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퇴사에 대해 고민을 계속 올렸고
많은 응원을 받았고
회사에도 퇴사얘기를 했는데
회사에선 생각할 시간을 주셨어요.
마침 석가탄신일이기도 해서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어요.
노트 한 권을 사서 내 생각을 글로 쓰는데
잘 안써지더라구요.
그 뒤의 계획 생각 안하고 힘들어서 싸지른 거였죠.
그냥 벗어나고 싶어서 퇴사하고 싶었던 거였어요.
문득 로망을 빼고 퇴사 후의 제 모습을 생각해봤어요.
알바하면서 휴식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
결국 알바도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고
회사에 있을 때처럼 지치고 힘들거고,
그래도 생활비 벌어야 되니까 일은 해야겠고
설령 좋아하는 일을 찾더라도
그 분야로 재취업이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지금보다 더 암울해질 거 같더라구요.
그냥 본가로 내려가서 다시 백수가 되는 방향은
쉴 시간이 있더라도 마음은 힘들 거 같더라구요.
직장 때려치고 집에서 쉬는 아들 모습 보이는 건
부모님 가슴에 대못 박는 일이구요.
결국 어머니께 사실대로 말씀 드렸어요.
난 정말 행복하고 싶은데
항상 퇴근하면 ***놈의 강박증세 때문에
숨못쉬고 불안하고 인생이 불행해지는 거 같다고.
(퇴사 얘기했다는 건 말 안하고) 그냥 회사에도
힘들다고 얘기했다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왜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직장생활에 두냐고.
직장에서 불행하면 퇴근할때 행복할 방법을 찾자고.
처음에는 그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글을 쓰는 순간에서야 이해가 됐어요.
저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직장생활에서 찾으려했고
결국 그걸 못찾자 퇴사까지 이어진 거 같아요.
참 웃기죠? 돈과 경험 때문에 버티는 직장에서
인생의 행복을 찾는다면 얼마나 찾겠어요ㅋㅋㅋ
결국 내가 행복해질 방향은 퇴사가 아니란 점,
퇴근 찍고 회사 밖을 나가는 순간이
행복을 찾을 단 몇 시간의 기회라는 걸 깨달았어요.
지금까지 전 그 시간동안 무조건 집에 와서
피곤하단 핑계로 아무생각 없이 앉아있다 잠들었어요.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활발한 활동을 하기로 했어요.
헬스장도 끊어보기로 했고 자전거도 타보기로 했어요.
일주일에 세번은 혼자라도 좋으니 한강 산책하고
가족들,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며 주변 이야기도 듣고.
야근이 있는 날이면 24시간 카페에서 책 한 권 읽고.
그냥 내 직업과 동떨어진 걸 많이 해보려구요.
이렇게 쓰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린 걸 보면
정말 퇴사가 답은 아녔던 거 같네요ㅜㅜ
이제 생각은 정리 됐고
회사에는 내일 다시 생각 말씀드려야겠어요.
여기까지 읽으실 분이 계실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읽으셨다면
자질구레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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