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고민을모르겠어요 저는 친구가 한 명도 없습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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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mindcake101
·7년 전
저는 친구가 한 명도 없습니다.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지인조차 없어요. 가족들과는 연락하는 편이지만 그것도 용건이 있을 때 정도... 별 일 없으면 1~2주는 아무와도 사적인 교류 없이 지나갑니다. 가족과의 사이가 나쁜건 아닙니다. 만나면 살갑게 얘기하는데 그저 관계유지만을 위한, 즉 연락을 위한 연락은 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에요. ... 사실 친구가 한 명도 없는 이유가 이거죠.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모난 성격은 아니지만 굳이 번호를 묻거나, 이름을 기억해두거나, 친해지지 않으려 합니다. 그렇다고 질문하는 사람을 경계하는건 아닙니다. 번호나 가족력? 같은거 쉽게 가르쳐주고 그래요. 문자나 전화도 오면 받고 답장도 해주고... 그냥 대화가 끊기거나 하면 이어가는 일이 없을 뿐. 성격이 이렇게 무심한데도 이성이든 동성이든 항상 말을 걸어주는 걸 보면 제가 사회부적응자 같진 않습니다. ...어쨌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준이었단 얘기니까요. 문제는 뭐냐면... 최근 뭔가.. 외롭고 답답합니다. 그런데 친구나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진 않아요. 관계유지에 드는 에너지가 얼마나 클지 짐작도 안가고 부담스럽고 무거워서요. 익명의 얘기상대를 원하지도 않는거 같습니다. 채팅앱 비슷한걸 깔아봤지만 얘기거리도 생각이 안나고 해서 그냥 안녕하세요... 치고 묻는거에 몇마디 대답하고 채팅종료.. 고양이카페 같은데도 가봤어요. 동물을 키우고 싶은건가 해서.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으니 따뜻해서 기분이 좋긴 했지만 뭐랄까 부족한 기분? 모르겠어요 제가 뭘 원하는건지. 아마 어렸을 때의 경험이 만든 트라우마라고도 생각됩니다. 어렸을 때.. 초등학교만 4번을 옮겼습니다. 이사도 10번은 했었구요. 그 과정에 제 의견같은건 들어갈 틈이 없었습니다. 제 사정을 고려해 줄만큼 정신적으로 여유롭지도 않으셨고... 흑백폰에서 컬러폰 막 넘어가고 버디버디 있던 그 시절이라 이사는 영원한 이별을 뜻했습니다. 하교해서 집에 돌아오면 트럭이 서 있고 학교 책상 속 물건도 챙기지 못한 채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되는 겁니다. 교과서도 친구도 선생님도 아끼던 장난감도.. 어느날 아침에 눈 뜨면 아무 말 없이 바뀌고 영영 사라질 수 있는 것들이었고 제겐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저는 울거나 하지 않고 그냥 앉아서 연극을 보는 듯 적응했던 것 같습니다. 1막 내려가면 2막이고... 게임에서도 원래 앞으로 나아가면 다시 뒤로는 못가니까요. 서운한 감정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티비에 빨간딱지 붙어있고, 부모님이 울고 싸우시는데 ***지 그럴 순 없으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혼도 있었고... 그 때는 좀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아***가 이제 엄마는 안와 라고 하셨거든요. ...아***는 돌아가셨습니다. 저 6학년 끝날 무렵에요. 그런데 자세히는 몰라요. 1x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어머니는 한번도 무슨 일인지 설명해주지 않았어요. 이사를 갈 때도, 집을 나가셨을때도, 가끔 찾아와서도... 아***가 아파서 우리들을 떠맡게 되었을때도... 어머니의 남자친구와 우리가 같이 살게 되었을때도. 어항속의 물고기에게 하늘에서부터 먹이가 떨어지듯이... 제게 있어서 모든 환경과 주변인물은, 가족 두 명을 제외하고는 제 앞에 놓여졌다 치워졌다 하는 식이었어요. 제가 보이는 어떤 반응도 저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놀라서, 그 이후에는 다들 표정이 슬퍼보여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슬슬 사정이 짐작이 갈 나이가 되었을때는 무슨 일인지 알게 되는게 두려워서 가만히 있었죠. 어른이 된 뒤에는.. 음.... 안다고 달라지는것도 없으니 굳이 묻지 않았구요. 과거얘기가 길어졌네요. 아.. 그래서 하고 싶었던 말은... 저는 뭘 필요로 하는걸까요. 뭔가 그립고 외로운.. 바라는 마음이기는 한것 같은데 감정적인 교류를 시도했을때 그게 채워지는것 같지도 않아요. 오히려 그런걸 시도했을 때가 더 불편하고 답답한 기분입니다. 이 감정을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해결해야 할 정도로 큰 문제인가 싶기도 해요. 그런데 요 며칠사이 시간을 들여서 고민상담이나 힐링어플같은 곳을 찾***니고 있는 걸 보면 뭔가 해야될 것도 같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 3시 50분인데 잠이 안오거든요. 뭐 불면증이 하루이틀일은 아니지만 게임, 영화, 드라마도 아니고 고민글을 쓰느라 잠들지 못하다니 제가 드디어 미쳐가는건가 싶기도 하고... 저랑 같은 고민이신분 있으려나요.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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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onic
· 7년 전
저도 같은 고민을 가졌습니다 사람과 관계 맺는 건 어렵지만 외롭고 공허한 느낌. 저는 학교를 거의 안다녀서 학급친구도 별로 없었어요. 제 직업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조우하고 그들을 위해 뛰는 직업인데 그렇게 넓고 얕은 인연에서 공허감이 오더라구요. 그래도 너무 억지로 대인관계에 집착하지 않아도 돼요. 나 답게 살면 되니까. 저한테도 이게 고민이기에 뭐라 해결의답변은 못드리지만 그래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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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ES
· 7년 전
결론적으로 어린 시절의 고통으로 인한 결핍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이미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과정이 호르몬 단계에서 부터 일반인과는 다릅니다 예전에는 이러한 연구들이 활발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어린시절의 학대나 정서적 트라우마가 영구적으로 dna 단계에서 부터 악영향을 끼친다는 논문들이 많이 나옵니다..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대뇌부피 성장 감소, 스트레스 조절, 방어능력 저하, 호르몬 이상, 유전자 변형등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정신질환에 쉽게 노출되며 비행이나 범죄로 빠지기 쉽게 된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여럿 있습니다 저도 결핍을 가진 사람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행복해도 다 그때 뿐입니다 이 구멍은 메워지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아요 잠깐 잠깐씩 막아가며 남들보다 더 힘들게 자신을 지키며 살***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것 저것. 잠깐이라도 행복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하는게 좋습니다 안 좋게 돌아서면 한도 없이 바닥으로 떨어지는게 우리니까요.. 저도 졸피뎀 달고 삽니다 지금도 못자고 있고요. 꼭 자신을 지키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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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920
· 7년 전
많이 마음이 힘드시군요... 쉬세요. 좋아하는 일만하고 친구나 대인관계 가족 이런거 생각하지마시고 머리를 비우세요. 친구를 사귈려면 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에너지가 필요해요. 친구에게 집중할 에너지, 노력, 감정 그런데 지금 마음이 너무 힘드니까 친구나 남자친구, 다른 타인에게 몰두할 힘이 없는거에요. 그러니까 사귀고 싶지 않죠. 그렇다고해서 외롭지 않은거 아니거든요.. 외롭지만 사람을 가까이 하고 사람들과 어울릴만한 힘이 없는 상태.. 그러니까 좀 힘이 생길때까지 아무 생각도 어떤 아픔도 떠올리지 마시고 좋아하는것. 마음 편한것들을 하며 쉬셨으면 해요. 그리고 "아 내가 지금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지쳐서 그런거구나." 하고 토닥여주세요. 뭔가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은 쉬어갈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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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cake101 (글쓴이)
· 7년 전
@jsonic 이 새벽에... 감사합니다.. 제가 막 엄청나게 이상한 건 아니라는 생각, 저같은 사람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묘하게 조금 안심되어요. 그렇다고 잠이 오는건 아니지만..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D! 그러고보니... 지금이 새벽인데.. 불면증 있으시군요 저처럼 ㅠㅠ 좋은 하루보다도 불면증이 슬프죠.... 오늘은 부디 꿀잠 주무실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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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cake101 (글쓴이)
· 7년 전
@kimES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지 신체..쪽일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고쳐지지 않는게 정상일 수도 있다는게.. :O 사지멀쩡한데 왜이러지 라는 전제 자체가 무의미한 자기학대일 수도 있었다니... . 평생 안고 살아가야하는거구나 하고 안타깝고 멍하면서도 뭔가 후련한..?? 기분이 들어요. 미지의 불안이 아니라 보이는 결함이라는게 무척...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감사합니다.. 님도 저처럼 동류가 있다는 사실에 위로받으셨음 좋겠어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아니 오늘은 꿀잠주무실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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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cake101 (글쓴이)
· 7년 전
@mis920 감사해요.. 너무 서두르거나 채우려고 하지 않고 당분간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는 걸 해봐야겠어요... 어차피 변하지 않는거라면.... 이 새벽에 이렇게 정성스런 댓글들을 받을거라고는 ㅜㅜ 생각 못했었는데...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잠은 달아났지만 많이 위로받고 가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