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행복했던 건 유치원때 같아요. 나는 여전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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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제일 행복했던 건 유치원때 같아요. 나는 여전히 수줍음과 낯가림은 있었지만 지금보다 더 밝고 사람을 잘 믿고 먼저 타인에게 손내밀줄 아는 아이였어요. 반에서 안 친한 친구가 없었어요. 어려운 친구는 도맡아 도와줬어요. 나와 덜 친했던 친구는 집에가서 저와 더 친해지고싶다고 울었대요. 그 아이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그러다 몇년 후, 이사를 갔어요. 차로 네시간 반은 더 걸리는 타지로. 갑작스레 전학가니 내곁엔 온통 낯선것들 뿐이었어요. 새로운곳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깨지는것은 순식간이었어요. 몹시도 생소한 사투리를 쓰는 친구들은 저들과 다른 나를 낯설어했어요. 먼저 호의를 베풀자 이상하게보았어요. 나는 그때 사람이 처음으로 낯설고 무서웠어요. 세상은 더이상 따뜻하지않았고 그들은 내 의도와 다르게 나를 판단했어요. 사람을 잘믿지않게되었어요. 친구는 혼자밥먹기 싫으니까 내곁에 두는 존재가 되었죠. 같이 웃고 떠들어도 내 마음 깊숙히는 들일수 없었어요. 나는 대학을 또 먼곳으로 갔어요. 취업도 다른곳으로 했고요.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도 함께 붙어있지 못하니 멀어졌어요. 대학도 졸업하니 연락이 뜸해지더군요. 그 옛날 전학 이후, 원체 친구들을 소수로 사귀었던지라 연락할 사람도 많이 없네요. 직장 동료들은 또래들이 없고, 있더라도 다른 장소에서 근무해 만나기가 힘들더군요. 같은 공간을 쓰는사람들과 일상을 함께 화기애애하게 보내도 직장동료. 딱 거기까지인것 같아요. 동료분들은 가정이 있으니까. 이전의 친구들처럼 퇴근 후 함께 모여 이야기할 시간도 별로없어요. 가족도 친구도 없는 곳에서 나혼자 섬처럼 부유해요. 회식이 괴로워요. 친한동료분이 없을때는 더더욱. 그곳에서 언제나 어째야할지 몸둘바 모르는 나는, 어느새 회식 탈출 상습범이 되었어요. 또 어디선가 탈탈 털리고있겠죠. 인사도없이 몰래 도망나왔으니.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었으면 좋겠어요. 피해안주려고 내 일 열심히 하며 살고있는데. 최대한 상냥히 응대하며 살아가고있는데.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조용히 소박하게 행복하게 살고싶은 마음뿐인데. 이젠 다른 욕심도 내지 않는데. 언제부터일까요. 사람이 이렇게 힘들어진게. 세상이 삶이 이렇게 외로워진게. 내가 떠다니는 섬이 된게.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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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emin2
7년 전
안녕하세요. 님의 성향을 보니 강박적, 개인적, 절제적이군요. 지금과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의 문을 열고 있지 않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 혼자 있고 싶어서 회식자리에서 뛰쳐나가기도 하구요. 근데 또 한편으로는 본인을 부유하는 섬으로 비유하면서까지 외로움을 느끼고 계시네요. 사람들과 부대끼는게 싫어서 자리를 피하지만 여기에도 저기에도 마음을 정착***지 못하자 그런 스스로가 외롭게 느껴지는 상태... 쉽지 않네요. 우선 마음에 맞는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싶다는게 님이 원하는 것 같은데요. 본인이 같이 있을 때 편안하고 마음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오랜시간 본인이 시간과 에너지를 들인 대상이 시간이 많이 흘러서 더 이상 편하지도, 마음이 잘 맞지도 않을뿐더러 본인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가 되어서도 그 관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서 믿고 의지하기 보다는 그게 익숙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본인에게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사람은 참 변하지 않는 존재라고 하지만 반대로 계속해서 변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친구라는 말이 있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아무리 나이를 먹고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라고 해도 내가 10년, 20년간 관계를 잘 가져왔던 친구보다도 더욱 지금의 나와 마음이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전학과 이사로 친구들을 사귀기 어려웠고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져 온 소중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사람들을 많이 찾고 만나면서 나와 맞는 사람을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직장에 또래가 없다면 동호회, 종교활동, 커뮤니티 활동... 얼마든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는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맺는 인연과 남은 인생을 의미있는 관계로 지내면 되는 것입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가만히 주어지지 않는 것이 인생입니다. 나는 그런거 못해... 원래 이랬어... 하는 것은 지금 님의 모습을 결정하는 데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난 깊이 있는 친구를 만들고 싶어.... 그럼 하시면 됩니다.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세요. 마인드카페는 님이 본인의 인생을 충만하게 만들기 위해 움직이시길 바랍니다. #낯선 #회사 #회식 #관계 #능동적 #주체적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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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v0608
· 7년 전
많이 힘드셨죠?ㅠ세상을 산다는게,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산다는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아요 인간관계는 제 개인적으로도 참 어렵더라구요. 어쩌면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인 거 같아요. 글을 읽어보니 상황이 상황인지라 사람들을 믿기 어려우셨을 거 같아 맘이 아파요ㅠ저도 고등학교 친구가 그렇게 많지 않아 어떤 맘인지 알거 같기도 하구요. 그래도 회사에서 화기애애하게 보낼 수 있는 직장동료가 있다는 건, 그만큼 회사에서 인간관계를 잘 하고 계시다는 거 아닐까요? 딱 거기까지라고 말씀하셨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해내고 계신거같아요! 회식이 괴로운건 정말 지극히 당연한 일이에요 친한 사람없는 어색하기만 한 자리에 어느 누가 즐거운 맘으로 참석할 수 있을까요? 그럴수 있어요. 그렇지만 매번 빠지는게 고민이 되셨다면 가끔가다 한번씩이라도 참석하는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 같아요:) 괜찮아요 인간관계가, 사람이 어려운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저도 지금도 늘 어려운 걸요ㅠㅠ 아직 외롭고 어려운 세상이지만 조금이나마 덜 외롭게 제가 이야기를 들어드려도 될까요?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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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luv0608 말씀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네요:) 그리고 저만 이렇게 인간관계가 어려운게 아니었구나 싶어서 위로도 되고요.. 지금의 모든 관계들은 참 너무 힘든것 같아요 지치기도 하구요.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던 옛날 생각이 나거나 오랜 친구가 자꾸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것 같아요. 관계에 지쳐서랄까요..? 유독 제가 예민한지 이상한건지 뭔가 너무 고민이었는데 댓글 읽으면서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 싶고 위로받았네요 감사합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