계속 남아서라도 자습하고 열심히 노력하고있으니 응원해주세요! 마카님이 더 노력해서 꿋꿋하게 결실을 보셨다는게 더 대단하게 느껴지고 존경스러웠어요. 이렇게나 길고 친절하게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저도 잘 버텨서 좋은 어른이 될수있도록 노력할게요. 행복하고 화창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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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ent
· 7년 전
오구오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