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음... 23살 여자예요!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와서 그런지 좀 힘에 부쳐서 대학교를 한 학기 휴학중입니다.
저에겐 4살 차 연상 남자친구가 있어요. 현재는 직장인이예요. 만난지 거의 1년이 되어가고 그분 졸업 전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만났어요.
제 남자친구는 성병에 걸렸어요. 헤르페스와 곤지름을 앓고 있어요. 둘 다 성병 바이러스고 전염 확률이 높아요. 몇달 전 그분에게서 헤르페스를 옮았어요. 혹시 몰라 얼마 전에 HIV 검사를 했어요. 자궁 내벽까지 영향이 갈 수 있다 하여 오늘 성병 검사를 마쳤고 내일은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으러 갑니다.
남자친구는.. 한 세네달 사귀다가 갑자기 성병 고백을 했어요. 조심만 하면 옮을 일 없을거라 했지만, 솔직히 걸릴거 예상했습니다. 관계의 빈도수가 높아지면 감염확률도 높아질 것 이니까요. 그런데 괜찮다고 넘겼어요. 그만큼 많이 좋아하고 사랑해서요.
그런데 엊그제, 성병 검사를 받는 날이 다가올 수록 제 마음도 불안해졌어요. 안좋은 결과가 나오면 어쩌나 초조했어요. 요새 남자친구랑 번번히 다투고 장거리까지 하다보니 남자친구에게 기댈 수 없었어요. 표현도 많이 줄고, 말실수도 잦았어요. 혼자 멍하니 있다가 “만약 이 사람이 날 떠나면 성병에 걸린 날 누가 사랑해줄까?” 라는 생각이 드니 수치스러웠어요. 죽고싶었어요.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말했어요. 죽고싶다고. 괴롭다고. 나 계속 괴롭게 할거면 그냥 꺼지라고.. 그렇게 말하니 알겠다고 대답했어요.
전 너무 깜짝 놀라서 다시 잡았어요. 난 내 마음 알아달라고, 힘드니 다독여달라고 떼를 쓴거라고 하니까 자기때문에 죽고 싶단 생각이 든다면 자기도 이젠 모르겠대요. 하지만 잡았어요. 헤어지면 도저히 저 혼자서 이 상황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요.
평소에는 통화를 하더라도 빨리 끊고싶어 하고 귀찮아 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곤 했는데 제가 산부인과를 찾을 때면 항상 전화로 걱정하고 애정표현을 듬뿍 합니다. 오늘도 그랬어요. 그런데 좋아야 하는데, 오히려 전화를 피하게 되고 카톡도 평소처럼 즐겁지 않아요.
헤르페스 성병에 걸리고 나니 제가 더럽단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그래요. 그럼 죽고싶어져요. 하지만 또 힘들어서 오빠한테 떼를 쓰면 다시 헤어질 상황이 오겠죠? 자기 전에 주저리 써봅니다. 이 이야기를 털어놓을 데가 이세상에 여기 한 곳 뿐이네요. 털어놓을 기회가 주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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