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16살 여중생입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남들보다 특별했다고 해야하나요, 아님 불행했다고 말해야할까요.
전 다문화 가정입니다. 제 아빠는 흑인, 엄마는 한국인인 저는 혼혈이에요.
어렸을때부터 "영어 잘하겠다" "이쁘게 생겼네" 같은 소리를 듣고 자랐었지만 초등학교를 들어가고나서 상황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어요.
어렸을때부터 유독 피부가 어둡고 큰 키 탓에 또래 애들의 놀림감이 되었고, 한국의 '미'의 기준에 너무나도 뒤떨어지는 제 모습이 혐오스러워 부모님 몰래 피부에 밀까루를 바르면서 제 자신을 위로한적이 있었어요.
가끔가다 어떤 선생님들은 저에게 말을걸어주고 연필을 빌려주는등의 행동을 하면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기도 했고요. 저는 제가 마치 다른아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어딘가 부족힌 아이로 취급당하는게 익숙해져갔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상황은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지진 않았어요. 아이들은 그저 스티커를 모아 선물을 받으려 저를 도와줬고, 선생님이 없을때는 수위가 강한 놀림을하며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한테 말하기엔 주위에서 "너는 버려질꺼야" 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혹여 힘들다고 징징대면 정말 아무도 절 사랑해주지 않을까봐 두려워 말을 하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티비에서 자살을 한 한 여학생이 뉴스에 나왔고 전 그 분이 너무나도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딜가도 좋지못한 대우를 받을거라면 차라리 저 언니처럼 스스로 끝내는게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그저 모든걸 포기하고 싶었어요. 가끔씩은 차라리 우리 아빠가 백인이거나 일본인, 아니면 중국인이였어요 이런 대우를 받았을까 생각하면서 아빠를 원망하기도 하고, 평범한게 부러워 곱슬머리였던 제 머리를 7시간이나 들여 펴도, 선물이나 돈을 주더라도, 아니면 차라리 진짜 혼자 있어봐도 끝까지 따라오는건 웃음섞인 조롱이였으니까요.
모든 사람들이 나쁜건 아니였어요, 그 중에서도 절 안타까워 하시면서 잘해주시는 분들도, 몇몇 반 친구들도 있었지만 어린나이에 저는 버티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거울을 봐도 제 피부색, 몸, 모든게 너무 혐오스럽고, 버티기가 힘들어 사진 혹은 거울을 *** 않은지도 이제 오래되었어요. 감정을 감추는법을 또래 누구보다 잘 알고, 어떻게 하면 눈에 안 띄고 다닐 수 있는지도 알았고요.
다만 제가 자살을 택하지 않은 이유는 제 가족이였습니다. 학교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집에들어오면 늘 반갑게 맞이해주는 가족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어요. 다만, 트라우마는 영원한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그때 버티다 버티다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께 울면서 털어놨었어요. 힘들다고, 죽고싶다고, 살기 싫다고 소리를 지르니 엄마는 어렸을때 잘 버텨왔으면서 왜 지금 힘들어하냐, 그저 흘려보내라 라는 소리와 함께 저를 제 방으로 쫒아냈어요.
사실 그때 엄마한테 상처받는것보다 버려질까봐 두려운 마음이 더 컸어요. 생각치도 못한 차가운 반응에 내가 질린걸까 진짜로 사람들말처럼 쫒아내는걸까 무서워 울음이 그쳤습니다. 그날밤에 부모님이 절 다시 찾아와 정말 괜찮다고 물었지만, 전 다시 진심을 보이는게 무서워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어요. 농담이라고.
그리고 1년 후에 저와 제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왔습니다. 부모님은 사업때문이라고 말하셨지만 저는 저때문에 굳이 이민을 온 것 같아 죄책감과 책임감을 떨쳐낼수가 없었어요. 저보다 4살 어린 동생을 어떻게든 내가 먹여살려야지 하면서 미술을 전공으로 하고싶었지만 돈이 안된다기에 의학쪽으로 가려고 공부를 했어요.
하지만 이해도 못하는 언어로 성적을 올리는건 너무 힘들일이였고, 지금은 좀 나아졌다만 다시 떨어지는 성적을 보면서 예전에 들었던 말들이 다시 저를 괴롭히고 있어요. 차라리 미술을 할껄 이라는 마음이 들면 가족생각이 나 포기할수밖에 없고, 진심으로 원하는데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워요. 매일 밤마다 자기전에 저를 쫒아오늘 말들때문에 새벽에 겨우 잠들고 학교에서는 언어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아요.
한국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고 좋아하는 것도 많은나라지만 다신 돌아가고싶지 않은 고향이에요. 지끔까지도 전 다른사람이 절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고민때문에 치마도, 원피스나 화려한 옷들은 "저딴애가?" 같은 비웃음을 살까봐 두려워서 못 입고있어요.
물론 저도 제가 제 마음가짐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제 어릴적 기억은 영원히 저를 따라올거라는걸 알기에 이미 포기한 상태에요. 웬만해선 진짜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고, 아무런 일도 아닌데 정말 ***처럼 웃으면서 가벼운 애라고 주위에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위로는 안해주셔도 괜찮아요. 그냥, 그냥 누군가한테 한번쯤은 말하고싶어서 쓴 글이에요. 이렇게 상처받아 이젠 영원히 뒤 돌이킬수없는 삶을 살고있는 아이가 있다, 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요. 부디, 저와같은 아이가 있다면 제발 다르다고 생각하지말고, 똑같이 대해주세요. 피부색이 다르더라도 같은 감정, 다 느낄수있는 사람이에요.
저와 같은 경험을 하는 아이가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기를 기도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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