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하고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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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가장 친하고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절교를 했습니다. 다 큰 어른이 절교를 한다는 게 우스울 수도 있지만, 어찌되었던 그렇게 되었습니다. 너무너무 가깝게 지내다가 차츰차츰 멀어져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모든 걸 말하는 사이에서 하나 둘씩 말하지 않는 게 늘어갔고, 일상을 공유하는 일에 소홀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관계에 위기가 찾아왔는데, 처음에는 제가 우리의 요즘 감정과 상황에 대해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때는 어찌어찌 서로 이해를 하고 잘 넘어갔습니다. 당시엔 쌓인 오해를 풀고 마음을 토로했다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냥 좋게 해결하고 싶어 언어를 많이 순화***고 뭉뚱그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친구가 저에게 절교를 통보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최근 제가 그 친구에게 큰 잘못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약 1-2달 사이 쌓여있던 많은 일들과 외면해온 감정들, 쌓아온 의문들이 이런 결과를 더욱 부추겼다고 생각합니다. 연인과의 이별보다 친구와의 이별이 더 후유증이 큰 것 같습니다. 괜찮으려고 노력하고 잊으려고 힘쓰는데 드문드문 생각이 나네요. 저처럼 친한 누군가와 헤어진 경험이 있는 분들이 계신지.. 혹 계시다면 어떻게 힘든 시기를 이겨나가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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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laa (리스너)
· 6년 전
안녕하세요, 마카님. 저도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와 절교를 했어요. 이십대 후반이 다 되었는데 이 나이먹고서요. 사실 살다보니 자연스레 연락이 드물어지고 그러다 안부묻기도 민망한 사이가 되어 자연스럽게 끊어진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인연을 끊자고 말한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연인과 이별한 것보다 더 슬프고 더 견디지 못하겠더군요. 연인은 언젠가 헤어질 수 있단 것을 전제하고 교제하지만, 이 친구는 거의 가족 같았기 때문에 서로간에 어떤 갈등이 있어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제 생각일 뿐이었어요. 부끄럽게도 너무 많이 울어서 주변에서는 제가 연인과 헤어진 줄 알 정도였고 당시에 저도 차라리 연인과 이별하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오래 알고 함께 했던 친구를 잃는다는 게 마치 저의 조각 일부를 분리하는 것 같아 도저히 견디기 힘들더라구요. 저와 친구는 많은 것이 잘 맞고 비슷했지만... 친구는 사람을 잘 끊고 그런 편이었고 저는 어지간하면 사람을 끊지 못하는 편이었어요. 인연이라는 건 혼자서 잡고 있어봤자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저도 극복하려 노력을 했지만요. 마카님의 사연이 너무 저와 비슷해서 댓글을 길게 달게 되었네요. 저는 올해 따뜻해질 무렵에 친구와 헤어져서 벌써 몇 개월이 지났지만, 이제는 감정이 조금 정리되고 마음도 그럭저럭 괜찮은 와중에 아직도 종종 생각이 납니다. 아무렇지 않다가도 함께 일상을 공유했던 추억이 떠오르면 가슴 한 켠이 시큰거려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힘께 한 시간이 그리 깊으니 치유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야겠지요. 기운 내세요, 마카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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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6년 전
@lylaa 긴 댓글 보면서 참고 있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네요. 감사합니다. 이 일 과정에서 비난을 많이 들어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제 잘못이 더 크기 때문에 그냥 웅크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댓글 보며 위로 많이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저도 잘 이겨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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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io
· 6년 전
저도 20년지기 친구랑 절교 했는데 살다보니 베프가 자연스레 다시 생기더라구여~너무 마음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