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출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입시를 위해서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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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TONYAN07
·7년 전
영화 연출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입시를 위해서요. 결과적으로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영화계에서 제작진으로서 일을 하는 것이 제가 바라고 제가 원하는 일입니다. 입시를 위해서는 내가 아닌, 감독관이 원하는 시놉시스를 작성해야합니다. 저는 소설을 주로 써왔기에 시놉시스 형식으로 바꿔 쓰는것이 많이 어렵더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처음이니까요. 학원에 있는 같이 수업듣는 분들은 저보다 먼저 오래 공부하신 분들이고, 재수,엔수를 할 정도로 영화에 열정이 있으신 분들이니 열등감을 갖거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존경스러워요. 여담이지만 이 부분에선 수학 단과 학원을 다니며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던 상황과 반대가 되어 조금 놀랐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글을 쓰면 쓸수록 저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제가 쓴 글에 대해 자신이 없어집니다. 피드백을 받으면 기초적인 부분부터 피드백을 받는데, 쓸수록 자신이 없어집니다. 시놉시스이든 소설이든 중요한건 주인공의 디테일한 설정인데, 그 부분부터 지적을 받으니 자신이 없어집니다. 사실 나는 글을 못쓰는데 그동안 착각하고 있었던게 아닌가,하는. 그리고, 가장 큰 의문점은 내가 왜 영화의 길을 택했는지에 대한 이유입니다.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을때, 밥먹듯이 영화관에 출석했습니다. 상업영화들을 보며 우울증을 버텨왔습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영화가 없었다면 저는 죽었을겁니다. 그래서 영화가 좋아졌고,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학원에 가보니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더라구요. 다들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합니다. 목표가 뚜렷해서, 좋아하는 장르가 있어서, 그 영화에 대해 공부를 합니다. 전 부끄러워지더라구요. 제가 본건 MCU를 제외하면 특정 배우가 나오는 영화들인데,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건지 한 번도 생각도 안해봤고, 영화를 많이 봤다고 말을 내뱉을 수 없을 정도로 다들 영화도 많이 알고, 많이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저랑은 다르게. 내가 진짜 영화를 좋아하는건지 의문이 듭니다. 그저 우울증을 버티게 해준 매개체가 우연히 영화였고, 그걸 좋아한다고 착각을 한것이 아닐까 하는. 아직 처음이니까 너무 혼란스러운것일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래도 의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족물, 힐링물,추리,서스펜스,판타지,공상과학 많은 장르들의 영화를 봐도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정확히 정해지지 않습니다. 다 좋아해요.다 좋아해서 다방면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입시 면접의 교수님들이 원하는 대답은 그것이 아닐테니까요. 너무 무책임해보이고. 고작 두 번 수업 받고 많이 지쳐 감정이 북받쳐 써본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밤새 비가 오고 기운도 축 쳐지는 이런 밤은 전 싫어해요. 그냥 읽어주신것만 해도 감사해요. 혹시 일요일 국민대 실기 보러 가시는 마카님이 계시다면 같이 힘내요 우리. 좋은 밤 보내세요, 마카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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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nong
· 7년 전
그토록 무언가에 빠져본 기억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거에요. 더군다나 그것이 지금의 글쓴이님을 있을 수 있게 한 것이라면 더더욱이요. 그게 글쓴이님이 그 방면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해요. 깊이 몰두해본 사람만이 남을 몰두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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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v
· 7년 전
이야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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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tobeloved
· 7년 전
정말.. 영화 감독 되기 딱 좋은 이유로군요 :) 나중에 씨네 21에서 인터뷰하면 꼭 그렇게 말해야해요. 정말 멋져요. 그리고 어린 나이이신 것 같은데 명확한 장르가 정해지지 않은 건 당연한거고 또 좋은 거예요. 이런 저런 장르를 접해봐야 새로운 걸 시도할 수 있답니다. 한국은 특히나 장르를 많이 섞잖아요. 가령 스릴러와 코미디를 섞는다든가.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화이팅입니다. 당신은 어려서 한 번 넘어져도 갈 수 있을 만한 나이에요. 사실 열 번 넘어져도 충분히 갈 수 있는.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