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중 2 여자 학생입니다.
아.... 뭐라고 적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겠네요. 그래도 하나하나 써 봅니다.
어릴 때 부터 공부를 못 하는 머리는 아니라 어릴 때 부터 매번 시험을 잘 봤습니다. 물론 엄청나게 공부했어요. 근데 매번 공부할 때 마다 부심이라고 해야되려나... 엄마 아빠가 좀 그런게 많으세요.
매번 '공부 못 해도 좋으니 착하게만 자라다오. ' '네가 만족하는 점수면 뭐 됐지. ' 라고는 말하시는데 제가 중 1 기말고사 때 과학을 66점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과목은 좀 괜찮게 봐서 평균 92.9점에 점수 등수 전교 26등, 최종 1학기 전교 13등 했습니다. 저는 이 점수 정도면 되게 잘 본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이런 결과에 '뭐 잘했네. 근데 과학 더 잘 봤으면 한 5등안에는 들었겠다. 그렇지? ' 이런 식으로 매번 시험 얘기가 나오면 과학을 들먹이며 말씀하셨습니다. 솔직히 시험 보면서 이렇게 낮은 점수는 처음이라 저도 충격이 컸습니다. 점수 받은 날은 울고... 밥도 못 먹었습니다. 진짜 못봐도 매번 80점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계속 그 얘기를 꺼내니 원래 속상한 마음 더 울컥했죠. 엄마가 저에게 너무 큰 걸 바라고 있진 않나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 이제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가 공부하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은 어느덧 '부모님의 강박으로 인해 인정받아야 한다' 는 생각보다 '시험을 못 보면 갑자기 삐뚤어진 애'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강박보다는 저 스스로에게 이제는 너무 기대를 삼고 있는 것 같아요. 저번 시험에서는 전교 4등을 받았는데 만약 시험을 못 보면 나 스스로 쪽팔려서 고개 못 들고 다니겠다, 내가 스스로 너무 힘들 것 같다 라는 생각때문에 또 펜을 집게 됩니다.
솔직히... 학생은 매년이 수행-시험-수행-시험의 반복 아니겠습니까.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뭘 하겠냐 이런 소리도 많이 듣고 살아왔습니다. 근데 이젠 저 스스로 한테 너무 지쳤습니다...... 이제 그만 하고 싶어요.... 매번 최상위권 지키려고 죽어라 공부하는 것도 지치고 힘듭니다. 근데 막상 또 중위권으로 내려가고 공부를 조금 쉬엄쉬엄하면 저 스스로가 너무 불안할 것 같습니다. 지금 심정이 그래요. 공부는 이제 지쳤고 힘든데 지금 조금 놓아버리면 나 스스로가 못 버틸것 같습니다. 진짜 저 이대로 못 버틸거 같아요.
시험기간에는 4일에 한 번씩은 가위에 눌립니다. 요즘 저 스스로도 우울증이라고 많이 생각하고 우울증 자가 진단해도 힘들다고 나오네요. 저 진짜 어떻게 해야할까요. 부모님에게 말하기도 두렵습니다. 갑자기 니가 왜 이러냐고. 예전에 한 번 공부 너무 힘들다, 이렇게 매번 좋은 성적 받아오는 나한테도 지쳤다 얘기를 털어놓으니 처음에는 '그래, 힘들겠구나' 같은 반응 보여주셔서 안도의 눈물이 흘렀는데 엄마가 얘기하면 할 수록 '힘든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시험 여기서 놔 버리면, 내가 보내준 몇백만원의 학원비들은 뭐가 돼냐, 엄마아빠 다 대학 나왔는데 쪽팔려서 되겠냐' 같은 말들에 막막해서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시험기간만 되면 매일 혼자 웁니다. 전 진짜 어떻게 해야하는건가요.
전 진짜 저 스스로에게 너무 지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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