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악기와 레슨비를 감당할만한 돈이 없어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어. 난 진짜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매일 몇시간이고 연습할 수 있었는데. 가족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밝게 웃었지만 다 잠든 밤 베게에 얼굴을 묻고 소리죽여 울었어. 며칠이나 그랬는지 몰라. 학교에 가도 계속 그 생각만 나서 울뻔한게 한두번이 아니었어. 그렇게 아파도 내 감정은 누구에게도 말하거나 티내지 않았어. 항상 아무일도 없는척. 살아가는게 행복한척. 아무걱정 없는척하며 웃었어. 속으론 너무 아파 눈물이 흘렀는데도. 일반계 진학을 결정한 후 엄마가 바이올린 취미로 계속 하는게 낫지 않냐고 물었을 때 난 내 마음보다 집 사정이 먼저 생각났어. 한달 학원비 20만원인데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이 생각에 도저히 계속 하겠다고 말 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이정도 했으면 만족한다며 하기 싫은척 말했어. 사실은 계속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다 포기하고나니깐 내가 왜 공부를 해야하고 왜 살아가야하는지 모르겠더라. 그러는동안 집 사정은 더 나빠졌고 동생 학원비 15만원이 없어서 고민하는 상황까지 갔어. 그게 한달도 채 안된 일이야. 그때 나 진짜 절망했어.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노력하고 있는데. 그래도 나 부모님을 믿는척하며 웃었어. 나 잘했지? 지금도 좋지 않아. 외할머니가 사정 알고 있어서 도와주고 있는데 곧 있으면 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거야. 일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이 없나봐. 그러다가 몆 주 전에 한문선생님한테 무심코 마음을 말해버렸어. 공부 이제 안할거라고. 담임선생님한테 말했나봐. 찾아와서 왜 그러냐고 그랬거든. 근데 난 그런 상황조차도 좋더라. 누군가 나한테 관심 가져준다는게. 진심인진 모르겠지만 걱정하고 있다는게 좋았어. 그래서 더 관심받으려고 수업시간에 딴짓하고 괜히 서성거리고 그랬던거 같애. 그런 내가 한심해서 이제는 절대로 감정 티내지 않기로 했어. 내가 무슨일이 있어도 지켜야되는거 3가지야. 다른사람에게 마음 열지 않기, 행복한척하기, 감정티내지 않기. 며칠전에 웹툰에서 공감되는 문장을 봤어. 나같은게 좋아해서 미안해. 라는거. 거긴 짝사랑이었지만. 내가 한문선생님을 좋아한게 죄송한거야. 나같은게 좋아하니깐.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했어. 너는 너같은게 좋아하고 그러면 기분 좋겠냐고. 관심받으려고 발악하는거 꼴보기 싫을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살아. 지금도 그렇고. 차라리 죽고싶어. 그냥 이 모든거 다 두고 떠나는게 나을거 같아. 폐도 안 끼치고 기분 나쁠 사람도 없으니깐. 내 마음이 조절이 안돼. 보기만 해도 좋아지고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힐끔거리고 한심하면서도 조절이 안돼. ***같이.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 쓰고 써도 남을만큼. 3만원인 물건 사고 싶은게 있는데 그게 아까워서 지금 1년째 고민중이야. 어느날은 사자. 했다가도 생각해보면 내가 뭔데 그런 비싼걸 사. 이러고. 그래도 이렇게 누군가한테 말하는거처럼 계속 써나가니깐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싶다고들 해. 근데 과연 내가 행복해질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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