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오늘 오랜만에 네 꿈을 꿨어
이제는 미련도, 사랑도 없는데
그런 꿈을 꾸니 마음이 어지럽더라.
꿈 속에 나는 네게 보고 싶었다며 사랑한다 수줍게 고백했어
너 또한 나 몫지 않게 달콤한 고백을 쏟아냈지.
사랑이란 감정이 얼마나 나를 동하게 만들던지
그 짧은 망상이 하루를 통째로 흔들었어.
그리움에 속을 태우며 애닳아 했던 감정과
한 때 행복했었던 너와 내가
온종일 눈 앞에 아른거리고
잠시의 행복한 추억이 지나가면
너를 만나 상처 받았던 순간들이
시야를 덧씌웠어.
이젠 정말 현실을 잘 아는데.
네가 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걸
당장 네 눈 앞을 지나쳐가도 감정의 동요가 없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잘 알고 있음에도 왜 아직 난
각색된 꿈 한 자락을 못 놓고 있는지.
네게 매달렸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저 아래로 추락하기도 하고,
냉정하게 날 끊어내던 너의 모습에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끼기도 해.
후련함과 후회 그리고 창피함
긍정적이며 또한 부정적인 감정이
머리를 헤집어 놓고
얼굴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가
다시 차갑게 식게 만들어.
근데 오늘은 그 창피마저도 거쳐야 할 의례였거니
한 때의 추억이거니 넘겼어.
더이상 그만큼 창피하지 않더라
정말 연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겠지
다시 만날 일 없으니 여기서 그만이라고
이렇게 추억을 되새기고 있는 것도 나 뿐이라고.
나의 마음이 약해졌을 때
그런 날에 네가 떠오르는 이유가
그 때의 너에게 그때의 내가 참 많이도
의지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어.
네가 내 운명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난 더 아파야만 했겠지.
넌 더는 날 사랑하지 않고,
그럼으로써 우리에게 영원은 허락되지 않았던 거야.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
난 어떤 특별함을 바랐고
그건 소설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었던 이야기였던 거라 생각해.
현실과 상상의 괴리는 늘 격차를 두고 존재하니까.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이지만,
최소한 지금은 이해해.
다시 돌아오지 않을 현재라는 시간에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
상처 받을까 두려워 말고 처음처럼 사랑하는 것.
다음 번에, 만약 내가 다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사람이 되어서
이별 후 잠시 가슴앓이를 하더라도
사랑이 끝난 후 미련을 깔끔하게 버리고 싶어.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