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친구 #친구관계 참다참다가 친구에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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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uogae
·7년 전
참다참다가 친구에게 나한테 의존하지 말아달라고 얘기했는데 제가 잘한건지 모르겠어요. <사연이 다소 깁니다 그래도 꼭 읽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올해 사귄 친구가 좀 많이 힘든 아이에요. 어떻게 힘든지 자세히는 얘기할 수 없지만 믿고 얘기를 할 친구도 저랑 다른 반의 한 명뿐이에요. 주변 환경이 걔를 힘들게 하는데 걔는 멘탈이 약한 아이라 그런 환경을 거치면서 거의 무너져내렸어요. 그리고 그런 환경이 여전히 걔를 힘들게해서 그런 힘든점, 그런 환경 속에서 생긴 우울감에 대하여 저한테 털어놓는 경우가 많았어요. 다른 친구도 있긴 한데 그 친구는 이제 새로운 반 친구도 있고 그래서 별로 가서 털어놓고 싶진 않대요. 그래서 사실상 저한테만 우울감이나 힘든 일을 털어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걔랑의 관계의 65%가 이런 구조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솔직하게 좀 많이 우울한 사람이라 1학기 말에 네가 그렇게 털어놓는게 나는 많이 버겁다고 한번 얘기하긴 했어요. 나도 심연에 있는데 너가 내 심연을 봐줘! 라고 말하는것 같다고... 알겠다고는 했는데 그 뒤에 걔가 계속 털어놓았고 제가 힘들다고 할 때 그럼 너한텐 얘기하지 않을게, 라고 답한 적이 있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솔직히 그런 힘든거 하나도 얘기 안하고 겉으로만 반짝반짝 잘 보이는 친구관계가 되고싶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참다가 2학기 들어서부터 얘가 나를 의존하는건가, 라는 확신이 서서 얘랑 있는 순간마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어요. 있는 순간순간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웠어요. 조용한 장소에서 따로 얘기하자고 부르는게 무서웠어요. 의지랑 의존은 다르잖아요. 의지가 내가 없어도 얘는 좀 힘들지만 괜찮을거야고 의존은 내가 없으면 얘는 못 살거다, 잖아요. 전 그렇게 마음 넓고 여유롭고 좋은 사람이 아닌데... 그냥 인생사를 체념해서 겨우겨우 빈 자리를 만드는건데 그런 제가 그런 존재가 됐다는게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저한테 의존하는 얘를 탓할 수가 없었어요. 얘를 그렇게 만든 주변 환경이 너무 힘들다는걸 제가 제일 잘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내가 이걸 안 받아주면 얘는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못하고 혼자서 무너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낭떠러지에서 저 하나 믿는 애인데 저마저 걔를 낭떠러지에 내버려두고 오고싶진 않았어요. 걔가 혼자서 무너질 것 같았고 전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도 너무 힘들었어요. 이런 구조가 계속되면 관계도 건강하지 못할 것이고 제가 얘를 싫어하게 될 것 같았어요. 그리고 나아가 나중에 제가 없을 때도 얘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니가 나를 의존하는 것 같아 많이 힘들다고 말했어요. '난 네가 나에게 우울하거나 힘든 일을 털어놓지 말라고 하는게 아니야. 나를 의지하되 나에게 의존하지는 말아줘.' 이렇게 얘기를 엄청 했어요. 그 애도 이 얘기를 듣고 사실 그랬던 것 같다고 저에게 사과했어요. 그렇게 얘기는 잘 끝났고 더 감정 상하기 전에 잘 얘기했다는 생각이 스스로도 드는데 저는 왜 동시에 내가 이기적이였던걸까?? 라는 생각도 드는걸까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어봐요. 제 선택이 이기적이였던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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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qwer1010169
· 7년 전
아뇨 감정쓰레기통 탈출하신거 축하드립니다 저도 그런친구랑 2년정도 지낸적이있었어욥 첨이야 안쓰럽고 안타까워서 정성껏 이야기들어주고 답해줬는데 시간이지날수록 힘들고죽고싶고괴로워 네가있어서 다행이야 라는말이 버겁더라구요 저도 약한우울증이 오기도 했고 작성자분이 더힘들기전에 잘끊어내신것같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june111
· 7년 전
저는 제가 의지적인 입장이어서 이 글을 보면서 참 미안하게 생각했어요. 저도 나름 사연이 있어서 친구에게 많이 말했었거든요. 그래도 작성자분이 참 따뜻하신 분이신거 같네요. 의지는 하되 의존은 하지 말라는 말도 그렇고 그동안 그 친구의 행동을 보면 작성자분이 참 믿을만한 친구인거 같아요ㅡ 물론 그 친구가 너무 과한 부분이 있는거 같아 끊어낸 거는 잘 한거 같은데 그 친구가 아주 가끔 정말 힘들때는 이야기를 들어주는것도 좋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