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취준생입니다.
9개월째 구직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번 여름이 너무 덥고 힘들었던 탓일까요.
졸업하고 쉬면서, 놀면서, 틈틈히 입사 지원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두어달 전부터 스스로 느끼기에 일상이 너무 버거워져
지역보건소를 알아봐 찾아갔습니다.
이정도의 스트레스로 상담을 받아도 되는지 수백번을 고민하고,
상담을 하면서도 상담사님께 끊임없이 여쭤보았습니다.
우울증이 꽤 중증이고, 병원에 가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정신과라는 것이 사실 저에게는 겁나기도 했고,
어차피 스스로 극복해야한다는 생각에 혼자 이겨내보려
무작정 외국어회화 스터디와 독서모임 등을 신청했습니다.
침대에 틀어박혀 울지않으려고 오는 연락들은 피하지 않고 외출했어요.
아마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제 성향 때문인지
외출을 한 날에는 정말 멀쩡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상담 이후 한 달쯤 뒤에는 조금 나아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씩 기분이 참을 수 없이 가라앉는 순간들이 찾아오는데
그럴 때마다 혼자 ***듯이 울거나, 그나마 저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에게만 마음을 드러내고 의지하***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꼭 안좋게 끝나요.
저는 요즘 체중이 5키로 정도 빠지긴했지만 잠도 자고 밥도 챙겨는 먹어요.
이런 모습들이 당연히 부모님에게는 우울증이라고 생각치 못하게 하겠죠.
게다가 우울하고 힘들다는 말을 할수록 더 힘들어 진다고 생각해서
우울한 얘기나 생각을 하지말라고 하셔요.
근데 저는 계속 우울하고 눈물이 납니다.
부모님의 이야기에 속이 터질듯 답답하고 저건 아닌 것 같은데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고 복잡해서 별말 못하고 울기만 합니다.
이런 모습이 부모님에게는 더욱 답답할테니 결국 싸움으로 끝나요.
부모님은 지금까지 취업에 대한 압박을 하진 않으셨지만
너가 그렇게 힘들어하니 이제는 더이상 내버려 두는 것보다,
네가 취업문제에 회피하거나 숨지말고 희망하는 직종이 아니어도
일단 부딪혀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취업문제에 직면할 용기가 안납니다.
구직을 해야겠다는 의지도 기력도 자꾸만 사그라들어요.
죽고싶은건 아닌데 그저 오늘 하루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저의 내일이 궁금하지 않을정도로 삶이 허무해요.
상담사님은 이런 무기력이 본인이 못나서가 아니라 병때문이라고 하셨지만
저 말로 부모님과 제 자신을 설득***진 못하는 것 같아요.
심각한 불면증이나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을 만날 때도 별 문제없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무기력과 우울한 기분만으로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부모님 말처럼, 나 스스로 심각한 우울증인가? 라는 생각때문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시련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는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앞으로 어떡해야 하는지 너무나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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