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긴글이라 읽어주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허심탄회하게 써봅니다.
얼마전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윗사람의 ***질도 없고 대우가 좋은 회사이며 나를 인정해준 곳이긴 하지만 그냥 제가 지쳤네요. 적성에 맞지 않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적성에 맞다 여기고 이 회사에 오래 다녀야겠단 다짐을 했는데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무너져 내리기 일보직전에 이르렀어요. 회사사람들에게도 오래 일하면서 많은 걸 경험해보고 싶단 제 포부도 보여드렸고 열정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기에 속은 망가져도 겉으론 웃고 다니는 제 상태를 알지 못할 거에요.
회사생활을 하면서 심신이 너무 망가졌고, 영업팀 일을 하는 데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기에 회사를 벗어나 스스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지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사유는 확실히 정리됐지만 후련함보단 걱정이 앞서네요.
제 직속 상사이신 영업팀 과장님은 굉장히 엄격하시면서도 따뜻하신 분이십니다. 제가 잘못 행동하면 잡아주셨고 걱정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신입인 저를 신뢰해주셨고 업무에 대한 기회도 많이 주셨습니다. 미생의 오과장 같은 분이세요. 그 분께 제 상태와 함께 퇴사에 대해 말씀드려야 해요. 저는 정말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쌓여 지쳐버렸고 제 인생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갖고 싶다는 걸 전혀 모르시는 분께 그걸 말씀드려야 해요. 힘들때 진작 좀 말씀 드릴 걸 후회가 되고, 그 분이 나에게 배신감이나 실망을 하실까 걱정됩니다. 차라리 완전 ***같은 나쁜 사람이었다면 그냥 속 시원하게 싸우고 나올텐데 말이죠. 사실 예전부터 퇴사통보는 계속 결심해왔는데 과장님때문에 마음이 약해져서 계속 말씀 못드렸어요. 어떻게 해야 그 분을 실망***지 않고 퇴사통보를 할지 막막해요.
다른 걱정은 퇴직 후에 대한 문제에요. 가족들은 이직을 하면 했지 퇴직 후 백수가 되는 걸 원치 않아하세요. 근데 저는 서두르고 싶지가 않아요. 알바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고 고민을 좀 해보고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요. 멀쩡한 직장 그만두고 알바를 한다는 것도 부모님 입장에서도 반대하실 거 같아서 그냥 조용히 알바하다가 생각이 정리되면 그때 가서 말씀드리려구요. 25살에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은 나이이기에 짧은 시간 안에 방향을 정하는 건 정말 시간이 필요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1년 뒤의 저는 지금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영업팀 일을 할 수도, 전혀 다른 모습일수도 있겠네요. 이런 제 모습이 너무 철없고 어리며 뜬구름 잡는 모습인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퇴사 후 알바생활을 다시 시작한 마카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글에 두서가 없었네요. 긴 푸념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제 인생을 한번 더 설계할 준비의 마지막 단계인 퇴사가 코앞인데 이런저런 고민이 많이 드네요....마카님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엔젤링도 살포시 걸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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