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저보다 힘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이런 고민도 고민이 될까, 했었는데 마카 가입한지 몇 주 된 오늘은 올립니다 .
한국 나이 30이 되었고, 여성이고, 지금 직업 없이 내년 초에 있을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한 번은 떨어졌습니다. 공무원 시험과 비슷한 유형이고, 이제 한 100일 정도 남았습니다. 시험 주기는 1년이어서, 이번에 또 떨어지면 또 1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시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제가 무너지는 게 느껴져서 글을 올립니다.
이번이 이 시험을 두번째 치르는 것인데, 벌써부터 난 안 될 거야 류의 생각이 많이 들고 포기하고 싶어지네요.
그런데 제가 우울하다고 느껴질 떄마다, 스마트폰으로 범죄에 대한 신문기사를 내리 몇 시간을 읽는다거나, 연쇄살인이나 테러에 대한 글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껴져서 이 글을 쓰게 되었어요. 특히 엇그제 새벽 4시까지 불도 안 켜고 스마트폰으로 연쇄살인자에 대한 검색을 하고, 9. 11테러에 대한 자료를 읽었어요.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데, 새벽에 불도 안 켜고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을 보시면 걱정하실까봐 그 때 간신히 폰을 끄고 잠을 자려고 노력했는데 잠도 안 오더라구요.
위와 별개로, 지난주 수요일에는 잠이 안 와서 (그리고 자연스레 내년에 또 불합격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며) 소리 죽여 한 시간 정도 흐느끼면서 울기도 했어요.
공부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도서관에서 봉변을 당해서(2주전에 도서관 화장실에서 *** 사람이 맞을래?하면서 저를 코너로 몰아서 비명을 지르며 몰아낸 일이 있습니다 ^^: ) 그 이후로는 도서관이 힘들게 느껴져서 집에서 공부 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계실 때는 그래도 부모님 생각하면서 공부를 하지만, 안 계실 때 (오늘이 그런 날이었어요)는 스마트폰을 합니다. 그래도 오늘은 신문 기사만 보았지만, 3시간 정도 낭비했어요. 그러고 나면 자괴감이 너무 심하게 들어요. 절대로 바로 공부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또 자거나 공부와 관련 없는 책을 읽거나 하면서 시간을 다시 낭비해요.
부모님께서는 헌신적으로 사랑해주시고(오늘도 제가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보여서 엄마가 편지를 써주시면서 5만원을 그 안에 넣어 주셨을 정도입니다- 집안 재정도 넉넉치 않은 와중에요. 아***가 몇년전까지 제3금융에서 돈을 빌리셨을 정도예요. 지금은 은행빚만 남았지만 그래도 넉넉한 형편은 아닙니다.) 좋은 사람들이랑 스터디 하고 있어서, 부모님 이랑 스터디원들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 들 때는 힘내서 공부가 되는데, 갑자기 '해도 안 될 거야, 어차피 떨어질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 그 기분에 그대로 끌려가 버립니다.
공부하면서 지게된 채무가 너무 많아서 그것도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 학자금 대출이 1500만원, 다른 은행 대출이 천만원 정도 있는데, 내년에 또 떨어지면 대출금 상환을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험 특성상 이시험을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합격한 친구들을 생각하면 질투심이 많이 들기도 해요. 요즘은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는 것조차 힘들고, 가끔 연락와서 위로해주면 별로 얘기하기도 싫고 해서 대충 대화를 마무리해요. 단톡방에선 침묵을 지키고... 인간관계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힘들어지면 요가를 하면서 다시 회복해서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다시 또 이렇게 우울해진 제 모습을 보는 게 속이 상하네요. 파도를 타는 것처럼 할 땐 잘 하다가도 우울할 땐 극단을 찍고, 그러면서 공부할 소중한 시간을 까먹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들쭉날쭉한 제 모습이 실망스럽고 그래서 '넌 안 될 거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자살에 대한 생각도 올해 시험 불합격 발표 난 뒤에 많이 했었는데, 그건 여러가지 이유로 안 하기로 마음을 확실히 먹었습니다. 부모님이랑 주변사람들한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젠 죽겠다고 안 하겠다는 고백도 했고, 스스로 죽어선 안 될 이유를 납득은 하였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한심하게 살 바에는...' 이란 생각이 자꾸 드는 건 여전하네요.
위에 썼던 자극적인 것에 대한 관심(자극적인 기사 등을 하루 종일 읽는 것 등)도, 이런 저런 불안감과 생각들을 잊기 위해 자극적인 매체를 찾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감정에 따라 들쭉날쭉, 때로 이상한 행동(연쇄살인마에 대해 새벽에 검색하는 등)을 보이는 저에게 조언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떻게하면 우울한 생각 안 하고, 100일남은 시험때까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운동 꾸준히 하겠습니다 ㅠㅠ오늘은 안 했지만.)
ㅠㅠ 답변해주시면 정말 너무너무 힘이 될 것 같아요!
(덧:혹시 저를 분석하시는데 필요할까봐 적습니다! 초등학교 때 두 세 차례 왕따를 당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불의를 못참는 성격이라 고등학교 때 폭력과 폭언을 일삼으시는 선생님들한테 반항한다거나 한 적이 있구요. 그래서 선생님이 제 부모님께 저를 정신과에 보내라고 했다고 합니다-좋은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작년에는 한참 시험 준비중에 스토킹을 당했는데, 그 문제를 공론화해서 문제해결이 다 됐다고 느껴질때까지(가해자를 상담까지 받게 할 정도로) 이 악물고 모든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런 기억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서 사족같지만 덧붙입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