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거식증세와 우울증을 앓았어요 마음이 아프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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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잠시 거식증세와 우울증을 앓았어요 마음이 아프니 몸은 몸대로 계속 고장나 약을 달고 살고 있고 일년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밥이 잘 넘어가지가 않아요.. 학생인데 학기 중에 앓느라 학고를 맞게 되었고, 취업 준비도 못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아프게 된 원인이 과하게 남을 배려하며 괜찮다 괜찮다, 난 널 이해한다 대인배인척 살아서 병이 낫대요 상대방이 받을 상처 제가 대신 다 아파해주느라 병이 낫대요 근데 이런 아픈 원인을 알면서 아팠어요 .. 왜 아픈지 알면서도 이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하고 살아왔어요. 이러한 삶의 방식을 바꾸는게 더 마음이 아파서요. 내가 조금만 힘들어도, 내가 조금만 더 아파도, 남 배려하면서 남 위해주면서 착하게 정말 착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고 스스로 선택해서 살아왔는데 결국 이렇게 비참한 결과만 마주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번에 이렇게 아프면서 친했던 친구들을 대부분 잃었어요. 친구들이 저에게 상처를 줬어도, 괜찮다 괜찮다 너희들의 속마음은 그러지 않는 것을 난 잘 아니까, 서툴러서 겉표현만 그래서 나한테 상처를 준 거일수도 있으니까 .. 라고 친구들을 이해하고 또 이해하며 제가 먼저 친구들을 항상 웃으며 챙겨왔어요. 친구들이 제 생일을 까먹어도 생일은 누구나 다 축하받아야할 날이니까 친구들의 생일을 챙겼고, 제가 한창힘들어 밥도 못먹고 잠도 잘 못잘때도 친구가 힘들다 연락오면 힘듦에는 정도가 없으니까 다 들어주고 위로해줬어요. 친구들을 만나고 뒤돌아서면, 친구들의 힘들다는 연락을 받고 뒤돌아서면, 아 나도 너무 힘든데 .. 라는 생각들이 밀려와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그렇게 사는 방식을 그만둘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사는 방식을 포기하는게 더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요. 근데 결국 이렇게 아프고나니, 이제서야 저를 알아봐주고 미안했다 눈물흘리며 연락오는 친구들이 도저히 용서가 안돼서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요.. 같은 방식으로 가족과도 단절이 됐어요. 상담을 받으며 본인이 변화해야한다, 내 문제다 라는 말을 듣고 내가 왜 이렇게 아파야 하는지, 내가 왜 변해야하는지 너무 억울하고 또 억울하고 또 억울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제가 살아온 삶의 방식이 틀렸다고, 아니라고 부정당하는 것만 같아서요. 세상이 너무 원망스러워서, 너무 분해서요. 착하게 살겠다고 선택한 삶이었는데 결국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여태까지 잘 다져온 학업마저 한 번에 무너져내린 것 같았어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어요. 억장이 무너진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깨달았어요. 이렇게 아팠는데도 여태까지 살아온 제 삶의 방식을 이제와 바꾸는 것도 마음이 아파 차라리 죽는 게 낫겟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픈게 억울함에 뼈무치게 서러워서, 그리고 제가 변화해야한단 말에 또 한번 뼈무치게 서러워서요. 죽고 싶단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내가 죽으면 그래도 날 위로해줬던 친구들이 아파할수도 있으니까 친구들의 중요한 시험날짜가 지나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극단적인 생각까지 닿고 나니, 지금은 진이 다 빠진 상태같아요. 제 안의 에너지가 다 소진된 것만 같아요. 앞으로 어그러진 제 학업과 취업부터, 여태까지 다져온 제 우정들, 그리고 가족까지 .. 너무 허탈하고 허무하고 절망스러워요. 그리고 겁이 나고 두렵고 또 두려워요. 그런데 이렇게 아프고 있는 와중에도, 또 다시 홀로 조용히 울고 괜찮은 척 하며 버티고 있네요.. 제가 변해야한다는 말 대신, 그러니까 왜 그랬나는 말 대신, 정말 잘 살아왔다, 그 동안 너무 수고했다라는 말이 듣고 싶어요. 제가 살아온 삶의 방식이 결코 틀린 방식은 아니었다고. 그 또한 살아가는 방식이었다고. 그렇게 살아온 내가 장하다고. 근데 상담을 가도, 친구에게 가도, 이말 하나 듣기가 하늘의 별따기 인것 같아요. 아무도 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변화해야한단 말일뿐..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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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aaldhr
· 6년 전
수고했어요 당신탓이아니에요 지금까지 버텨오느라 고생많았어요 장해요 앞으로도 님이 살아온 방식대로 스트레스 받지않고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님이 살아온 방식이 잘못된게아니에요 단지 마음이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은 성격에, 자기보다 남을 더 챙겨야한다는 성격에 지친거에요 이젠 남도 중요하지만 자기자신을 더 바라봐주고 토닥여주세요 오늘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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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ualize801 (리스너)
· 6년 전
먼저 사연을 올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요!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한다는 건 내 안에 있는 용기를 꺼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려주신 글이 더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천천히 읽어보았는데요, 저와 비슷한 점이 많으셔서 그런지 이맘때쯤... 심해지는 거식증세와 불면증에 시달린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밥을 하루에 한 끼 먹는 날이 손 꼽을만큼 적었고(갈수록 심해져서 그것보다 덜 먹게 됐어요) 잠을 자는 시간도 점점 줄더라고요. 근데 그 기간 동안은 피곤하질 않고 오히려 기분이 방방 뛰어서 체력이 남는 줄로만 알았어요. 단어가 생각이 안 나고, 온 몸이 얼음장 같이 차가워지고, 마비가 와서 쓰러지고나서야, 제 몸 상태를 자각하게 됐어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아프구나 하고요. 바닥으로 떨어진 체력이 금세 회복되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휴학을 하게 됐어요 합리적으로 사고가 안 되는 시기였어서... 학사경고까지 받을 정도로 스스로가 컨***이 안 되는 상태였어요. 내 안에 있는 여러 감정 중, 관계를 맺으면서 받은 상처들이 저한테 영향을 많이 주더라고요. 불안함. 죄책감. 눈치 보기. 내 의사 표현보다는 상대 생각과 주장에 따르거나 움직이기. 싫어도 거절하는 경우가 적었고요. 제 뜻보다는 친구의,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대학 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마음과 행동이 반대일 때가 많으니까, 그 순간은 잘 보낸 것 같더라도 스스로를 향한 불만이 점점 커져가는 상태라는 걸 그땐 잘 몰랐어요. 인간 관계에 환멸을 느끼게 된 사건? 상황을 연달아 겪은 뒤에 그때도 제 감정을 억압하고 혼자 감당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서 몸과 마음에 이상이 왔구나, 생각해요. 일과 과제에 치여 살았고 내 생각•주장보단... 의사를 표현하는 날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더 살폈고 거절은 커녕 동조하기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돌이켜보니까 탈이 안 나려야 날 수밖에 없던 시기였네요. 저는 타인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했고, 상처주지 않으려 조심하고 애썼어요. 세심하게 배려하면서요. 정작 내 안의 목소리는 꾹꾹 누르고 외면하면서- 저 스스로한테는 친절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친구가 하는 말엔 온마음을 다해 듣고 반응했지만요. 많이 아파하고 조울증, 우울증, 공황장애... 종강하기 전과 휴학하기까지, 그리고 그 뒤의 n년간 수없이 방황했다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거든요 그냥 모든 걸 다 피하고 싶고 사라지고픈 마음이 든 적도 있고요. 당연히! 누리고 대우받는 건 세상에 없는데 마카님이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 친절하고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시는 건 (아마도) 누군가 역시 나를 알아주고,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배려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닐까 해요. 사실 제가 그렇거든요. 친구들 생일에 다 챙겨주고 축하해줬는데 왜 내 생일은 기억을 못할까 실망하고 속상한 적이 있어요. 위에 써있는 일화는 저의 경험이기때문에 마카님 상황과는 동떨어질 수도 있어요. 저 사람은 저런 시간을 보냈네 같은 참고용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도 사실이 아닌 제 의견을 친구에게 또는 다른 누군가에게 말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요. 저 또한 어렵게 느껴지는, 용기내어 말하는 고백?을 하시는게 어떨지란 말은 차마 드릴 수가 없네요. 믿을 수 있는 분(신뢰하는 전문가 등등)에게 반의 반의 반? 정도 얘기를 하거나 정말정말 듣고 싶은(싶었던) 한마디를 울적하거나, 공허하거나 등등의 상황에 누군가가 말해주듯 스스로에게 하는 건 어떨까요? 제가 종종 쓰는 방법인데 위로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울컥하면서 가슴이 찡할 때도 있어서 마음을 살피는데 도움이 되었거든요! 그동안 많이 힘드셨죠... 제가 차마 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이고 아픔이기에 미숙한 표현이나 적절하지 못한 부분으로 실례가 될까 걱정이 드네요. 상처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좋으니 말해주세요. 서툰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디에 계시든 따듯하고 건강하시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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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islife
· 6년 전
수고하셨어요! 힘겨우시죠? 그래서 더 수고하셨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