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공시 준비중이었는데 이젠 그만둘까 고민 하고 있어요. 엄마께서도 제가 공시를 그만두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계속 하세요.
나이는 점점 먹어가는데 공시 준비 하느라 쌓아높은 스펙은 없고,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은 지거국 인문대, 취업률이 좋은 과는 아니여서 이 과를 계속 다니기엔 힘들것 같아요.
그래서 공시를 그만둔다면 복수전공, 편입, 전과, 혹은 퇴학 후 전문대를 가되, 취업률 높은 과를 갈까 생각중이에요.
전문대는 문, 이과 크게 상관을 하지 않길래 취업률이 높다는 물리치료, 치위생, 아니면 그나마 높은 편인 유아교육 이렇게 생각해놨는데 엄마는 그 어떤것도 마음에 차지 않는 모양이에요.
집안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데다가 부모님 나이도 많고, 또 현재 아직 고등학생인 동생도 있기 때문에
제가 다시 대학을 가더라도 그 비용을 지원해주기 힘들어요.
저도 그 사실을 알고 있고, 그래서 제가 장학금을 타오든, 일을 하든 해서 학교를 다니겠다 했는데 엄마는 제게 철이 없다며 한숨을 쉬시네요.
복수전공은 네가 못 버틸거니 반대다(이것도 못하는데 복전이 네게 가당키나 하냐, 그러시네요),
공시도 더 이상 하는 건 반대다,
전과나 편입은 네 성적상 안된다(학교를 다니면서 공시준비를 해서 그런지 성적은 B~B+정도.. 편입이나 전과는 사실상 힘들것 같긴 해요)
그렇다해서 대학을 졸업한 것도, 자격증이나 스펙을 쌓은 것도 아닌 제가 지금 당장 일을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생산직을 하면서 야간대학을 다닐까도 생각했는데, 생산직을 하면 내게 야간대학을 갈 수 있을만큼의 시간이 주어지긴 할까 싶고.
공시를 붙지 못한 건 분명 제 잘못이고 그동안 투자해준 부모님께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어떤 선택지를 내놓든 철이 없다, 현실성이 없다 그러시니 대체 무얼 바라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사실 어릴적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글을 쓰는 거였는데, 부모님이 반대하셨어요. 배곯는 직업이라고. 저도 현실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포기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시를 시작했어요. 공무원이란 직업이 제 적성에도 맞을 것 같았고 먹고살정도의 돈을 번다면 취미로 글을 쓰며 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지금와서 다시 글 관련 직업으로 틀기엔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힘들고,
공시 준비를 시작하면서 책 읽는것도, 글쓰는 것도 모두 손을 놔버려서 이젠 글을 쓰려해도 예전만큼 아이디어가 떠오르질 않네요.
생산진 이야기를 슬쩍 꺼내는 걸 보면 엄마는 제가 생산직 일을 하길 바라신걸까요? 아님 지금까지 공부한게 아깝지 않느냐는 말로 봐시는 공무원 공부를 더 하길 바라시는 걸까요?
대학와서 시작한 공시공부에 대학생활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친구들은 뭔가 하나씩 자기일을 해나가는데 저는 이곳에서 책만 파고 있네요.
노력과 간절함이 부족해서 였을까, 독함이 부족해서 였을까. 점수가 이렇게 되고 나니 1년 더 공부하고 싶다는 말도 꺼내기가 쉽지가 않아요. 내가 과연 정말 붙을 수 있을까, 이 생활을 1년 더 할 수 있을까, 붙지 못한다면 내가 취업이나 할 수 있을까.
뭔가 주저리주러리 늘어놓는 푸념글 같네요.
어떠한 선택지를 택해야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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