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여대생입니다.
제게는 한 살 어린 남자친구가 있어요.
사귄 지는 약 10개월 정도 되었고, 친구로 지낸 지는 올해로 벌써 8년째랍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지금 3주째 연락이 안 돼요. '잠수'라고나 할까요...
저와 남자친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본능적인 끌림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학년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온 전교생이 알 정도로 친하게 지내서, 연인이거나 가족으로 종종 오해받기도 했었어요.
실제로 남자친구와는 어렸을 때부터 정말 많은 것을 공유했고, 많은 아픔을 공유했던 사이에요.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남자친구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저는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다른 친구를 통해서 채우고 웃으며 자기 자신의 아픔과 고통이는 무딘 사람이었고, 남자친구는 매우 섬세하고 예민하며 조금은 냉소적이고 공동체에서부터 방관하는 태도로 자신을 보호하고는 했어요.
서로가 가진 비슷한 아픔을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모습이 어쩌면 서로에게 매력이 되었고 또 동경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서로를 사랑하게 된 뒤로, 우리는 어쩌면 보통 연인과는 조금 다른 사랑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오랜 시간 알아왔는데도 사랑은 매우 뜨거웠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였으며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었고 우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미래를 이야기하고는 했어요
한 번도 싸우지 않았고 항상 애틋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본인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잠수를 타곤 했어요.
잠수 타기 전에 미리 얘기하는 것도 아니에요... 오랜 시간 혼자 시간을 가지고 모든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나타나선 미안하다며 힘들었다면서 울었던 적이 사귀면서 몇 번 있어요.
애초에 조금만 바쁘거나 하면 연락을 잘 안 해요. 하루에 카톡 한 두통... 전화도 며칠에 한 번..
만나기로 하면 1시간씩 늦기 일쑤고, 항상 그 때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어요
저는 그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또 설령 거짓말을 했다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거나 미안해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더 추궁하지도 않았어요.
이번에도 남자친구는 어떤 말도 없이 잠수를 타고 있어요.
2달동안 그에게 연락이 온 건 사흘 정도에요.
집에 무슨 일이 있다는 것만 '대충' 알고 있고, 지금은 마지막으로 연락온 지 3주째랍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게 말해요. 그런 연애 왜 하고 있냐고..
사실 사귄 지 6개월 쯤 되었을 때 잠수타는 것 때문에 제가 못 견디고 헤어지자고 했었어요. 그래서 우린 6개월동안 헤어져있었고 다시 만나게 된 게 4개월 전입니다
4개월동안 거의 2달 가량을 만나지도 대화 나누지도 못했어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아무런 말도 없이 태도도 없이 그냥 감감무소식이다가 괜찮을 때만 나타나는 사람...
미워할 수도 없어요
어쩌면 그 사람의 그 '어쩔 수 없는 사정'들에 저는 너무 마음 깊이 공감하고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의 매번 반복되는 어쩔 수 없는 사정들을 또 이해해주고 마는 것 같아요
그는 제게 이렇게 잠수를 탈 때면 이렇게 말해요.
자기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제게 어울리는 사람이 못 되어서 자격이 없는 것만 같아서 미안하다구요....
잠수 타는 이유도 비슷한 이유인 것 같아요.
제 옆에 멀쩡한 모습으로 있을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숨기로 결정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바라는 건 그게 아닌데도 말이에요.
물론 이런 이야기들 여러번 했어요.
걱정할 기회를 달라, 마음이 너무 힘들다, 그냥 어느 모습이라도 나는 좋으니 옆에 있어달라... 하는 말들이요.
매번 미안하다고 그러겠다고 해놓고 이렇게 또 사라지네요
제가 어쩌면 좋을까요
만나서 얘기라도 하고 싶은데 만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소식 없는 사람에게 이별을 고할 수도 없고
이젠 기다림도 지쳐서 더는 자신이 없는데
또 이 사람 없는 미래가 두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이 사람과 헤어지면 나를 이토록 사랑해주는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사람이 사라진 후로 거의 매일 꿈을 꾸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기억이 또렷한 꿈은 이 사람이 이별을 고하는 꿈.... 혹은 극적으로 재회하는 꿈
제가 어디선가 방황하는 꿈들을 꾸곤 합니다
제가 대체 어쩌면 좋을 지 모르겠어요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사랑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는 못하겠지만 또 앞으로 마냥 행복할 자신도 없어요
정확하게는 이 사람이 나를 더이상 절대 두 번 다시 기다리게 하지 않는 것을 바라는거겠죠..
하지만 그게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이 반복되는 꿈도 기다림도 지겹습니다
마음이 너무 공허하고 외로워요
제가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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