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얼굴이 정말 못생겨서 정말 많은 상처를 받았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만큼.
근데 웃긴 건 가끔 친구들에게 내가 몸이 예쁘다는 말을 듣는다.
다리 길다, 머리 작다, 손 예쁘다 등등.
그래서 난 아무도 안 볼 때 내 몸을 관찰하면서 외모로 받은 상처를 '그나마' 위로한다.
이 때 나는 울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면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자괴감에 빠진다.
'어차피 친구들이 해준 칭찬 그거 다 내 얼굴에 비례해서 그나마 괜찮은 거라고 말 한 거였을텐데.
게다가 난 돼지잖아. 단백질 덩어리 투성이인...'
같은 자기혐오적인 생각들이 *** 듯이 떠오르면서 결국 내가 몸이 예쁘던 말던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가 여태 들은 칭찬이 전부 내 얼굴에 비해서 괜찮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는 죽는 걸 생각 해 봤다.
자살을 생각했을 때 내 머리만 부서지고 몸은 그대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사람들이 예쁜 몸의 소유자의 자살을 더 안타까워 해 줄 테니까.
내 얼굴이 사라진다면 조금 더 아름다운 사람의 자살이 되는 거라고, 그래서 사람들이 더 슬퍼 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정사진은 못생겨서 사람들이 덜 슬퍼 해 줄 거라고도 생각했다.
또 온 세상 사람들이 전부 머리가 없다면 난 그 사이에서 조금 더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하지만 내 몸은 그냥 살이 출렁이는 지방 덩어리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볼 때 얼굴을 *** 몸을 ***는 않는다.
내 살이 출렁이는 걸 보고 거의 일주일동안 밥을 아예 굶은 적이 있었다.
배는 안 고팠는데 (나 같은 돼지가 배고파하는 것 자체가 죄악이라 여겼기 때문에 아예 밥을 먹고싶다는 생각조차 안 들었다) 움직일 힘이 없었다.
이래서 사람이 밥을 먹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난 내가 사람인 게 원망스러웠다.
기숙사학교 재학중이라 다이어트 식단으로 먹을 수도 없다.
또 공부를 하려면 열심히 먹어야 한다.
성적을 버리고 살을 빼야하나.
하지만 성적을 버리고 살을 뺀다 해서 내가 예뻐지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몸매가 이상하고 얼굴이 예쁜 게 나을 것 같다.
자존감이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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