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죽고싶어요
지금 진로문제때문에 죽고싶어요. 성적도 좋고 나름 고등학교도 대학가기 유리한곳으로 와서 대학갈때 좋을거같긴 해요. 미대 준비하는데 디자인과 준비하고있어요. 사실 하고싶은건 애니메이션이에요. 취업은 애니메이션쪽으로 할거고 대학은 시각디자인과 갈거에요. 애니쪽은 대학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 시디과가면 애니메이션할수있다고해서 시디과 준비하고있어요. 사실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아는건 아니에요. 그래서 고민도 많이했어요. 중학교때 공부만 했거든요. 진짜 공부만 했어요. 그래서 진짜 아는게 없어요. 그래도 미술로 대학가고싶어서 관련 고등학교 왔어요. 예고는 아니에요. 중학교때 공부만 했거든요. 미술관련해서 한거는 중3때 학교 미술부 했던거. 그리고 중3때 한 1년 좀 안되게 애니학원 취미반 다녔어요. 1주일에 한번씩. 사실 중3때 예고나 애니고 입시준비하는애들도 많던데, 전 중2때도 늦은줄알았어요. 그래서 그냥 다 포기하고 공부만했어요. 진짜후회되요. 사실 애니고 가고싶었어요. 진짜 어렸을때부터 꿈은 확고했던것같아요. 애니메이션 감독 되고싶다고. 그래서 진짜 애니고 가고싶었는데 부모님이 고등학교때부터 전문적으로 한쪽 분야만 배우다가 갑자기 진로가 바뀌거나 그러면 어떡할거냐고 그러셔서.. 애니고 준비도 못했죠. 못한게 아니라 안한건가. 중3 올라갈때 그것때문에 진짜 많이 울었어요. 그래서 타협해서 간게 애니학원 취미반이에요. 사실 그때 입시준비하기엔 늦은줄알았거든요. 늦은건 맞는데 그래도 결과가 어떻든 1년정도 빡세게 진짜좋아하는거 해볼수있었을텐데, 전 아무 희망도 없는줄알고 그냥 취미반가기로했어요. 만약에 중3때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다는거 알았으면 부모님께 좀더 하고싶다고 말했을지도 몰라요.
지금 제 컴플렉스는 아는게 없다는거에요. 저 중학교때 처음 애니메이션 원피스 봤는데요, 제가 그때 어떤기분이었는지 아세요? 친구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짱구 원피스 나루토 등등 티비틀어서 그냥보던것들 저는 중학교때나되서 걔네들 따라간다는 기분으로 보니까 진짜 죽을것같았어요. 보면서 즐거웠지만 순수한 즐거움으로 본게 아니라 나는 늦었으니까 쫓아가야된다는 그런 의무감에서 본거니까요. 지브리애니메이션을 동경하면서 다 본것도 아니고. 좋아하는건데 진짜 좋아하는건데 제대로 매달려본적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진짜 죽고싶었어요. 남들은 진짜좋아하지않아도 다 봤던거고 알고있는건데 전 진짜좋아한다는 사람이 아무것도 몰랐으니까요. 지금도 그래서 죽고싶어요. 변한게 없거든요. 중학교땐 공부가 전부인줄알았어요. 시험끝나자마자 다음학기 공부할 계획 세우고. 공부하는것도 나름 재밌었어요. 하는만큼 성적도 나오고 계획세워서 하나하나 이뤄나가는것도 재밌었어요. 절대 공부가 싫었던건 아니에요. 오히려 좋아했어요. 그런데 공부밖에 몰랐던게 문제였던것같아요. 그때 공부하는법도 배웠지만 좋아하는걸 미루는방법도 배운것같아요. 사실 중학교때 그렇게 공부에 목숨걸지않아도 되잖아요. 시험끝나고 1주일정도는 놀수있잖아요. 그걸 고등학교에 와서야 알았어요. 그때 디즈니 애니메이션 한편씩이라도 더 봤더라면. 중학교 방학때 픽사애니메이션 1주일에 한편씩이라도 챙겨서 보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보고 했더라면. 지금에야 알았어요. 제가 좋아하는것도 꼬박꼬박 제가 공부하듯이 챙겼어야한다는걸 고등학교 들어와서야 알았네요. 지금 늦은거 알아요. 공부랑 입시미술에 집중해야되는것도 알아요. 그런데 진짜 포기할수가없어요. 이제야 알았으니까요. 드디어 천천히 한걸음씩 꿈에 다가가고있다는 실감이 나면서도 중학교때 집중했어야하는일과 고등학교때 집중해야하는일이 바뀌어버렸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그래도 이번에는 공부처럼 해보려고요.
저 매일 차가 저를 치고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학교도 재밌고 드디어 제 인생을 사는것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도 매일 그런생각이 들어요. 나는 아는것도 없고 지금까지 한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대로 죽어버리고 다시시작하고싶어요. 아직도 모르는게 많으니까요. 친구들이랑 얘기해보면 애니메이션을 진로로 삼는게 목표가 아닌 친구들도 저보다 아는게 많아요. 그런거에서 항상 자괴감같은걸 느껴요. 어제 생기부에 들어갈 장래희망을 써오라고하셨거든요. 위에서 저 시디과 준비한다고 썼잖아요. 제꿈은 애니메이션감독인데 수시로 대학가려면 그렇게쓰면 안되거든요. 디자인에 관련된 직업을 써야해요. 사실 고등학교입학하기전에 전공때문에 엄청고민했어요. 애니메이션은 대학도 별로없고 취업할 길도 좁다고 주위에서 그러더라고요. 중학교때 애니고 포기한것처럼 만화애니과 포기했어요. 중학교 내내 애니고 포기하고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만 보고 살았는데 어쩌다보니 그마저 포기하고 시각디자인과를 생각하게됬네요. 진짜 고민많이했어요. 학원가서 처음 디자인 입시 수업들었을때 내가 진짜 그리고싶은건 이게 아니다 싶어서, 이거 그리면서 3년 못버틸거같아서. 그래도 진짜 취업은 모르는거잖아요. 시각디자인 해도 애니메이션으로 취업할수 있다고해서 3년만 참기로 했어요. 전공때문에 부모님하고도 많이 싸울뻔하고 그랬는데.. 전 제가 애니메이션학과 포기한줄알았어요. 그런데 아닌가봐요. 이번에 생기부 장래희망 생각하면서 진짜 죽고싶었어요. 그런데 죽고싶다고 생각하는게 우울증인건가요? 어디서 정신이 건강한사람은 죽고싶다는 생각을 안한다는 글을 봤어요. 진짠지는 모르겠지만요.
내뱉듯이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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