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호오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아이들 #장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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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못생겼다고 생각한 아이들 이야기 문득 드는 생각 나는 예쁜걸 좋아하고 나만의 미적취향이 있다. 나는 여성의 얼굴이 예쁘다고 느끼고 예쁜 여성의 얼굴을 보면 눈길이 가기도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더 예쁜 것 같다고 느끼는 여성의 얼굴은 있었지만 아직까지 못생겼다고 느끼는 여성의 얼굴은 발견하지 못했다. 남성의 얼굴은 예쁘다고 전혀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모두 다 다르게 생겼다는 것 외에 다른 의미를 판별하기 힘들다. 그런데 사실 살면서 딱 두 사람, 저런 외모를 두고 못생겼다고 하는 것일까? 하고 느껴지는 남자아이가 딱 두 명 있었다. 한 아이는 초등학교 때 반 친구였는데 반아이들이 모두 '***'라고 불렀다. 그 아이는 곱슬머리였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곱슬머리보다 생머리가 더 좋지만 내 머리가 아닌 이상 더 큰 의미는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반아이들 중에 누군가는 그 아이에게 머리에 이가 있을 것 같고 지저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 1년동안 그 아이 머리에 이가 있는 걸 본 적도, 냄새를 맡은 적도 없었다. 아이들은 걔한테 뭔가 더럽고 신경질나게 생겼다고 했다. 그 아이는 반 아이들과 자주 싸웠다. 치고박고 싸운적도 있었다. 아주 가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혼내는 자리에서 문제행동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언제나 과격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아이가 멀쩡하게 말거는데 상대 아이가 말걸지 말라고 날카롭게 소리치는 것을 들은 적도 있었다. 그 아이가 먼저 적대적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늘 그렇지는 않았다. 용건이 있어 나와 말을 섞을 일이 있었지만 약간의 호의적인 느낌과 조심스러움을 섞어 멀쩡하게 말 걸었고 당시 평소 다른아이들에게 하듯 똑같이 대답하자 멀쩡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 아이는 평소 나에게서 흥미를 끌어내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다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한 번도 내게 피해를 준 적이 없기 때문에 유감스러울 일이 없었다. 딱 한 번 내가 전달사항을 전했을 때 '어쩌라고' 라고 대답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그 때 그 아이가 어쩐지 어색하고 민망해서 완전히 적대적으로는 대답하지 못하고 독기가 덜 올라 어딘지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그 아이에게 매일 시비걸고 날카롭게 대하는 반 아이들이 그 아이를 점점 날카롭게 벼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움나면 항상 아이들은 그 아이가 먼저 욕했다고 일렀다. 그 아이는 항상 내가언제 라고 소리쳤다. 선생님한테 혼나면서 욕하고 소리치는 그아이는 억울하고 분해보였다. 꼭 뭔가 쌓인게 폭발하는 듯 화를 냈다. 나는 왠지 키우던 햄스터가 생각났다. 만지고 싶고 건드리고 싶어 건드리면 햄스터는 구석에 몰려서 엄청 크게 찍찍거리며 신경질을 낸다. 그러다 진짜 세게 물리면 순간 너무 아프고 화가 나지만 내가 먼저 건드려서 사실 할말이 없다. 그래도 나도 신경질나서 더 괴롭히면 햄스터는 계속 찍찍거리고 깨물고 도망치다가 스트레스받아서 죽는다. 나는 사실 반아이들이 그아이를 외모때문에 싫어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했던 말을 생각해보면 나는 그것밖에는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맨날 아이들이 그것때문에 싸우느라 그아이가 소리치고 씩씩거리지 않을 때의 모습도 제대로 *** 못했다고 생각한다. 난 그 아이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 아이의 이름은 ㅇㅅㅈ였다. 또 다른 아이는 중학교 때 반친구였다. 그 아이는 무척 조용한 아이였다. 나서는 일이 없고 필요해서 말 걸 일 있으면 약간은 느릿하게 호의적인 느낌을 담아 조심스럽게 말했다. 언제나 혼자 무언가를 끄적거리고 있었다. 반아이들은 그 아이를 심하게 때리거나 꼭 싸움을 걸진 않았지만 자주 말걸고 놀렸다. 짓궂은 남자애들은 주먹으로 괜히 툭툭치거나 가끔 이유없이 한마디씩 욕을 뱉기도 했다. 그 아이의 성이 J였는데 맨날 J자기라고 부르면서 '야 넌 J자기하고나 사겨라' 'J자기마누라' 라고 하며 다른사람을 놀릴 때 그아이를 이용했다. 그 아이는 항상 일기나 글을 쓰고 있었는데 일부 아이들이 어디보자 라면서 뺏어보려고 하기도 했다. 그 아이는 절대 뺏기지 않으려고 종이를 찢어버렸다. 그 아이는 왠만한 일에는 기분도 나빠하지 않았고 좋게좋게 답했다. 아이들이 괴롭혀도 크게 화도 내지 않았다. 하지마 하지마 만 반복했지만 괴롭히는 아이는 계속했다. 그럴 때 그 아이의 얼굴은 눈치가 둔한 내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슬프고 시무룩해보였다. 어느날은 자습시간에 음악선생님이 감독으로 들어와서 돌***니다가 그 아이가 무언가 쓰고 있는걸 우연찮게 발견하고 궁금해했다. "어머, 어쩜 왠일이니 ㅇㅇ이 시 쓰는거니? 궁금한테 우리한테도 알려주면 안 될까? 애들한테도 좀 들려줘 어쩜 요즘 세상에 이런 감성을 가진 애가.." 하면서 그 친구가 쓴 시를 읽어달라고 했다. 그친구는 엄청 부끄러워하면서 잘 못썼다고 안된다고 사양하다가 선생님이 계속 조르자 결국 자기가 쓴 시 한 편을 읽어줬다. 나는 그닥 문학에 관심이 없었지만 솔직히 시를 잘 쓴 것 같진 않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쓴 시를 듣자 뭔가 순수함이 느껴졌다. 맑고 깨끗한 느낌? 뭔가 그런 감성이 느껴졌다. 그 친구를 생각하면 예민 노래가 생각났다. 또 어렸을 때 프랑스어로 예쁜 단어를 찾아서 자기 책상 위 벽에 붙여놓고 나에게 보여줬던 진짜 귀여웠던 단짝친구가 생각났다. 또 어느날은 환경미화를 하겠다고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어릴 적 사진을 가져오라고 했다. 반아이들 중 자주 말거는 아이들이 그 아이한테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는 동안 나도 우연히 옆에서 그 사진을 보게되었다. 나는 그 사진을 보고 그 아이가 부럽다고 느꼈다. 백일 사진이었는데 사진 속 그 아이 얼굴은 그 당시 중학생때랑 정말 그대로 똑같았다. 그런데 사진 속 그 아이는 양손에 샛노랗고 굵은 금반지를 정말 열 손가락에 다 끼고 있었다. 그 사진을 찍을 때 축복속에서 얼마나 사랑받으며 찍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뿌리깊은 가정문제가 있던 나는 그아이가 그순간 진심으로 부러워졌다. 그 아이는 약간 말이나 행동이 느릿한 편이었고 살짝 어눌한 기색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어쩐지 이제까지 그 아이가 겪어온 사람들과 그 아이를 대한 순간들이 그 아이를 주눅들게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도 내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아이가 싫지는 않았다. 나는 그 아이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 아이의 이름은 ㅈㅈㅇ이었다. 나는 그 아이들을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전혀 싫어하지도 않았다. 만약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내가 그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반에 특별히 친한 친구가 없어보이는 그 아이들과 내가 친해지기에는 그 아이들이 특별히 나의 흥미를 끈 구석도 없었고, 나는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무심하면서 낯을 많이가리고 관계 시작에 수동적이었다. 나는 그 아이들이 어쩌면 바로 그 못생긴 얼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 아이들이 나에게 나쁘게 대하거나 상처준 적이 없어서 그 아이들은 결코 내게 싫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처음엔 얼굴이 너무 예뻐서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여자애도 한 명 있었다. 그 아이도 그닥 나를 나쁘지 않게 생각해주었다.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 아이와 관심사나 개그코드가 잘 맞지 않았다. 너무 안 맞아서 어느 부분에서 웃는지 안 웃는지 난해했다. 그 아이의 얼굴은 정말 예쁘지만 표정이 별로 없는 편이라서 눈치가 없는 내가 알아보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그 아이는 외모 외적인 모든 부분에서 내가 대하기 어려운 유형이라서 크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연애감정으로 정말 좋아했던 처음이자 마지막인 단 한 명의 사람, 내 첫사랑은 내가 그렇게나 예쁘다고 생각하던 여성의 얼굴이 아닌 남성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내 첫사랑의 얼굴은 사상최초 예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한 유일한 남성의 얼굴이 되었다. 내 경험만으로 생각하면 나에게는 외모와 호오(좋아하고 싫어함)는 전혀 다른 문제로밖에 생각되어지지 않는다. 가끔 자존감이나 사람의 마음이 아닌 외모가 관계문제의 가장 큰 원인일지 모른다 생각하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비록 내 정신상태나 알맹이가 건강하지는 않을지언정 외모에 있어서는 내 생각과 비슷한 이들이 많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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