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못 해서 우울증 오기 직전이에요. 나이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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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요리를 못 해서 우울증 오기 직전이에요. 나이는 37살. 결혼한지 6개월 됐고, 결혼 전까지는 해먹어본 적이 손에 꼽아요. 처음에는 안 해봐서 그러려니 했지만 6개월 지난 지금까지 실력이 그대로예요. 그나마 남편은 억지로 먹으면서도 맛있다 맛있다 해주지만 17살 먹은 의붓 아들은 김치랑 먹거나 그나마 먹을만한거 하나 가지고 억지로 먹어요. 그러면서 뭐는 매워요 뭐는 어때요 배 아파서 못 먹겠아요 속 안 좋아서 못 먹겠어요... 원래 안 먹는 친구가 아니고 입맛에 맞으면 두공기씩도 먹어요. 고기집에서는 밥 4공기 시켜먹을만큼 대식가인데 집에서는 반공기도 우겨넣어 겨우 먹으니 말 다 했죠. 나아지겠지 좋아지겠지 참고 참아가며 지금까지 버텼는데 이젠 진짜 다 꼴보기 싫고 장보러 가는 것도 대체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싶고 남편이랑은 아무 문제도 없는데 내가 왜 결혼을 해서 이런 비참함을 느껴야 하나 싶고 만사가 다 짜증이 나요. 오늘 저녁 부터는 그냥 사다 먹이려고요. 아무리 애써봐야 식료품 사다가 새롭게 창조해서 버리는 행위밖에 안 되니 차라리 사다 먹이는게 경제적으로도 나은 길 같아요. 일반 가정집 음식 쓰레기가 이틀만에 6리터씩 나오는게 말이 되나요 제 입맛엔 맛있으니 이젠 두 사람한테 맞춘다고 매운거 한 번 못 쓰고 남의 입맛 맞추는 것도 다 때려치고 나 먹고 싶은 거 있을 때만 해먹게요. 전업 주부라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 해보려 애 썼는데 더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냥 무개념 전업 주부 하게요.... 그래도 되나요? 아님 더 애 써봐야 하나요? 해도 나아질 기미라도 보여야 뭘 해먹던가 말던가 할텐데 더 노력해야 하는 거라면 대체 실마리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건가요? 진짜 안 하던 욕이 다 튀어나올만큼 대상 없는 분노에 서러움에 죽어버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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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eartme
· 7년 전
근데두명이면 사먹는게 더쌀거같아요 스트레스받지마시고님하고픈데로해요 누구를위한결혼입니까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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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DisciplesH
· 7년 전
요리 학원이라도 다니는게 어떨까요? 그 외에 인터넷도 요즘 많이 발달되있어서 도움되는게 많아요. 저희 어머니도 저 어릴 때 학원 다니시면서 저한테 이것저것 해주셨거든요. 저도 인터넷보면서 이것저것 먹을 수 있을만큼 해먹을 수 있는 수준이고요. 다방면으로 알아보시고 하다보면 괜찮아지실거에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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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do
· 7년 전
밖에서는 잘 먹는다 하니 집밥 음식보다 조미료 들어간 식당 음식이 입맛에 길들여져 있던거는 아닐까요. 저도 매일 요리하려면 숙제하는거 같고 스트레스에요. 경제적 여유가 좀 되시면 그냥 조리식품 같은거나 반찬가게에서 사 드세요. 홈쇼핑 같은데서 국이나 스테이크나 기타등등 음식 파는거 그런거도 사서 먹이시구요. 가끔 쓰니님 먹고싶은 보조반찬 정도만 하셔서 끼워 넣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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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모두 감사드립니다. 넘실거리던 감정이 폭발 직전 일 때 쓴 글이라 다시 읽어보니 좀 창피하기도 하네요. 글을 쓰고 나서 고작 요리일뿐인데 별 거 아닌 걸로 유난 떤다고 생각하며 억눌러왔던 감정이 내게 엄청 상처였다는걸 깨닫게 됐어요. 남편에게 넌지시 얘기를 꺼냈고 진심어린 위로에 그 동안 쌓아왔던 설움이 다 터져나와 한참 울었네요. 그러고 나니까 안 되는 문제를 되게 해야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너무 괴롭혔다는걸 알게 됐고요. 결론적으로 아들에게는 엄마는 그동안 최선을 다 했으나 네 기준에 미치지 못 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얘기하고 앞으로는 햄 위주로 할테고 밖에서 사다줄 수 있는 뭔가가 먹고 싶으면 얘기 해달라고 마무리 지었어요. 정말 그럴 생각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햄이 짠 것 까지 저에게 투덜 거리던 아이라서 이 문제로 제가 고통 받고 있음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어리광과 투정이 많은 아이지만 진심으로 힘들었던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니 담담히 받아들였고요. 일단은 제 마음은 알렸으니 햄과 사다 먹이는 반찬 위주로 조언해주신대로 배우러 다니며 아주 조금씩 다시 한 번 도전 해보려고 해요. 그래도 내 가족이니 조금 더 노력해보고 싶어요. 좋은 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