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수능 끝나니까 너무 허무하고 우울하다. 최저 못 맞춰서 논술 시험 일정도 다 취소되고 12월 2일에 있는 시험만 남았다. 수능 전에 본 논술 시험에 붙으면 그 대학 갈 지 말 지 정해야 하고 아니면 재수 확정이다. 우울하다. 선배들, 지인들, 친구들 등등 나를 응원해준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능 망했다고. 재수할 것 같다고 말할 용기가 없다.
내가 너무 오만했고 오만하다. 나의 1지망은 최상위권 대학의 순위에 드는 대학이고. 나머지는 전부 중위권 대학인데. 1지망 최저를 못 맞춰 재수를 생각하는 꼴이다. 심지어 수능 전 논술을 본 대학에 합격해도 별로 다니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무의식중에 계속 '나는 내 1지망 학교에 합격할 수 있는 사람인데 저길 가?' 라는 오만방자한 생각이 계속 떠오른다. 내가 싫다. 죽고 싶다, 진심으로.
울 자격도 수능을 잘 봐야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 울음을 참았더니 눈물샘이 고장났다. 부모님이나 누가 수능 얘기를 하면 눈물이 난다. 최저를 못 맞춘 지금은 그냥 죽고 싶다. 침대에 누워 울거나 잠을 자거나 이 두 개만을 반복하고 있다. 죽고 싶은 삶이다. 비참하고 괴롭고 우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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