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잠시 옛날이야기를 털어두겠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감정표현이 별로 없는 아이였습니다. 길을 잃어도 울지 않고 묵묵히 집을 찾아오는 아이였죠. 그래서인지 부모님은 어릴적부터 마음이 여려 자주 우는 오빠를 더 챙기는 편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철들기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으셨고 수시로 싸우고 어머니가 우는 걸 많이 보며 커왔습니다. 오빠는 항상 우느라 제가 어머니를 위로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결국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그 뒤로 어머니가 저희를 키워오셨습니다. 따로 직업이 없던 어머니는 저희를 키우기 위해 일을 가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어머니에게 어리광만 부리는 오빠와는 다르게 저는 떼를 잘 쓰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항상 어머니가 ***는대로, 바라는대로만 해오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어머니의 사랑을 바라는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어머니가 밤낮 안가리고 일을 하게 되셨을 때 저는 오빠와 단 둘이서 집을 봐야 했습니다. 오빠는 그 당시부터(현재까지) 컴퓨터 중독이 심했고, 제가 컴퓨터에 손대려 하면 항상 얻어맞기 일수였습니다. 오빠의 일방적인 폭행은 약 5년간 계속되었습니다. 어디에 있던 제가 도망치면 쫓아와 폭행하였습니다. 그것이 제 일상이었습니다.
어머니에게 말해도 너가 오빠 성질을 건드렸겠지, 너가 오빠 말을 안들어서 그래 하며 넘어가는 정도였습니다. 어느날엔 가슴을 세게 맞아 기절을 한 적도 있었지만 어머니의 반응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오빠가 군대를 가고 3년 뒤에 돌아왔을 때 오빠는 많이 달라졌더군요. 동생으로 저를 아껴주려고 했습니다. 지난 날은 미안하다면서요. 하지만 저는 스물셋이 된 지금도 그 때의 그 악몽같은 시절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를 도와주지 않은 어머니도, 오빠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잘 지내기 위해 말을 좋게 하고 싶어도 근처에만 다가오면 날카롭게 반응합니다. 주변 친구들은 네가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자립하는게 어떠냐고 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저는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다섯손가락에 꼽히는 정도려나요. 하지만 그저 겉으로만 친구인 사이일 뿐입니다.
힘든 일을 겪고 나서 집에 오면 그래도 가족이 있습니다. 친구에게는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도 가족에게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어머니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아이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하고 싶고 다른 모녀사이처럼 살깁게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제가 말을 살갑게 말을 걸면 차갑게 대하기만 합니다.
이런 제 감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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