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미혼 여자입니다.
저는 첫 직장으로 약 4년에 가까운 직장을 다녔습니다.
그 때의 직장은 제가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이 늘어 체중관리를 하지못해
약 5키로가 급 증량했는데요. 이 때 신체는 160/52이였습니다. 신입사원이었고, 아무것도 몰랐기때문에
상사들의 인신공격에도 ***같이 다 참아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임신했냐", "제가 00씨라면, 주사나 시술을 받아야할것 같은데"
"운동하세요?"등의 수치스러운 말을 참아가며 빌어먹을 학자금 대출때문에 4년을 버티다 상환하고 다 참다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두번째직장, 10개월을 쉬었기때문에 길었던 공백기간으로
일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랐었어요. 회사규모가 꽤나 컸고,
전직장에 대한 피해의식이 컸기때문에, 여자라서 무시받거나
여자이기 때문에 이거못한다. 저거못한다 하지말자라는 생각으로
남자직원들 일도 도와가며 정시퇴근이 손에 꼽을정도로 매일 야근하고,
한달에 두-세번은 회사 마지막 퇴근자로 장식하기도 했어요.
이 때 까지만 해도 힘들구 괴로워도 해는 뜰꺼야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죠. 친구들이 당장 때려쳐라 해도 배틀그라운드라며 ㅋㅋㅋ
최후의 1인이 될께!!!농담 따먹기도 했을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1년여가 지나 중간에 새로운 팀장이 왔어요.
그분은 꽤나 유명한 대기업에서 임원승진이 누락되어 소위 낙하산이라고 부르는 든든한 분이셨죠. 그러나 모든 악몽은 그때부터였어요.
"00씨~~연도대비로 분석좀 해와봐"
.
.
5분후
.
.
"00씨 다됐어?"
.
.
10분후
.
.
"00씨 아직도안되? 그거 버튼하나만 띡 누르면 되는거아냐?"
그렇습니다.소위 ***라고 부르는 분이 들어온거죠.
제 선임은 그분 까지 4분입니다. 4명이 늘 하루하루 지령을 내리죠.
시간 무관 동시다발적으로요. 그래도 악착같이 버텼어요.
'배우는 과정이고, 여기서도 못버티면 넌 유리멘탈이야 '
근데 팀장님이 하나 둘 씩 제 일을 가져가기 시작하십니다.
그래놓고 회의 때 그러더군요.
"00씨 미안한 소리지만, 여자가 중요한 업무를 하는건 아닌거같애"
지금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오네요.
다른 여직원들 휴게실에서 틈틈이 2-30분 자고,
뺀질거리고 티타임하는 거 다 아는데도 전 같은 부류가 되기 싫어서
이악물고 인정받으려고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그렇게 1년이 더 지나 구조조정 통보를 하네요.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해 그렇게 됐다고.
우리 팀장님이 그러시길 여직원은 딴데 쉽게 잘 구할 수 있지않냐.
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러시네요.
전사에서 우리 팀만 여자를 지명했어요.
50명 나가는동안. ㅋㅋ
별 수 있겠습니까?
그날 부터 ㅎㅎ 아무렇지않은 척이 시작 됐어요.
아니 통보일은 아무렇지 않았어요. 정말 퇴사하고 싶었거든요.
근데 퇴사일에 저희 팀원분이 안아주시는데
실감이나더라구요. 여자분인데 엄마랑 연세가 비슷하셨거든요.
그 때 펑펑 울었네요. 있는 힘껏..
하루하루 너무 바빴고 너무 쉬고싶었던 하루 하루 였는데.
그렇게 바쁘다가 막상 탁 놔버리니, 우울하고 슬펐어요.
당장 부모님한텐 어떻게 들어가서 말해야하지.걱정도 들고
약속도 없는데 집앞에서
몇시간을 서성이다 들어가서 농담식으로 팀장이 나오지말래~
하고 울컥해서 방에서 몰래 펑펑 울었네요.
그 후 3개월까지는 손이 떨리고 불면증이 생기고, 의욕이 싹 사라졌어요.
자존감도 팍 떨어졌고. 내 자신이 한심하고.
주변 사람들은 제가 괜찮아보였나봐요.
그래도 돈 받고 나오지않았냐고. 위로금 받았음 된거라고.
너 못나지 않았다고. 어쩔 수 없었을거라고.
물론 제가 나가고 그 팀은 힘들고 어려워졌죠.
팀원들이랑은 원만하고 친분이 깊었기때문에 연락을 꾸준히 했어요.
죽을 것 같다고 여전히 폭풍으로 지령내린다고 하더군요ㅋㅋ
결국 그 팀 팀장 제외한 전원 퇴사를 하였고.
쾌재를 불렀던 것도 잠시. 벌어지는 상황이 참
웃기더군요. 구직 사이트를 보니까.
제 자리를 다시 뽑더라구요?ㅋㅋㅋㅋ
다른직원이 엿들어 말하길
팀장이 여자가 이렇게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해내는지 몰랐다면서
없으면 안되겠다 했답디다.
웃기지않나요?
여자라서 사람 짤라놓고
제가 겪였던 좌절 고통 슬픔 허무함 등의
정신적 문제들은 어떡하죠?
사회가 냉정한 것도 압니다.
근데 요즘 사는게 너무 허무해요.
내가 노력 해도 안되는걸 알게되고 나서부터는
모든게 하기 싫어져서
*** 듯이 놀았습니다. 밤을 새서 놀기도하고 그러다보니
이시간 까지 매일 안자고있네요.
제가 너무 한심해요. 의욕도 욕심도 다 없으면서
놀고만 있고. 이게 아닌데. 이러면 안되는데.
알면서 안되요.
남자친구는 사내커플인데 눈치없이 계속 사무실얘기를 해주고
친구들은 혼자 매일 노냐고 취업준비안하냐고 하고
주변 사람들이 이제 그만 잊으랍니다.
근데 안잊혀져요
잊혀질 수가 없을것같아요.
알죠. 잊어야하는거.
당연히 알아요.
이제는 구조조정 당한 아***들의 심정도 다 알것같아요.
밤마다 화가 나고 억울해서 숨통미어터지고,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구토하고 설사하고,
매일 어느 순간에 눈물이 흐르고 있고,
면접을 가면 내 자신이 없어 제대로 의견표출도 못하고 탈락하고.
면접 가도 전 직장 퇴사사유를 정확히 말도 못해요. 눈치를 보게되요.
그래서 내 자신에 문제가 생기니 가기도 꺼려져요.
사람 사는거같지않아요.
제 가 있던 자리에 그 여직원도 법은 좋아져서 야근도 없다고 하네요.
그러니 그냥 더 밉네요.
그냥 다 우습고 한심해요.
너무 허무해요
겁나더라도 정신과를 가봐야하나 생각도 들어요.
제가 너무 예민한가요? 제가 넘 한건가요?
안잊혀져요.. 진짜.. 그 상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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