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뭐랄까 저는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사람들 눈에는 아직도 '전학생'입니다. 작년에 전학왔거든요. 근데 그때 제가 왔었을때 쯤 비슷하게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나이도 저와 같고 한가지 다른게 있다면 다른나라에서 왔다는 거죠. 저도 언어를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고 말하다보니 서로를 더 잘 알게되고 공통점도 몇몇개 발견하게 되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때의 저로서는 친구도 없는 상태기도 했고 아직은 다른것들도 낯설고 서툴러서 더 그 친구가 먼저 눈에 띄었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저는 지금껏 운이 좋다고 생각해왔었고 그 친구를 곁에 둔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근데 이미 제가 미쳐 생각치도 못한 문제들이 불현듯 찾아와버렸었네요.
저는 '전학생'이기도 하고 아직 사람들이 저희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꿈에서도 신경안써 봤어요. 이 친구를 단순히 저와 똑같은 사람이기에 그냥 친구라고 여겼던 저의 신념을 깨버린 건 '사람들의 행동이 바뀐다'에서 시작되었죠. 학교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서는 그 친구가 '외국인'이겠지요. 근데 '전학생'과 '외국인'의 조합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울지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지금 학교 친구라고는 그 친구밖에 없고 만약 그 친구가 개인사정으로 학교에 안 나오게 되면 저는 다시 혼자가 됩니다. 그런 기간동안 다른 친구들도 사귀려는 노력은 해보았지만 저는 이미 '외국애랑 같이 다니는 영어하는 이상한 전학생'이라는 이미지로 굳혀진 것 같더군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저는 사람들의 행동이 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제가 그 친구와 함께 있을때와 없을때에 말이죠. 학교에 있는 동안 사람들이 제일 저에게 많이 묻는 질문이 그 친구에 관한거였죠. 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때 저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친구도 눈치를 챈듯 했지만 '사람들이 아직 너를 잘 몰라서 그러는 걸꺼야'라고 저에게 위로하면서 단순히 넘어가라고 했죠. 하지만 그 친구는 알까요, 단순하게 생각하기엔 너무 크게 얽히고 얽혀진 문제라는 것을. 만약 그 친구 말이 맞다면 사람들은 영어로 '안녕'이라고만 인사하지 않겠죠. 애초에 그렇다면 이상하게 느끼지도 않았을겁니다.
이제는 그냥 모르겠어요. 갑갑해요. 그냥 그 친구를 제 친구로서, 친한 친구 두명이 함께 다니듯, 편하게 생각하고만 있었는데 이런 문제들과 맞다을 줄은 예상도 못했습니다.
그 친구가 올해에 다시 자신이 왔던 나라로 돌아가게된다면 저의 남은 학교생활은 또 얼마나 불편해질지.. 그냥 다 같이 좋게 편하게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원래 왠만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편인데 이건 무슨 매일매일 만나야하고 커져만 가는 문제라서 머리만 아프고 이젠 저도 지쳐가네요. 그렇다고 그 친구와는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그 친구도 다른 친구가 그렇듯 저의 소중한 친구고 타지로 홀로왔는데 앞으로도 저희는 계속 친구일 것입니다. 다만 사람들의 시선과 '낯선이라서' 생기는 그 친구에 대한 특정한 관심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생겨날텐데 이게 저를 자꾸 그 친구에게서 밀어내려고하고 있네요. 정말이지.. 이제는 무시만 하는게 아니라 이 문제를 대해야 될때가 온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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