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도 사물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싫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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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qwer0izzzzI
·7년 전
감정도 사물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싫어하고 증오하는 사물을 오래넣어둔 서랍에서 꺼내게되면 그사물에 얽혀있는 사연과 생각들이 쏟아져나온다. 종이로 꽁꽁싸매져있어 겉으로는 보이진않지만 그사물은 낡고 헐었지만 그날 그모서리로 맞은 부분은 아직도 닳지 않고있다 저기구석 조그마한 서랍에 사물을 넣어둔다. 마음이 계속걸리지만 그사물이 나에게 묻혀놓은 모든 상처와 때를 씻어내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욱여넣은 사물을 넣은 서랍은 언제나 불안정하다. 금방이라도 뿌서질듯 이미다리하나가 빠져있고 나무결사이로 좀벌래가 나온다. 가끔씩은 내밤잠을 찾아와 벌레가 괴롭히기도 한다. 보기싫어.....서랍을 저멀리둔다. 무섭다 금방이라도 달려와 나를 헤칠것 같다. 시간이 지나 계절이 두번바뀌고 무감각해졌던 피부도 이젠 빛을 느낄수있고 손끝이 다쳐 만져도 무감각했던 흉터 들이 새살이 다돋아있을때쯤 불현듯 그사물이 생각이난다. 꽁꽁싸매어 아무도 못보게 말아놓은 그사물이 가끔씩은 생각이 난다 햇살이내리는 어느날 서랍을 열어보았다. 눅눅한 종이와 나무는 썩어문들어있었고 썩고썩어 곰팡이가 핀 사물을 만져보았다 역시 그날에 느꼈던것저럼 차갑고 날카롭다. 좀벌레들이 내팔을 올라와 새살을 갉아놓았다 나도모르는사이에 난 좀벌레들에게 뒤덥허졌고 눈앞을가려 희미하게보이는 길마저 안보여 내가지금 차도로인지 길가인지 헷갈리게한다. 그러다문득 생각이났다 나는 이벌레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알고있다는게 생각이났다. 약도 상담도못하는 나는 그저 바닥에누워 흘러가는 시간을 보며 이벌레들이 내온몸을 파헤치고 내가 질려 떠나기전까지만 기다리면 돼는거라고. 밥에서 좀벌레가나와 밥을 안먹었다. 몸을씻을려다가 나를바라보는 거울에서 벌레들이 기어나와 그냥안씻었다. 밖에나갈려고 신은 신발에는 벌레들이 우글거려 그냥 안나갔다. 그냥있었다. 내몸을 헤치고있는걸 알면서도 그냥 가만히있었다. 그냥.....그렇게 살았다. 남들 다그렇듯 나도그냥 살았다. 그냥살다보니 그냥살게됬다. 앞이안보이고 벌레가 온몸을 기어오르고 밥을먹을 이빨도 잠을취할 숨도없지만 그렇게 살고있다. 살아있는게 어쩌면 내가해야할 가장큰 목표이자 도전일지 모른다. 우습지만 그게내가 할수있는최선이자 노력이니까 나는오늘은 내가 조금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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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sthanmine
· 7년 전
대단하세요 많이 힘드실텐데 포기하지 않고 버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신 분이라면 언젠가 그 꽁꽁 숨겨둔 사물과 혹은 그 벌레들이라도 영영 이별할 날이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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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0izzzzI (글쓴이)
· 7년 전
@ursthanmine 감사합니다:) 정말그런 날이 곧왔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