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할아*** 장례식이었다.
그때 나는 쌍커풀 수술을 하고 코에 필러를 넣은지
몇 달이 지나 얼굴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고
오랜시간을 알고지낸 지인들로부터 빈말일지라도
정말 예뻐졌다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외모칭찬을
듣고 입가와 눈꼬리에 즐거운 웃음을 달고 다니던 차 였다.
내 옆에는 나와 정반대로 미인인 엄마를 똑 빼닮은데다
착하고 똑똑해 주위사람들로부터 늘 호감만을 사던
내 여동생이 서 있었는데 일하시는 아주머니 두명이 가까이 와서는 관계를 물었다. 당당히 자매라고 대답하자 두 분은 티나게 킥킥대더니 하나도 안 닮았다며 웃었다. 나도 늘 그랬던 것처럼 웃었다.
그 분들이 미안한데 동생이 훨씬 예쁘다 언니는 좀 못생겼네 라고 언제나 듣던 말을 이번에도 하기에.
나에게 과분한 행복을, 동생과 어머니를 비롯한 세계에 당신 손으로 정성껏 빚어낸 아름다운 피조물들만이 가져야 할 행복에 아주 잠깐, 그것도 착각 속이었지만 감히 만취되어 있던 내가 신은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정말 잠깐이었는데 그마저도.
내 얼굴에 녹아내린 몇 백은 지금도 허공과 바닥만 빤히 쳐다본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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