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학교에 대한 불만입니다.
꽤나 상세히 적었기에 어떤 학교인지 알 수도 있지만, 말하지 말고 넘어가주세요.
저희학교는 야자가 자율입니다. 그리고 크게 세 반으로 나뉘어 있죠. 사랑, 소망, 믿음. 이렇게요.
사랑같은 경우엔 자격조건이 없어 비교적 들어가기 쉽지만 장소가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공부하려면 교과서를 매일 들고 다녀야 하고 말이죠. 이 점때문에 학교측에서 사물함을 사놓았지만 자물쇠 다는 것도 없어서 보안에 취약할뿐더러 주말에 공부하고 싶어도 자신의 익숙한 자리가 아닌 소망반의 아이들 눈치를 봐가며 소망반 자리를 써야 합니다.
소망같은 경우엔 3층이라 힘겹게 올라가야 하고, 자습 분위기도 대부분이 잡니다. 때문에 코고는 소리가 들릴 때가 많습니다. 사랑반이 소망반으로 승격하려면 자습시간을 많이 채워야 합니다. 소망반의 경우엔 독서실 책상이 각각마다 있어 편리하지만, 주말엔 혹여 자기자리에 사랑반 아이가 있을지 몰라 늘 조마조마해하며 공부하러 갑니다. 어쩔땐 실제로 자신의 자리에 다른 이가 앉아있어 짐을 옮기고 다른 자리에 가서 앉아야 할때도 있습니다.
마지막, 믿음 같은 경우엔 들어가기 더 어렵습니다. 전교 11등 내에 들어야 하거든요. 만약 다음 시험때 등수가 11등 밖으로 밀리면 다른 아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소망반으로 하락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졸지 않게 분위기 조성도 선생님들이 해주시고, 모의고사 대비도 해주고, 공부도 봐주고, 특별히 이들만 들을 수 있게 방과후까지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 수석이자 유명한 모 카페의 운영을 맡고 있는 이의 부름에 항상 불려가면 뭔가를 들고 오더군요. 이번엔 서울대에서 발간한 2015개정 교육과정 고교생활가이드북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세 반들.
믿음반에게 모의고사 준비의 도움을 주는 것보단 사랑반에게 도움을 주는게 더 좋지 않겠냐고, 어차피 공부 잘하는 애들은 이미 잘 준비할텐데 뭐하러 준비해주냐고, 그러고도 왜 모두에게서 같은 비용을 걷어가냐고. 차라리 믿음반한테 더 걷고 사랑반은 덜 걷지. 라고 선생님께 여쭤보니 사랑반 걔네는 어차피 해줘봤자 몇명이나 오겠냐고 하시더군요. 비용은 모두가 공평하게 내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구요.차라리 그렇게 낭비할바엔 이게 더 낫다고 하시더군요.
고교생활가이드북.
우리 1학년 전교생 모두에게 필요한 것 아닌가요? 분명 고등학교에 배부했다고 들었는데 어째서 받은 건 그 아이들, 소수인가요.
우리들 모두 알 권리가 있으나 당신들은 그걸 침해했습니다.
사회 선생이시면서 참.. 모순이시네요.
이런 학교인 주제에, 꼴에 자랑스럽게 한다는 말이 "한 명 한 명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라니.. 진짜 역겹습니다. 혐오스러워요.
사람을 성적으로 차별대우하고, 성적에 따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성적을 보고 어렵사리 정한 진로를 비웃고..
제가 교무실에서 희망대학을 말했을때, 그렇게까지 폭소하셔야 했나요.
어이없다며 실컷 웃어놓곤,
"하아.. 진짜 미치겠다~"
"올 1 맞아오면, 그 대학 생각은 해볼게."
선생이신가요?
진짜로 선생이신가요?
이런 선생들로 가득차고,
이런 체계들로 운영되며,
퍽이나 한 명 한 명 소중히 여기는 우리학교.
이게 진짜 학교인가요?
진짜 이게 학교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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