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내가 뭘 원하게 되는지 아는 게 두려웠어요.
정말 원하는데 내가 그걸 가질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끊임없이 생각했었어요.
약 일주일 전에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됐어요.
정말 미치도록 원하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리를 뒤덮었어요.
아, 진짜 미칠 거 같아요.
원하는데 자신이 없으니까 눈물만 뚝뚝 흐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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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16살 여자예요.
사정상 학교는 다니지 않고 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우울증이 있었지만, 치료를 받지 못했어요. 우울함을 떨치*** 시작한 컴퓨터 게임은 오히려 제게 독이 됐어요.
게임이 현실보다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말 못 할 사정들을 게임에서 풀어놔도 익명이니까 안심하고 더 의지했어요.
점점 중독의 길로 빠져든 거죠. 하루에 잠자는 시간 빼고 모두 게임에 투자했어요. 다른 애들이 먹고 사고 하는 만큼 저는 게임에 갖다 바쳤고요.
정말 의미 없이 사는 게 반복됐어요.
혈우병이라고 하면 아시려나요? 피가 멈추지 않는 병이에요. 당시 초5인 제겐 너무나 큰 고통으로 찾아왔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3까지 떨어져 봤어요.
몸에 피가 없어지니까 점점 걷는 게 힘들어서 집에만 있었어요. 당연히 살은 쪄가고 게임에 몰두하게 됐죠. 결국엔 올해 자퇴를 하게 되었어요.
하루하루가 힘들어서 자해도 해봤고, 이것저것 하다가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건 무엇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와 함께 '내가 원한다 해서 그게 가능한 걸까?'
그래서 솔직히 원하는 건 찾기 싫어서 이대로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SNS와 모바일 게임을 시작하고 웹툰을 보면서 본 일러스트, 그림들은 제게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나도 저 사람들처럼 그리고 싶다. 예쁘다. 멋지다. 게임 일러스트를 맡아보고 싶다. 웹툰을 그려보고 싶다.
정말 하루종일 생각났어요. 근데 저는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거든요. 인체 비율? 그런 거 하나도 몰라요. 제가 그릴 수 있는 건, 앞머리는 ^^^모양에 크고 반짝거리는 눈.
그냥 유치원생 그림이었어요.
마음을 잡고 인체 비율부터 찾아보고 연습하고 그리다가 문득 떠올랐어요. '내가 이렇게 연습한다고 과연 될까?', '중3에 기초부터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주변에 그림 그리는 사람도 없어서 조언 같은 걸 듣지도 못해요.
그래서 더 막막하고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뭐 부터 시작하고 뭘 연습해야 하는 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학원 같은 곳을 다니고 싶지만, 게임으로 돈을 쓴 게 몇백이고 수혈로 쓴 게 몇십만 원.
집에만 있다 보니 자존감은 하락에 대인기피증도 있어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포기하긴 정말 미치도록 싫은데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혹시 그림 그리시는 분들 중에 정말 많은 건 안 바랄 테니까 제게 연습 방법이라든지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신 분 계실까요?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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