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저 진심으로 성형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단순히 그것만 보고 공부 열심히 한 것도 좀 있어요 수능 끝나면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좌절 안 하고 희망 차게 살았어요 부모님이 자기들은 돈 꿔 줄 생각 없으니 저 알아서 하라고 했어요 전 평소에 용돈도 안 받는 터라 모아놓은 돈이 없었죠 그래서 알바를 구해 다녔어요 처음에는 부모님이 뜯어 말렸던 전단지 알바를 했는데 날이 추워져서 3일만에 잘렸어요 그래서 다른 알바 구하려고 애쓰고 다니다 숯불 갈비집을 찾았거든요 거기 면접 보러 가기 당일 갑자기 아빠가 저한테 전화해서 화를 엄청 내셨어요 술집에서 일한다면서 욕도 엄청 하셨고요 저한테 좀 실용적인 알바를 하래요 세상에 그런 알바가 어딨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도 버럭 화를 냈죠 그런데 아빠가 크게 소리를 치면서 저한테 집에 가서 보자는 거예요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안 하겠다고 싹싹 빌었어요 아빠한테도 저 자신한테도 화가 너무 나서 집에서 혼자 난리를 쳤어요 뭐라도 하나 깨부수고 싶었는데 그럴 용기는 또 없더라고요 아빠 퇴근하면 전 또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해야 되니까 진정할 겸 집을 치웠어요 우울해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있는데 아빠가 집에 오셨어요 깨끗해진 집을 보고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그래 집이나 치우고 책이나 읽고 앉아 있어라 진짜 딱 그렇게 얘기하셨어요 정말 허망하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저 그냥 엄마 아빠의 틀에서 갇혀 왔었어요 못 느꼈을 뿐이지 정말 그렇더라고요 부모님이 원하는 성적을 못 받으면 수치심을 느끼고 내가 원하는 대학보다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을 우선으로 놓아야 되고 그렇게 하면 제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원하는 걸 하게 끔 절 지지해 주실 줄 알았어요 그게 정말 터무니 없는 소원일지라도요 제가 우울한 게 비정상적인 건가요 별거 아닌 걸로 투정부리고 있어 보이나요 전 어제 희망을 잃은 기분이었어요 제가 왜 기를 써서 대학교에 들어 갔는지도 의문이었고요 단순하지만 목표를 가지고 행한 일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니 더이상 의지를 갖고 무언 갈 시작할 힘이 생기지가 않더라고요 심각하게 말하자면 제가 왜 살고 있는지 조차 의심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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