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2월 22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법원에 방문하고 이혼절차를 밟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런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향하는 발걸음엔 이상하게도 후회나 머뭇거림은 없었고, 와이프를 만나서도 한치에 흔들림도 없었다.
5월 24일, 31일. 이제 법적으로 남남이 되려면 2주가량 남았다. 근 사년간의 결혼생활에서 얻은거라곤 서로에대한 안좋은 기억, 그리고 네살난 아이. 지금도 이혼에는 후회가 없지만 인간은 가식과 위선의 동물이라 했나. 혼자 아이를 키우려니 벅차다. 도망치고 싶다. 내가 키우겠다며 책임감 있는척하던 그때를 다시 돌리고 싶다. 스물여덟, 젊은 나이의 남자가 네살난 여자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하나. 국제결혼이라도 해야하나. 중매결혼이라도 해야하나.
아이는 못키운다며 떠넘긴 아이 엄마를 원망해도 달라지는건 없을텐데. 세상 어떤 여자가 창창한 자기인생에 이혼남을 끼워넣을까 그것도 애까지 딸린...
잘나지 않은 인생들에 끼어서 태어나 버린 우리딸은 무슨죄인지. 남부럽지 않게 키우겠노라고 다짐했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지쳐가는 내가 과연 십년 이십년이 지난후에 자식은 잘키웠다고 할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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