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직장이겠죠? 깁니다. 같은 사연이 없어서 적습니다. 참고하려고 했는데..
중3입니다. 1년 쉬다 학교 갈 건데 이대로 해도 괜찮겠냐는 생각이 매번 듭니다. 처음에는 가야 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고 고등학교, 중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과연 사회에서 쓸모가 있나? 나중에 막상 필요할 때 그것을 생각할 수 있을까? 등등 생각들이 많아져서 솔직히 왜 가야 하는지 모릅니다. 중졸로 사는 게 저의 생각보다 더 많이 힘들고 그나마 고졸이 나은 것도 알고 대졸해도 백수로 사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압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있어 보이려면 스펙이 좋아야 하는 것도 압니다. 저가 무슨 선택을 하든 가족들이 특히 엄마가 저를 많이 뒷받침해줘야 할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저희 집에 빚이 많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저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긴데 이것도 곧 한순간인데 내가 뭘 하든 어차피 죽을 건데 굳이 내가 하기 싫은 걸 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가 공부가 하기 싫다는 건 아닙니다. 저는 수학도 좋고, 역사도 좋고, 사회도 좋고, 국어도 좋고, 체육도 좋고, 과학도 좋고, 영어도 좋고 다 좋았습니다. 도덕도 좋아했고요. 하지만 대부분이 그렇듯 시험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시험 때만 되면 저는 모든 걸 중단하고 공부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수업 때마다 이건 왜 이런 거예요? 이 게 이러한 이유는 이러해서인가요?라고 묻던 게 어디서부터 몇 쪽까지 나오나요? 시험에 이건 뭐라고 적어야 하나요?로 바뀝니다. 저는 시험을 3주 전부터 준비했습니다. 주말 포함해서 2시간부터 4시간까지 합니다. 시험으로 1주일 전에는 밤을 새우면서 공부합니다. 저번에는 새벽 4시에 잔 적이 있습니다. 그땐 너무 피곤해서 평소보다 더 빨리 잤는데, 꿈에서도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배운 기억이 아주 강렬했기에 아직도 생각납니다. 당연하지만 이렇게 공부를 하다 보니 성적이 올랐습니다 평균에서 1등, 2등, 3등 정도 하게 되었죠. 학원 안 다니고요. 저번에는 교과 우수상을 받았는데 기분이 좋았습니다. 처음 받은 상이라서요. 하지만 이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제 몸이 망가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공부를 할 때마다 혀에서 느껴지는 오돌토돌함과 밥 먹을 때마다 아파지는 염증, 가발만 쓰면 데스노트 L과 싱크로율 100%인듯한 다크서클, 매번 아려오는 팔과 밤샐 때마다 찾아오는 시려움, 면역력이 떨어져 매번 감기와 콧물을 달고 살고, 매번 시험과 겹치는 생리와 시름을 합니다. 이런데도 저보다 공부를 안 하는 친구가 저보다 성적이 좋고(기숙사 같은 방이었습니다), 놀지도 못하는 생활에 질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이렇게 공부한 게 기억이라도 나면 덜 억울했을 텐데 생각도 안 납니다. 오히려 궁금증에 외운 카르스트 지형이 똑바로 기억나죠.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결과는 과정만큼 안 나오고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남은 건 내신밖에 없는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내신이 얼마나 중요한 건데, 진학의 폭이 넓어지잖아! 등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게 내신뿐이라면 저는 학년이 올라가서 똑같은 짓을 해야 합니다. 1학년께 기억 안 나서 친한 동생에게 책 빌리고, 2학년에게 이것 좀 가르쳐줘라고 또 부탁을 해야합니다. 예전에 수학쌤께 너무 많이 가서 교감쌤이 수학을 가르쳐 주신 적도 있습니다. 저는 이 짓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배우는 건 즐겁고 행복하니까 좋아합니다. 하지만 남는 게 내신뿐이라면 정말 싫습니다. 내신도 저가 고등학교 갈 때나 필요하지 시간이 지나면 쓸모없으니까요. 그래서 공부를 놓았습니다. 그러자 다른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소중함, 운동이 왜 필요한지,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몸이 힘들면 마음도 힘든 것,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등을 알았습니다. 뜬금없지만 이때 체육쌤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하나로 수업을 하시거든요. 이때 너무 행복했습니다. 저에게 행복이란 게 안 올 줄 알았는데 행복이 와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 행복이 어찌나 가볍게 보이던지 저는 오히려 여기서 멈추면 안 돼, 더 나가야되라고 끊임없이 생각했습니다. 이때, 행복도 때가 되면 사라지는 것을 알았다면 그냥 뒀을 텐데 싶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행복을 ***는 멍멍이 ***가 되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가야 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고 고등학교, 중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과연 사회에서 쓸모가 있나? 나중에 막상 필요할 때 그것을 생각할 수 있을까? 등등 생각들이 많아져서 솔직히 왜 가야 하는지 모릅니다. 중졸로 사는 게 저의 생각보다 더 많이 힘들고 그나마 고졸이 나은 것도 알고 대졸해도 백수로 사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압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있어 보이려면 스펙이 좋아야 하는 것도 압니다. 저가 무슨 선택을 하든 가족들이 특히 엄마가 저를 많이 뒷받침해줘야 할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저희 집에 빚이 많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저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긴데 이것도 곧 한순간인데 내가 뭘 하든 어차피 죽을 건데 굳이 내가 하기 싫은 걸 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에게 이유도 말 안 하고 나 학교 안 갈래라고 말했습니다. 엄마 입장에선 얼마나 어이가 없었겠습니까. 밥 먹다 학교를 안 가겠다니. 위에서 안 꺼냈지만 저는 도예, 목공, 코바늘, 배구, 제과제빵, 피아노, 비올라, 책 보기, 그림 그리기 등도 좋아했고 좋아합니다. 그래서 나는 코바늘이나 목공 같은 걸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까였습니다. 그래서 또 달려들었습니다. 또 까였습니다. 이렇게 몇 번을 싸우니 엄마가 백기를 들었습니다. 욕을 불사조로 살 만큼 얻어먹었습니다. 솔직히 그럴만합니다. 저가 뭐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은지 말을 안 했습니다. 그저 밀어붙였죠. 그러니 더 화가 났겠죠. 저가 계획서를 보여드렸다면 바로 좋다고 말했을 겁니다. 근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처음으로 말을 꺼냈을 때 둘 다 울면서 끝이 났거든요. 엄마는 집 나가고 저는 울고 집이 쥐 죽은 듯이 조용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제 사정을 이해해달라는 것이 아닌 그저 싸움으로 변해서 왜 이러는지조차 까먹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든 이겨서 얻어냈습니다. 저가 고집이 셉니다. 대신 완전히 안 가는 게 아니라 1년만 쉬는 거였습니다. 그때 저도 알았나 봅니다. 아무것도 안 할 거라는걸. 처음엔 나름 좋은 이유였지만 점점 갈 수록 학교가 가기 싫어서 안 간다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아무것도 안 할 것 같은데 그냥 학교 가지? 어떻게 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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