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미래가 너무 불안해요.
전 작년에 대학을 졸업했고,
취업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일하기 위해 준비 중이예요.
요샌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뭔가를 하고 있어도 불안한 생각 때문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서 결과물 하나를 뽑아내기까지
1주일이 넘게 걸려요.
보통 다른 사람들은 하루 만에 해내는 일인데도요.
제가 주로 하는 생각은 역시 제 미래에 관한 거예요.
잘해낼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지금의 길을 택했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점점 자신감이 떨어져요.
남들과 비교했을 때,
제 포트폴리오가 눈에 띄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외주가 전혀 들어오지 않고
지금과 같은 백수 생활이 끝없이 이어져 나갈 것만 같아요.
아직 제가 만든 결과물을 세상에 내보이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런 생각이 들어요.
세상에 내보였다가
제 불안한 예상이 맞아 떨어질까 두렵기도 해요.
그동안 아무 말씀 없으시던 저희 엄마께서
오늘 제게 공무원 준비해보는 거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구요.
넌지시 던져보는 투로 얘기하셨는데,
저는 지금 제가 준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러고나서 잠시 후에 엄마가 혼자 한숨을 쉬시더라구요.
저 때문인 것 같았어요.
사실 제 나이가 여자로선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예요.
27살이거든요.
그리고 지금 미래를 함께 생각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돈도 못 벌면서 무슨 남자친구에 결혼이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정말 이 사람의 존재는 제게 너무나도 큰 힘이 되고,
6년째 만남을 이어왔지만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어요.
그 사람도 저와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제가 앞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남자친구와의 관계에도 금이 가게 될까봐 불안해요.
서로 결코 원하지 않는데도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사람과 헤어지게 될까 싶어 두려워요.
주변에는 시험 합격해서 직장 얻은 사람도 있고,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도 있고,
출퇴근이 자유로운 회사에서 만족스럽게 일하는 사람도 있어요.
다들 회사에 취직하는 걸 보니,
나만 혼자 미련하게 딴 길로 들어섰나 싶어요.
엄마 말씀대로 이제라도 맘 접고 공무원을 준비해야하나,
이런 생각이 좀 들기도 해요.
아직 시작도 안 해봤는데..
제가 어떤 마음을 가지면 좋을까요?
제가 너무 터무니없이 불안해하기만 하나요?
제게 조언이나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릴게요..
이렇게나 긴 글을 다 읽으시는 분이 계실까 모르겠지만,
다 읽어주셨다면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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