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는 성숙해지지못하고 점점 더 환경탓을 하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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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왜 저는 성숙해지지못하고 점점 더 환경탓을 하게 되는걸까요? 엄마는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아예 기억이 없고 (자살했다는건 스무살이 되어서야 알게됐어요) 아빠란 사람은 자식에 대한 최소한의 뒷바라지는 커녕 매일 술마시고 세상에 욕만 할줄아는 사람이었어요 어디서 되도않는 스파르타식이랍시고 자식들을 강하게 키울거라나?? 술먹고 저런 헛소리를 늘어놓았었죠 그저 본인의 무능력과 애정을 쏟을만한 관심이 없는걸 저런식으로 합리화하고 있다는 거 고등학생쯤 되어서야 깨달았어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의지가 되주기는 커녕 나에게 걱정과 불안감만 안겨주는 아빠가 너무 싫어요 차라리 내 인생에 아빠란 사람이 없는게 나았겠단 생각도 많이 했었구요 어른이 되서 내 힘으로 자립하게 되면 홀가분해질줄 알았는데 내 마음은 날이 갈수록 더욱 불안정해지는거 같아요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게 왜 점점 더 크게 저를 짓누르는지 모르겠어요 멀쩡히 사회생활도 하고 사람들과도 어울리고 하지만 항상 마음 깊은곳에는 뭔지모를 불안?과 우울함이 웅크리고 있는거 같아요 뭔지도 모르겠는데 항상 도망가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 혼자있고싶다 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네요 나보다 더 힘든 상황을 겪고도 밝게 사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 저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부모탓을 하게 되는건지.. 이런 내 마음상태는 그저 타고난 기질 때문인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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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emin2
7년 전
아주 어릴 때에는 내가 왜 이런지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얘기를 하자면 스스로에 대한 문제의식이 별로 없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면서 자기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 들여다보게 되고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인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정적인 측면에 집중을 하고 원인을 찾게 되는데 당연히 부모님, 가정 환경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지요. 부모님의 유전자를 받아서 태어났을 때부터 줄곧 영향을 받아왔고, 그 이외에 환경이라고 할만한 것이 별로 없으니까요. 어머니가 안계셨고, 알코올 의존이 의심되는 아***는 그저 자식들에게 엄하고 무관심한데 님이 스스로에 대해 '내 마음은 안정적이고 조금의 그늘도 없다'라고 한다면 그게 더 큰 문제가 될 거 같습니다. 본인의 문제를 부정하는 것일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서 님은 그 환경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고 부모님 탓을 할 수밖에 없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자신보다 힘든 상황에서 밝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본인과 그들을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못난 사람으로 치부하지 마세요. 일을 해서 자립을 하고 사람들과 관계도 맺고 있는 것으로 님은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남들은 아직 부모에게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으면서 어리광을 피우는 나이에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것은 참 견디기 힘들겠지요.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세상에 내가 기댈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만큼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일도 없으니까요. 멀쩡히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다가도 그런 생각이 불쑥불쑥 찾아들때에는 갑자기 불안해지고 우울해지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관계 속으로 도망을 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잊고 떠들수 있는 무의미한 만남, 술자리, 연예 등으로 말이지요. 얘기하시는 것처럼 본인의 기질이라는 것은 타고난 것에도, 자라온 환경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받습니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본인만이 겪는 문제도 아니고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그러할 수 있으니 우선은 본인에게 너그러워지십시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본인의 인생을 사는 것임을 명심하세요. 부모로부터 자립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자립으로부터 시작을 하는 것이고, 차차 정서적인 독립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전까지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유전자를 토대로 만들어주신 환경에서 영향을 받으며 본인의 성향과 기질이 만들어진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자립을 하고부터는 부모님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이제는 점점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여 결정하고 그것을 행하고 행위에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경험의 시간이 쌓여가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구축을 스스로가 할 수 있게 되어가고 그렇게 되면 결국 아***에 대한 원망도 어머니를 탓하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지금 스스로에 대해 '성숙하지 못하다', '부모님 탓을 하게된다'고 평가하고 자주 우울해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러한 생각과 감정에 사로잡혀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마세요. 남들보다 더 우울한 부모님 밑에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는 사실, 그러한 것들이 나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사실은 받아들이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서 자립을 하고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스스로를 조금은 인정해주고 칭찬해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향후 10년 동안은 부모님, 집의 영향이 아닌 자신만의 일, 사람들, 인생을 구축하려고 애를 쓰세요. 그 과정에서 인간적 성숙도 안정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마인드 카페에서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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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1214
· 7년 전
it's not your 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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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NIA118
· 7년 전
아니에요. 쓰니님 입장이라면 누구나 힘든 상황이고 원망스러울수도 잇는 상황이에요.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마세요 그냥 응원해드리고싶어요 이제는 혼자힘으로 일어서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으세요 모든걸 다 놓아주면 서 쓰니님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질거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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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1224
· 7년 전
내가 진작 이 글을 봤었으면 인생이 바뀌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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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r0707
· 7년 전
많이 공감되는 이야기라 울컥하네요.