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는 광신도입니다.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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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저희 엄마는 광신도입니다.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사이비는 아니고 천주교세요. 하지만 지나칠정도로 종교활동에 집착하고 강요하는 엄마때문에 이제 저한텐 사이비나 몇 억명의 신자가 있는 천주교나 그게 그거에요. 길거리 도믿맨이나 저희 엄마나 크게 다르게 느껴지질 않아요. 저희 엄마는 거의 매일 성당에 가세요. 성당에 안가는 날엔 기도모임, 성지방문, 무슨 성당에서 하는 강연?같은거 가시고 집에서 남는 시간에도 항상 기도를 하세요. 진짜..이정도면 거의 성직자의 스케쥴 아닌지...근데 단지 종교활동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 정도가 아니에요. 엄마는 이전부터, 제가 어릴때부터 꾸준히 성당에 다니셨지만 요즘들어서는 눈에 띄게 엄마의 세계관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지나칠정도로 종교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영화를 보고 있었어요. 종교영화가 아니라 그냥 흔한 상업영화요. 근데 거기서 좀 철학적이거나 교훈적인 대사나 장면이 나오면 그걸 전부 종교적으로 해석하고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세요. 그게 진짜로 의미하는게 무엇이던간에, 제가 옆에서 ‘아 이거 감독 인터뷰 봤는데 이러이러한 의도라더라’이렇게 말을 하더라도 엄마는 엄마대로 종교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요. 그리고 좋은 뉴스를 얘기하면 또 일이 그렇게 된 일련의 과정을 전부 주의 뜻으로 연결짓고 나쁜 뉴스를 얘기해도 똑같아요. 결국 엄마랑 일상적인....종교를 벗어난 대화는 아예 불가능해요. 그리고 그런 엄마와의 생활은 종교가 없는 저로선 정말 고문입니다..엄마에게 어떤 주제로든 말을 붙이는 그 순간 저는 종교적인 얘기를 들어야하고 물론 끝은 기도해라 성당에 나와라 입니다...강요받는 것에 대한 문제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엄마가 점점 종교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사람이 되는거같아 무섭고 다른사람같아요..집에는 성모상이 열개도 넘고 오늘은 또 아는 성당사람한테서 세로 50cm는 되어보이는 성모마리아 그림액자?를 받아와서 거실 한쪽벽에 걸어놨네요.. 제가 독립하면 끝날 문제같으면서도 같이 사는 아빠가 안쓰러워요..아빠도 비신자인데 엄마를 배려한다하시면서 엄마가 종교얘기해도 저처럼 무시하고 피하지 않고 들어주시고 하는데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저도 알아서 멀리서 보고있기도 힘드네요. 옛날의 엄마가 그리워요..그때는 현실의 삶과 종교적 신념의 밸런스가 딱 그냥 보통의 사람같았는데 이제는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겠어요. 도대체 왜 점점 더 깊게 심취하시는지...저는 엄마를 미워하진 않아요 사랑해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엄마의 모습이 모두 사라지고 종교에 빠진 엄마만 남아가는 지금 다가가기 싫은게 제 진심인거같고 그 자체가 슬퍼요. 엄마가 더이상 현실에 있는 사람들은 봐주지 않으니.. 아빠도 다른 가족들도 점점 진심으로 엄마랑 대화할 수 없게되는게 눈에 보이네요. 저는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바로 여기서 가족들하고 행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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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114
· 7년 전
맹목적인 신앙은 몸과 정신적으로 해롭습니다. 모든지 적당히... 글에서 지적하신 삶과 종교의 밸런스를 맞춰가는게 중요하지요. 에구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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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super114 진짜 답이 안나오는 문제에요ㅠㅠ제가 엄마한테 이런 솔직한 얘기를 하면 제 얘기는 순전히 무슨 악마?의 꼬임으로만 보시고 절 죄인 취급만 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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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GGUCCI
· 7년 전
저도 천주교 신자 인데요...ㅜㅜ 악마의 꼬임이라니.. 아직 학생이라 잘 모르지만 그런말 하시는 분은 성당에서 한번도 못봐서 당황스럽네용ㅠ 위에 분이 말씀하신 것 처럼 종교를 믿는건 좋지만 해가 될 정도로 집착하는건 좋은게 아니죠...많이 힘드시겠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