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쳤어요 중 2 여자 학생입니다. 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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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serenity123
·7년 전
중 2 여자 학생입니다. 아.... 뭐라고 적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겠네요. 그래도 하나하나 써 봅니다. 어릴 때 부터 공부를 못 하는 머리는 아니라 어릴 때 부터 매번 시험을 잘 봤습니다. 물론 엄청나게 공부했어요. 근데 매번 공부할 때 마다 부심이라고 해야되려나... 엄마 아빠가 좀 그런게 많으세요. 매번 '공부 못 해도 좋으니 착하게만 자라다오. ' '네가 만족하는 점수면 뭐 됐지. ' 라고는 말하시는데 제가 중 1 기말고사 때 과학을 66점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과목은 좀 괜찮게 봐서 평균 92.9점에 점수 등수 전교 26등, 최종 1학기 전교 13등 했습니다. 저는 이 점수 정도면 되게 잘 본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이런 결과에 '뭐 잘했네. 근데 과학 더 잘 봤으면 한 5등안에는 들었겠다. 그렇지? ' 이런 식으로 매번 시험 얘기가 나오면 과학을 들먹이며 말씀하셨습니다. 솔직히 시험 보면서 이렇게 낮은 점수는 처음이라 저도 충격이 컸습니다. 점수 받은 날은 울고... 밥도 못 먹었습니다. 진짜 못봐도 매번 80점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계속 그 얘기를 꺼내니 원래 속상한 마음 더 울컥했죠. 엄마가 저에게 너무 큰 걸 바라고 있진 않나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 이제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가 공부하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은 어느덧 '부모님의 강박으로 인해 인정받아야 한다' 는 생각보다 '시험을 못 보면 갑자기 삐뚤어진 애'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강박보다는 저 스스로에게 이제는 너무 기대를 삼고 있는 것 같아요. 저번 시험에서는 전교 4등을 받았는데 만약 시험을 못 보면 나 스스로 쪽팔려서 고개 못 들고 다니겠다, 내가 스스로 너무 힘들 것 같다 라는 생각때문에 또 펜을 집게 됩니다. 솔직히... 학생은 매년이 수행-시험-수행-시험의 반복 아니겠습니까.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뭘 하겠냐 이런 소리도 많이 듣고 살아왔습니다. 근데 이젠 저 스스로 한테 너무 지쳤습니다...... 이제 그만 하고 싶어요.... 매번 최상위권 지키려고 죽어라 공부하는 것도 지치고 힘듭니다. 근데 막상 또 중위권으로 내려가고 공부를 조금 쉬엄쉬엄하면 저 스스로가 너무 불안할 것 같습니다. 지금 심정이 그래요. 공부는 이제 지쳤고 힘든데 지금 조금 놓아버리면 나 스스로가 못 버틸것 같습니다. 진짜 저 이대로 못 버틸거 같아요. 시험기간에는 4일에 한 번씩은 가위에 눌립니다. 요즘 저 스스로도 우울증이라고 많이 생각하고 우울증 자가 진단해도 힘들다고 나오네요. 저 진짜 어떻게 해야할까요. 부모님에게 말하기도 두렵습니다. 갑자기 니가 왜 이러냐고. 예전에 한 번 공부 너무 힘들다, 이렇게 매번 좋은 성적 받아오는 나한테도 지쳤다 얘기를 털어놓으니 처음에는 '그래, 힘들겠구나' 같은 반응 보여주셔서 안도의 눈물이 흘렀는데 엄마가 얘기하면 할 수록 '힘든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시험 여기서 놔 버리면, 내가 보내준 몇백만원의 학원비들은 뭐가 돼냐, 엄마아빠 다 대학 나왔는데 쪽팔려서 되겠냐' 같은 말들에 막막해서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시험기간만 되면 매일 혼자 웁니다. 전 진짜 어떻게 해야하는건가요. 전 진짜 저 스스로에게 너무 지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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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YGLITTMMM
· 7년 전
잘못한거 하나도 없어요.너무너무 잘 버텨줬어요.직접 당해*** 못한 저도 너무 아프고 답답하고 힘든게 느껴지는데 당신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내가해줄수 있는건 이런 댓글 달아주는 것뿐이네요. 많이 힘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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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ity123 (글쓴이)
· 7년 전
@SSYGLITTMMM 태어나서 이런 위로는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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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YGLITTMMM
· 7년 전
으아 많이 힘들었죠..몇번을 더 읽어 봤는데 진짜 너무 슬프네요. 쓰니님은 저랑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힘든 이유도 다르지만 우리 둘다 힘들다는건 그래도 같네요. 제가 뭐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힘들게 공부해서 좋은성적 받아온거 너무 대단해요. 매번 이렇게 받아 오는거 정말 정말 힘들었을 텐데 수고 많았어요. 내가 별건 아니지만 쓰니님한테 도움이 된다면 저는 정말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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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ity123 (글쓴이)
· 7년 전
@SSYGLITTMMM 진짜 감사해요... 선생님들에게서 조언 받는 거 보다 같은 힘듦 겪어온 사람들에게서 받는 위로가 더 와닿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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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alla
· 7년 전
과학이 얼마나 어려운데요... 진짜 너무 힘드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