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머리가 아파서, 정리할 겸 여기다 주절주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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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너무 머리가 아파서, 정리할 겸 여기다 주절주절 글이라도 써봅니다. 고2 수학을 배우다 이해도 안 되고 숙제도 밀리고 체력도 떨어져 4월 중순 쯤부터 학원을 쉬고 있었습니다. 그냥 총체적으로 슬럼프가 와서 거의 아무것도 안 하다시피 했어요. 그러다 기다리던 여름방학을 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결국 수학학원을 다시 다니기로 되었습니다. 방학하면 왠지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닥치니 좀 씁쓸하네요. 저도 뭐, 당연히 고등학교 가기 전까지 이대로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고민걱정도 쓸데없이 많은 타입이라 불안했습니다. 스스로 공부해보는 건 어떨까 진지하게 생각도 해봤지만 부모님께선 혼자선 무리라고 못박으시고 그냥 준비가 되면 천천히 학원에서 수업만이라도 들으라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단념하고, 최소한의 수업만 들어볼까 생각했습니다. 좀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학원을 그만둘 무렵 슬럼프라기 보단, 단순히 제 생각이지만 우울증에 걸렸던 것 같아요. 자꾸 안 좋은 생각이 들고 무기력해지고, 자존감은 한없이 낮아지고 글자도 눈에 안들어오고, 기억력도 낮아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도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병원은 못 갔지만 상담도 받아보고 집에서 쉬면서 나아지길 기다렸어요. 하지만 나아질리가 없죠. 계속 머릿속은 복잡했고, 할 일은 쌓여갔고, 시간은 흘러갔으니까. 마음 편히 쉬는 게 약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미웠어요. 그래도 지금은 좀 상태가 나아졌는지 하고싶었던 일어공부도 해보고, 진로 계획을 세워보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닥 살아가고 싶지는 않네요. 삶에 미련이 안 남았달까, 지쳐버린 건지. 별로 살지도 않았지만 굳이 더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죽을 수 있다면 죽어버리면 좋을텐데. 그럴만한 배짱은 없었던지라 아직 살아있습니다. 전 그리 착한 딸은 아니라, 엄마도 제가 별로 사는 데 흥미를 못 느낀다는 것을 알고 계실지도 몰라요. 여튼 그래서, 며칠 전부터 얘기해왔지만 오늘 결정이 났습니다. 방학 때부터 다시 다니는 걸로. (참 이게 뭐라고 그 난리인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알았다고 했어요. 어차피 가야 할 거 학기 중보단 방학이 나을 것 같아서. 처음으로 쉴 수 있는 방학인가 기대도 했지만 뭐. 예상했습니다. 그랬더니 왠지 엄마는 제가 좀 할 마음이 생겼다고 생각하셨는지 기뻐하는 눈치셨어요. 열심히 일어공부를 한 덕분일까요? 남들이 보기엔 제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나봐요. 전혀 아닌데. 그래서 엄마랑 얘기를 하다보니 결국 좀 있으면 괜찮아질거라고.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 언젠가는 해야 된다고. 결국 내가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계시는 게 제게는 역시 부담이었나봅니다. 방금 결국 수학학원을 오늘부터 가는 걸로 결정했어요ㅋㅋ 이왕 떠밀린 거 그냥 계속 떠밀려서라도 가야겠습니다. 어차피 고등학교도 가야되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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