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본론을 바로 말씀드리자면,
사는 게 너무 무섭고 버겁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아예 잃어버렸습니다. 살아있는 느낌이 없습니다.
지금의 제 상태는 누군가가 나를 비웃지는 않을까, 무시하지 않을까, 얕*** 않을까, 욕하지는 않을까 등등..
이러한 생각으로 가득 차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혼자 수치심을 잔뜩 느끼고 있습니다.
눈을 떠 의식을 가진 상태로 생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모든 시간이 고역입니다.
혼날까봐, 무시받을까봐,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봐, 소외될까봐, 욕먹을까봐 제가 진정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을 꺼내기가 어렵습니다.
정신과도 두 번 정도 가보다가 약물치료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듯하기도 했고, 기록에도 남는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심리상담센터를 전전했지만 나아지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아니.. 스스로의 민낯을 보기위해 더 깊은 곳으로 가는 과정이 엄두가 안났던 것이 사실이었다고 말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중도에 그만두고 나오길 번복했어요.
스스로의 문제에 외면하고 피하는 것이 많아지면서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관심두기를 무서워했고
개인적으로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고 개선하려고 해본 적이 없습니다.
조금 하다가 말고, 조금 하다가 말고의 반복만 있을 뿐이었어요.
그러면서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를 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들어요.. 너무 벅차요..
자아를 상실하고 삶의 의미를 잃고, 특히 스스로 타인의 노예가 되어 그들의 기대에 어긋나거나 무시당할까봐 전전긍긍하는 삶의 연속... 답답하고 숨이 막히고 차라리 진정 천상의 세계가 있고 편하게 죽을 수 있다면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물론 그만큼 적어도 제대로 한 번쯤은 연기하는 가짜 내가 아닌 진짜 나로서 살고 싶다는 반증이겠지요..
하지만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세뇌되어온 강박적인 생각이 아닌,
진짜 나의 생각과 판단으로 삶을 살고 싶어요 정말.. 제발... 제발..
최근 일이 년 간은 제가 이토록 자존감이 낮고 타인이나 외부상황에 종속되어 사는 이유에 대해 많은 부분 공부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내린 원인 또는 영향은 양육되어온 가정환경이었고,
그 어떤 사람도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가정에서 출발할 것이라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살아오면서 크게 괴롭힘 당하거나 맞아보거나 한 경험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가장 자존감이 낮았던 고등학교 시기에는 얕보였던 터인지 여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지만요.
어쨌든 그랬기 때문에 내가 도대체 왜 이런 상태에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양육환경이나 가정환경에 대한 여러 자료를 보면서 원인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내 문제를 가정이란 요소까지 확대시켜 부모님이나 누나를 탓하는 것이 될까봐 두려워했던 무의식적 방어기제가 문제에 직면하는 것을 막았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죄책감을 아주 잘 느끼는 사람이거든요.
제가 자라온 가정환경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에 생각보다 결점이 많은 집안이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 굉장히 모범적이고 착한아이였습니다. 또래보다도 훨씬 더 말이죠..
그래서 어른들로부터 어른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일종의 착한 아이(사람) 코스프레를 하고 이었던 것이었죠..
어느 순간부터 집은 굉장히 답답하고 숨막히는 공간이 되더군요.
저희 집안은 저에게 거는 기대가 굉장히 컸습니다.
제가 태어날 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아들을 낳는 것이 선호되었고 딸을 낳는 것보다 경사라고 여겨지던 때였습니다.
자연스럽게 가족 안에서 넗게는 친척들 사이에서도 이쁨을 독차지했구요.
그런 저를 엄마는 지나치게 애지중지하며 키우셨습니다.
행여나 다치거나 맞고 들어오는 건 아닐까 걱정하거나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너무나 활기차고 당당하게 살아갔었는데 말이에요.
어쨌든 엄마는 동시에 저에게 거는 기대가 많이 크셨어요.
동네 친구를 만나도, 친척 집에 가서도 늘 제 자랑이었어요.
어릴 적엔 몰랐지만 크면서 그것이 심한 부담이 되었고 어떻게든 그 기대에 맞춰야만 한다는 강박증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혼나고 싶지 않았고 실망***고 싶지 않았고 부모님 체면을 세워드리고 싶었거든요. 아니 더 자세하게는 부모님의 체면을 세우고 싶어했다기 보다 체면을 세워드리지 못했을 때에 마주해야 할 상황이 두려웠어요. 느껴야 할 죄책감도 싫었구요. 부모님, 특히 엄마가 제게 거는 기대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나 어쨌거나 실망***지 말고 잘해내야 한다는 강박증에 여러 부분에서 억압하고 타인에게 잘보이려 애쓰는 때가 많고 길어질수록 힘들어졌어요.
이미 충분히 길어서 더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는 것이 낫겠지만,
어쨌거나 어릴 적 부모님의 지나친 기대, 그리고 그로부터 오는 부담이나 강박,, 그리고 스트레스는
지금 자아상실을 하는 데에 가장 큰 이유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외에는..
술 먹고 들어와서 폭력적으로 변하는 아빠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부싸움이나
엄마와 누나의 빈번한 갈등(이로 인해서도 착한아이 콤플렉스가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 둘의 갈등이 있을 때에 "나는 저렇게 행동하지 말아야지. 나는 엄마 속상하게 해드리지 않아야지. 누나는 참 나빠. 철없어." 등의 생각을 하며 자랐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일관적이지 못한 수용태도(잘하고 좋은 것에 대해 이뻐해주고 기분좋아하시는 피드백은 많이 받아봤지만 제가 힘들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노출할 때면 시큰둥한 반응,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누나와의 갈등과 함께 더욱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유발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좋은 무엇에 대한 얘기나 행동이 아니면 엄마를 화나게하고 상처받게 하고 내게 실***까봐 두려웠으니까요..) 어떠한 일이 되었건 애기 때에 어느정도 무조건적인 인정이나 신뢰를 엄마에게 받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빠같은 경우는 권위적이었고, 크면 클수록 대화를 할수가 없었어요. 평소에는 대화가 전무했고 술마시고 들어오실 때에만 얘기를 걸어오시곤 했는데 그게 정말 싫었어요. 대화를 하기위해 말 거는 게 아니라 하소연이나 화풀이를 하기 위해 얘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거든요. 평소에 얘기하지 못한 부분들을 술먹으면 모두 쏟아내며 폭력적이고 권위적으로 말씀하셨고 성인이 되고 나이가 더 먹으면서 저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더구나 직장을 다니실 때에 고위직에 있던 분이라 그런지 더욱 더 심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아빠가 퇴근하여 집에 들어오기 위해 현관문 비밀번호를 치는 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무서웠어요. 행여나 말을 걸까봐 자는 척도 많이 했구요. 저희 누나도 그런다고 하더군요.. 저나 누나나 밖에서 생활하다가 집에 들어와 엄마에게 물어보는 말이 있습니다. "아빠 언제오신대? 술 드신대?" 그걸 알아야 아빠가 집에 오시기 전에 잠을 자거나 자는 척을 해야하니까요.
마지막으로 특별의식입니다. 나는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을 심하게 했었습니다. "나는 남처럼 어떠어떠하지 않아. 나는 특별해야해. 나는 그런 존재야. 나는 달라. 달라야 해. 그래야만 해." 엄마는 집안에서 누나와 저를 많이.. 차별적으로 키우셨어요. 상대적으로 저를 많이 이뻐했고 누나는 저에 비하면 정말 막말로는 홀대시하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겁니다. 지금에 와서 그때의 얘기가 나오면 엄마께서는 그때는 엄마 자신도 너무 미숙했고 누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셔요. 어쨌든 그 영향만 두고 얘기를 이어가자면.. 엄마의 지나친 칭찬이나 독자적으로 저만 이뻐하셨던 데에서 특별의식이 과하게 생긴 것이 아닌가 싶어요. 문제는 이 특별의식이 스스로의 존재에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엄마에게, 커서는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나타난다는 거죠.. 즉 어떤 대상에게 그렇게 보여지고 싶기에 이상향을 설정하고 욕심을 부리면서 인간적이고 결점도 많기도 한 나는 내가 아니라며 위선을 떨게 되는.. 즉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한 채 이상향만 ***으며 괴리감 속에서 고통받는 ***가 되버린 거죠..
기타 여러 이유로 인해 저는 자유분방하던 성격을 억압하거나 포기하고 말았네요..
지금은 삶을 느끼지 못하며 조금이라도 도전해야할 만한 일에 대해 회피부터 하려는
방어적인 삶을 살고 있구요..
내 지금의 상태가 전적으로 이러한 영향 탓이지 내 잘못은 아니다라고 밝히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영향받은 것을 생각하면 그저 부모님 탓을 하고 싶지만 여기까지 온 것은 분명..
분명히 제가 자초한 일이니까요. 변화하려고 하거나 극복하*** 했던 노력은 너무나 미약했고
게을렀으며 안일했던 저를 전적으로 탓해야겠지요 지금에 와서는 말입니다.
다만.. 탓하고 싶다면 탓하고 싶습니다.
가지고 있는 앙금이나 악감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나를 위한, 소중한 사람을 위한 해결책이 나오길 바랄 뿐이에요..
하지만 원인을 알면서는 느꼇던 쾌감이(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던 원인을 알게되면 자연스레 해결책이 보일거라 생각했거든요) 이제는 두려움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원인을 알고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서요.
이 긴 시간 동안의 고통을 이제는 덜고 제대로 된 문제와 다투고 싶은데 그저 물이 고여 썩은 곳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두려움만 너무나 커졌습니다. 무기력한 제 자신을 보면 앞날이 너무나 무서워요..
타인이나 외부상황에 종속되어 사는 내가 아닌 주체의식을 가진 진짜 나로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정말 살고 싶습니다.
시원하게 자신있게 살고 싶습니다.
저를 믿고 싶어요.
저를 사랑하고 싶고 저란 존재에게 만족감을 느끼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