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헤어지고 싶은데 미안해서 말을 못 하겠어요..
2년 정도 사귄 커플입니다. 둘 다 대학 때 만나서 처음부터 장거리였고 지금은 취준생입니다.
아..사실 보통의 연애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처음에 서로 막 좋아죽고 하루종일 연락하고 전혀 그런게 없었거든요. 저는 매일 보고 싶고 계속 연락하고 싶은데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한다면서도 만나자고 하면 좀 부담스러워 하고 카톡도 3,4시간 마다 오고 그랬습니다. 항상 제가 그 사람 지역으로 찾아가고 돈도 더 내고..
한 200일쯤 되었을 때 제가 인턴 면접 보는 날이었습니다. 한 2주 정도 못 봐서 면접 끝나고 나 사는 곳으로 보러 와 줄 수 있냐고 했는데 역시나 거절.. 그래서 한번도 제가 와 달라고 할 때 온 적 없다며 화내니까 그 사람이 자기가 더 이상 해 줄게 없다며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러다 한 두달 뒤에 다시 그 사람이 연락 했고 다시 사귀게 되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다시 잡았으니까 좀 더 잘해주겠지 했는데 하루이틀 칼답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더라구요..
그렇게 연락도 한두시간에 한번씩, 전화도 일주일에 한번 할까말까, 만나는 것도 2,3주에 한번씩 하는것에 적응 해갔습니다. 둘 다 취준 시작하면서 오히려 더 낫다 싶기도 했구요. 그 사람도 점점 더 저에게 마음 열고 먼저 연락하고 만나러도 오고 그랬습니다.
지루하지만 착하고 믿음직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저도 그냥 계속 그런대로 지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한결같고 믿을만한 사람 없다며 좋은 사람이다 하면서요.
얼마전 800일이었는데 저도 전 날에 알고 그 사람은 당일까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하나도 서운하지가 않더라구요. 뭐 시험 때문에 바쁘니까 하고 넘겼습니다.
올해 시험이 다 끝나고 좀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을 때 문득 둘 다 취직이 되고 그 때도 계속 만나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솔직히 시험 공부에 방해되기 싫어서 안 헤어진 것도 있었는데 지금은 막 좋아해서 만나는 것 같지도 않고 제가 서운해하는 부분들, 싫어하는 것들도 여전히 같았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간다는 건 느껴져요. 제가 좀 답장 안하거나 단답한다 싶으면 보고 싶다, 만나러 갈게 그런 식으로 표현하구요. 근데 이제는 그런걸 볼 때마다 좋은게 아니라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더 만나려면 더 만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그냥 시간만 더 보내고 그 사람한테는 못할 짓인거 같고 의미 없을 것 같아요.
진짜 나쁘게 생각하면 그 사람도 내가 좋아할 때 헤어지자고 했었고, 그 이후로도 자기가 미안해서 못 만나겠다며 2번이나 더 그만하자고 했었는데 난 말하면 안되나 싶기도 해요.
그 사람은 나랑 2년 만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들을 배웠으니까 이제는 더 좋고 잘 맞는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이제는 다른 사람 만나보고 싶구요.
그런데도 헤어지자고 못하겠는 건 그 사람이 어릴 때부터 좋지 않았던 가정사가 있는데.. 폭력 이런건 아니고 뭐 부모님 별거, 형제들의 정신적, 신체적 문제 등입니다. 현재 진행중이구요. 그런 아픔을 겪은 사람에게 제가 또 큰 상처를 주는 것 같은게 너무 마음이 아파요. 그 사람은 여전히 절 좋아하는데 저만 마음이 식어 가는 거잖아요.
제가 그 사람을 책임져야 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한 것도 아니지만 정말 저 하나 때문에 헤어지자고 말을 못 꺼내겠어요.
헤어지자고 했는데 잡을까봐 더 걱정이고, 헤어지자고 나서 그 사람이 슬퍼하고 우울해 할 것도 너무 걱정입니다.
어떻게 말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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