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최고가 되고 싶었다.
아니, 될 수 있을 거라고 자만하고 있었다.
공부도 잘하는 것 같았고, 음악, 미술, 체육에서도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
근데 이제는 모르겠다. 이제야 현실을 깨달은 거겠지.
기말고사에서 국어를 밀려쓰는 바람에 가지 못했던 특목고 애들이 나보다 더 수준 높은 것들을 배우는 것을 보고, 그에 비해 나는 더 쉬운 것을 배우면서 어려워하는 모습을 봤다. 평소에 항상 나보다 못했던 친구가 어느 순간 성적이 오른 걸 봤다. 자신있었던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떨어진 내 점수표를 봤다. 항상 자신었던 배드민턴이지만 반 대항 대회에서 너무 못해서 욕 먹는 나를 봤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노는 내 주변 아이들을 보고 서로 경쟁하면서도 돕고 공부를 치열하게 하는 특목고 아이들을 봤다. 그리고 공부를 하기 위해 친구관계를 포기했지만 공부는 특목고 친구들만큼 열심히 하지 않아 어중간에서 끼어있는 내 모습을 봤다. 3년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의대에 가서 행복해보이는 언니를 봤다. 똑같이 의대에 가고 싶어하지만 언니만큼의 열정을 가지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내 모습을 봤다.
이런 생각 끝에 결국 마지막에는 열등감에 찌들어져서 괴로워하는 나를 봤다. 나는 왜 이러지, 어떤 사람들은 열등감에 시달리지 않고 자기만의 일을 하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하지, 생각하고, 또 이런 생각조차 열등감이라는 걸 또 생각했다.
생각할수록 이런 건 무한히 반복되고, 나의 자존심은 점점 바닥을 치고, 자신감은 점점 사라져간다.
무섭다
뒤쳐지는 게 무섭다. 누군가에게 지는 게 무섭다. 앞서나가는 사람을 보는 게 무섭다.
부럽다
앞서나가는 사람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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