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6년 전
이야기 좀
저는 다른 분들에 비해 정이 참 많은 아이로 자라게 되었어요.
살아가면서 정이 많다는 건 좋은 일로 작용되는 게 참 많았어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참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그렇지만은 않더라구요.
정이 많고, 붙임성 좋고, 다른 이들의 기분. 특히 슬프거나 힘든 일을 겪을 때 그걸 빠르게 눈치채고 다독여줄 수 있는. 내가 나의 강점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이 능력을 어느순간부터 수단과 도구로 이용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났어요. 나의 정이 많음을 이용하여 학기초때 잠깐 혼자 있지 않아도 될 상황을 나를 이용해 만들고 나중에는 그걸 다 찢어버렸어요.
그리고 눈치가 빠르고 다독여주는 그런 힘을 자신들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이용하기 시작했죠. 근데 저도 참 ***같았던 게 그 상황에서도 '애들이랑 안 떨어지고 같이 있으니까 됐어' 라는 생각을 하고
항상 웃으면서 지냈어요. 저렇게 사용하다가 나중에 아는체 한번 하지 않고 철저히 무시한다는 걸 느끼면 내가 뭘 잘못했는지 한참 동안을 생각했는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어요. 난 나쁜아이라서.
사실 요즘 많이 외로워요. 나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만 살아가는 힘을 얻고, 웃음들 사이에 섞여서 나도 같이 웃을 때 내가 살아가는 걸 느껴요. 참 ***같고 이상하죠. 나도 나를 힘들게 하고 상처주는 친구들 옆에는 안 있고 싶은데 머리로는 그러는데 마음이 안 따라줘요.
나는 왜 외로워야 하고 다른 친구들을 위해 먼저 아파야 할까요.
아무리 안 좋았던 인연이라고 한들 그 인연을 놓을 수가 없어요.
계속 꼭 쥐고 있으면 그 날카로움에 베여 핏방울만 뚝뚝 떨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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