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약을 장기간 복용 중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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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flyingquail
·6년 전
나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약을 장기간 복용 중이고 학교도 휴학했다. 부모도 그것을 알고 있다. 부모를 싫어한다. 정말. 그냥 싫어한다는 말로 표현을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들은 너무 혐오스럽다. 어떠한, 부스러기 만한 애정도 이젠 찾아볼 수가 없다. 나를 언제나 걱정하고 나를 위해 사는 그들이지만 내 인생을 가로막았고, 가로막고있고, 가로막을 인간들은 세상 유일하게 그 2명이다. 매일 그 2명의 얼굴이 보기 싫어서 눈을 뜨면 나가고 모두가 잠이 들 때 집에 들어간다. 내 방에 들어가서 자고 싶지만 아직 그들이 잠들 시간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면 또 어쩔 수 없이 쩐내가 나는 피***에 들어간다. 이런 생활이 너무 지겹다. 의사는 잠을 왜 그렇게 늦게 자냐고 닥달만한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약은 일찍 자야지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엄마는 불안이 너무너무 큰 사람이다. 내가 약을 한번 거르면 당장 목을 메고 죽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약을 안먹은 것을 확인하면 손을 싹싹 빌고 울면서 자기 보는 앞에서 약을 먹으라고, 네가 죽으면 나도 죽겠다고 말한다. 그냥 깜빡해서 안먹은건데... (안믿어준다) 그래서 엄마가 자꾸 내 앞에서 그런 *** 행동을 보이면 난 일부러 엄마에게 보여주기 위해 더 미치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엄마를 그만두게 한다. 약을 왜 굳이 엄마가 보는 앞에서 먹어야 하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사실 내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기 때문에 울면서 빌고 있는 엄마 앞에서 책 페이지를 한장한장 찢거나 내 머리를 한 웅큼씩 뽑는다. 그래서 엄마랑 아빠는 내가 진짜로 *** 애라고 믿고 있다. 입원을 해야하는데 그나마 약을 먹어서 버티고 있는거라고 믿고 있다. 난 진짜 미치지 않았다. 병원에 갈 땐 언제나 엄마가 따라왔다. 내 진료가 끝나면 반드시 엄마는 다시 진료실에 들어가서 의사와 나에 대한 면담을 했다. 아마도 그 때 엄마가 내가 많이 이상하다고 위험한 수준이라고 얘기 했던 것 같다. 엄마가 자꾸 병원에 따라다니는게 싫어서 엄마가 주소를 모르는 곳으로 병원을 옮겼다. 원래 먹던 약을 적어서 제출했다. 그러다 보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는데, 내 약에는 조현병 약이 섞여있었다. 환자가 아닌 보호자의 의견이 내 입으로 말하는 내 상태에 대한 얘기 보다 중요했던 모양이다. 조현 증세가 있거나 해당 약을 복용하시는 분은 진료할 수가 없다면서, 나쁘게 말하자면 치료 거부를 당했다. 진료비 5900원만 내고 처방 없이 돌아왔다. 진료실에서 울 뻔했는데 겨우 참았고 돌아 가면서도 머리가 백짓장 같아져서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약 2년간 나와 상담을 해온 선생님과 정밀 검사지로 상태를 검사해보았다. 나는 조현 지수가 높긴 하지만 약을 복용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였다. 나는 그저 우울증이라는게 나타났다. 눈물이 나왔다. 나는 미치지 않았지만, 세상에 있는 단 2명(사실상 하루에 5분 이상 대화하지 않는)은 나를 절대로 미쳤다고 믿고있다. 나는 부모가 정말 진심으로 어떠한 형용사를 붙여도 크게 과장이 아닐 만큼, 마음 속 깊이 혐오한다. 방금 집에 돌아왔을 때 재수없게 두명 다 깨어있었고 나를 보자마자 약은 잘 먹고 있냐는 안부를 물었다. 내 약에 신경쓰지 말라고 골백번 정도 얘기를 해왔지만,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였다. 네가 빨리 치료를 해야 학교를 다시 다니고 어쩌구 소리를 하길래 말을 끊어버렸다. "내가 약을 먹었는지 묻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아픈 사람은 나고 아픈 걸 알고 있는 사람도 나고 제일 진심으로 낫고 싶은 사람도 나인데, 내 얼굴을 볼 떄마다 약을 먹었나만 물어보면 내가 굉장히 잘못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 여러번 여러번을 얘기했지만 듣고 있지 않았던 것 같아서 이렇게 길게 얘기 하는건데 진심이야. 제발. 내가 약을 먹는지에 대해 신경 쓰지 마." 라고, 마구마구 쏟아내듯이 얘기했다. 그래, 알겠다. 라고 엄마는 매우 의기소침한 말투로 얘기 하고 내 방을 나갔다. 어쩐지 죄책감이 드는 것 같아서 온 몸이 혐오스러운 기분이였다. 그렇지만 아마도 엄마는 내일 일어나면 아침약을 먹었냐고 또 물어볼 것이다. 내 예상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 밤 나를 입원시켜야한다고 진심으로 말하던 그들이 생각 날 것이고, 내가 듣기 싫어 나가려고 했을 때 쟤 지금 나가면 사고친다! 라고 소리를 지르며 내 목과 가슴팍 언저리, 그리고 다리를 붙잡았던, 나를 완전히 야생 동물을 제압하듯이 제압하던 그들이, 그리고 그렇게 제압당했던 그 날 그 밤이 생각 날 것이고, 출동한 경찰이 나를 그저 정신이상자인 딸로 생각 하며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약을 삼키라고 했던 그 시간이 생각 날 것이다. 나는 내일 일어나서도 그들이 나에게 말을 걸지를 않기를 바라며 조마조마한 마음을 붙잡고 외출을 할 것이다. 그들을 마주보아도 약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않기를 바라며 온갖 태연한 척 밥을 먹을 것이다. 그들이 나를 죽고싶게 만들지 않기를 바라면서, 아주 잘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내일도 그저 그런 두렵고 우울한 하루를 버텨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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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ica8888
· 6년 전
내일은 오늘보다 좀더 괜찮아질꺼예요 힘내요 당신은 소중한사람입니다 자기자신을 미워하지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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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tic1784
· 6년 전
님 친구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