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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wjddb4155
·7년 전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3학년인 여자입니다. 지금은 고3, 중학교때부터 줄곧 제가 우울증인지 고민했어요. 어릴때부터 어려운 집안 사정 얘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들었고, 어머니가 힘들다 하시는 이야기, 우시는 모습, 싸우시는 부모님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이 저렇게 힘드신데 나라는 짐까지 지게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점점 스스로를 절제하게 된 것 같아요. 한번도 무언가 사달라 조른 적 없는 모습이 부모님은 서운하신 듯 하지만 집안 사정이 많이 나아진 지금까지도 저는 용돈 달라는 말조차 조심스럽네요. 결국 어머니는 작년부터 따로 살게되었어요. 더이상 부모님이 싸우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나름 고3이라는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기에 어머니 없이 있는게 힘들기도 하네요. 집안일도 혼자 밥하고 혼자 먹는 것도 익숙해졌지만 부모님께 투정도 부리고 챙김받는 친구들이 부러운건 어쩔수 없네요. 아***랑은 사이가 별로 좋지 않거든요. 항상 가정에 무관심하셔서 몇년동안 이야기조차 해*** 않았어요. 지금은 그나마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만, 불편한건 어쩔수 없는거같아요. 어머니랑은 연락도 만나는것도 몰래 해야해요. 그런데 얼마전에 한번 어머니랑 통화하다 좀 울컥했는데. 옆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시는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 다시 전화도 못드리고있네요. 대부분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거나, 차라리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내요. 갑자기 아무런 의욕도 기력도 없어서 아무일도 못하고, 아무일도 안하는데 너무 지쳐요. 갑자기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혼자서 몰래 한참을 울기도 하고. 친구의 카톡에 답장 하나 하는 것 조차 힘에 부칠때가 많아요. 그런데, 우울할땐 너무 힘든데, 그러다가도 좋아하는 걸 보면 즐거워 하기도 하고 친구랑 이야기하면서 깔깔 웃기도 해요. 자살을 생각해본적은 꽤 있지만 그럴 용기가 없어 실천은 못할 것 같아요. 사실 누군가 크게 다치는 상상만해도 손발에 힘도 안들어가고 떨려서 절대 못할거같아요. 나는 24시간 항상 우울한게 아니고, 나름 웃을땐 웃고 즐거울땐 즐거운데 우울증이라 부를 수 있을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보다보면 겨우 나정도로 우울증이라 해도 될까? 만약에 병원에 갔는데 우울증이 아니라한다면? 그럼 난 뭘까? 이런게 두려워서 병원도 못가고있어요. 사실 무엇보다 내가 힘든걸 누군가 알아줬음 하는데, 동시에 그 누구도 절대 몰랐으면 좋겠어요. 항상 날 신경써주고 힘든게 있으면 말하라 하는 친구가 너무 고맙지만, 동시에 내 힘든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위로해주는걸로 친구를 너무 힘들게 할까봐 못하겠어요. 사실 우울한 것도,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갑자기 어딘가에 등 떠밀린 듯한 감각이에요. 차라리 우울한 이유가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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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tzxcv
· 7년 전
친구 공부에 미쳐봐요 그러면 공부에 미치는 그 순간들 만큼은 그런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을거예요 한 번 해봐요 그리고 그러다 보면 꿈꾸는 미래, 살고 싶은 내 인생 그리고 세상이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그리고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래요 한 번 웃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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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ly
· 7년 전
너보다 나이 많으니까 반말해도 될까? 불편하면 미안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야. 우울증이 아니라고 해도, 지금 너가 힘든 것은 사실이잖아? 힘들고 괴롭다는 그 마음은 너라도 인정해주고 헤아려주면 좋겠어 "어? 나 많이 힘들어하네, 많이 외롭고 괴로워하는구나." 이 헤아림 만으로도 약간의 회복이 일어난다는 것을 난 경험했거든 수많은 사연들을 내려보다가 너의 사연에서 멈췄어 왜냐하면 나도 많이 비슷하거든 나도 불안정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더 의젓한 척 했고 참아버리는 버릇이 생겼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이것 참 안좋은 습관이더라. 내 힘든 감정은 묻어두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러면 곪아버리더라 너의 감정이 곪아버리도록 방치하지마. 이유가 뭐가 되었던 우울증이던 아니던 내 힘든 마음만큼은 내가 알아줘야해. 그래도 그 중에 좋아하는 것들이 생기면 즐거워한다니 정말 감사하고 다행이다. 그것이 너에게 또 하나의 소망이 되니까.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어떻게 여기까지 견딜수 있었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러워. 어디 투정부리고 싶고, 털어놓고 싶을때는 이 어플에 맘껏 털어놔도 돼 아직 넌 어리고 그래도 충분한 아이니까 힘내, 어떤 말이 너에게 위로가 될지 잘모르겠지만 너는 정말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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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ddb4155 (글쓴이)
· 7년 전
@gracely 좋아하는게 생기면 즐거워하니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말에 많이 놀랐어요. 오히려 죄책감을 느꼈으면 느꼈지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적은 없었거든요. 감사합니다. 마음이 한결 편해진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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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ly
· 7년 전
무엇이든 해도 괜찮아! 자유롭게 날***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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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ddb4155 (글쓴이)
· 7년 전
@gracely 감사합니다. gracely님도 앞으로 하는 모든 선택이 좋은 결과만 가지고 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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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201
· 7년 전
우울증인 사람도 웃을 수 있고 울 수도 있는거에요. 나을 수도 있구요. 우울증이여야만 자신이 지금 이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이해하구요. 그렇지만 그것이 두려워서 병원에 갈 수 없는 건 핑계에요. 우울증이 아니면 어때요? 자신이 힘들어서 터놓을 상대가 전문적인 사람이면 좋겠어서 찾아가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요.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