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여자들에게 둘려쌓여 일한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혹여나 농담으로라도 못생겼다는 이야기를 하면
분위기가 냉랭해진다.
이들이 얼마나 아름다움에 민감한지 알게됐다.
그래서 굉장히 조심스럽다.
근데 최근들어 이 친구들은
박보검닮은 남직원이 와야 업무에 있어 사기가
높아 진다는등의 농담을 서로 나눈다.
인정한다. 나도 그럴것 같으니까.
근데 웃긴건 그 멘트가 끝나면
날 보며 한숨을 쉰다.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닌데
스스럼없이 말이다.
본인들은 그런거에 병적으로 민감하면서 내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게 너무 서운하다.
그런 티도 못낸다. 덩치크고 인상 험한 남자는
그런 티를 내는순간 '생긴거랑 안맞게 속좁은 남자'
라고 매도한다. 난 태어나서 한번도
건달같은 인상이었으면 좋겠다 한적 없는데,
그들의 반응은 마치
니 선택인데 왜 니가 책임질 생각을 안하냐
는 식이다.
피팅모델이 입은 모습을 보고 옷을 사면
거울속에 내모습은 산적같은놈이
아이돌 흉내내는 것처럼 보인다.
나도 좀 가늘고 인상도 좋고싶다.
애같이 굴어도 덜떨어져 보이는게 아니라
사랑스러워 보이고싶다.
그들은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운데도
지금보다 더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에 절망한다.
지금도 사랑받는데도 더 사랑받지 못한다는것에
투정을 부린다.
그 옆에 묵묵히 일하는 나는
살면서 단 한번도 아름다운적이 없는데도,
단 한번도 사랑받지 못했는데도,
매일같이 거울앞에서 좌절하는데도,
스스럼없이 그런 소리를 한다.
가증스럽고, 얄밉고, 괘씸하다.
팔자 주름이나 생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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